베르누이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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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역학 물리 마지막 수정: 2026-07-09 04:52:31

베르누이 방정식
Bernoulli's Equation
분야유체역학 · 고전역학
본질비점성 정상류의 에너지 보존
제안다니엘 베르누이 (1738)
주요 응용피토관, 벤투리관, 유량 측정

1. 개요[편집]

베르누이 방정식(Bernoulli’s equation)은 점성과 압축성을 무시할 수 있는 정상 유동(steady flow)에서, 하나의 유선(streamline)을 따라 압력 에너지·운동 에너지·위치 에너지의 합이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관계식이다. 유체역학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자주 오용되는 식이라는 두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다.1

식 자체는 놀랍도록 간단하다.

p+12ρv2+ρgh=constp + \frac{1}{2}\rho v^2 + \rho g h = \text{const}

pp는 압력, 12ρv2\frac{1}{2}\rho v^2은 동압(dynamic pressure), ρgh\rho g h는 위치에 따른 항이다. 세 항의 합이 유선을 따라 일정하다는 것. 여기서 곧바로 그 유명한 통찰이 나온다.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이 낮아진다. 이 한 줄이 피토관, 벤투리관, 유량계, 심지어 (조심스럽게) 비행기 날개까지 설명한다. 물론 조건을 지켰을 때만.

2. 유도 — 오일러 방정식의 적분[편집]

베르누이 방정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서 점성항을 지운 오일러 방정식(Euler equation)을 유선을 따라 적분한 결과다. 비점성·정상류에서 오일러 방정식은 이렇게 쓴다.

(u)u=1ρp+g(\mathbf{u} \cdot \nabla)\mathbf{u} = -\frac{1}{\rho}\nabla p + \mathbf{g}

이 식을 유선 방향 좌표 ss로 투영하면, 유선을 따라가는 방향에서

ududs=1ρdpdsgdhdsu \frac{du}{ds} = -\frac{1}{\rho}\frac{dp}{ds} - g\frac{dh}{ds}

가 된다. 밀도 ρ\rho를 상수로 두고(비압축), 유선을 따라 ss에 대해 적분하면 각 항이 완전미분으로 묶여서

12u2+pρ+gh=const\frac{1}{2}u^2 + \frac{p}{\rho} + gh = \text{const}

가 나온다. 양변에 ρ\rho를 곱하면 처음에 봤던 압력 단위 형태가 된다. 결국 베르누이 방정식은 유선을 따르는 에너지 보존 법칙을 유체 버전으로 적은 것이다. 마찰이 없으니 에너지가 형태만 바꿀 뿐 총량은 안 변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2

3. 가정과 한계[편집]

이 식이 성립하려면 지켜야 할 전제가 꽤 많다. 그리고 오용은 거의 항상 이 전제를 무시하는 데서 나온다.

  • 비점성(inviscid): 마찰이 있으면 에너지가 열로 새어나가 보존이 깨진다. 실제 관로에서는 마찰 손실항(head loss)을 추가해 확장 베르누이로 써야 한다.
  • 비압축(incompressible): 밀도가 일정해야 적분이 위처럼 깔끔하게 된다. 마하수 0.3 이상의 압축성 유동에서는 압축성 형태로 갈아타야 한다.
  • 정상류(steady): 시간에 따라 변하면 비정상항이 추가된다.
  • 같은 유선 위: 원칙적으로 서로 다른 유선 사이에서는 상수가 달라진다. 단, 유동이 비회전(irrotational)이면 전 영역에서 같은 상수를 쓸 수 있다.3

이 전제들이 깨지는 순간, 베르누이는 그럴듯한 오답을 내놓는 도구로 전락한다. 포텐셜 유동 이론과 세트로 다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4. 응용[편집]

4.1. 피토관[편집]

비행기 속도를 재는 그 계기다. 유동을 정면으로 막아 속도가 0이 되는 정체점(stagnation point)의 압력(전압)과,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정압을 각각 재서 그 차이로 속도를 뽑는다.

v=2(p0p)ρv = \sqrt{\frac{2(p_0 - p)}{\rho}}

전압 p0p_0에서 정압 pp를 뺀 값이 곧 동압이고, 거기서 속도가 나온다. 여객기 조종석의 대기속도계가 바로 이 원리로 돌아간다.4

4.2. 벤투리관[편집]

관의 단면적을 좁혔다가 다시 넓히는 장치. 좁아진 목(throat)에서 속도가 빨라지고 압력이 떨어지는데, 이 압력차를 재면 연속 방정식과 베르누이를 연립해 유량을 계산할 수 있다. 유량계, 카뷰레터, 진공 발생기(아스피레이터)가 다 이 목의 저압을 활용한다.

4.3. 양력 — 흔한 오개념 주의[편집]

“날개 위쪽 공기가 더 빨라서 압력이 낮아지고, 그래서 양력이 생긴다”는 설명은 절반만 맞다. 진짜 문제는 왜 위쪽이 더 빠른가인데, 흔히 도는 “위아래 공기가 동시에 뒷전에서 만나야 한다”는 이른바 등시간 통과설(equal transit time)은 명백히 틀렸다.5 실제 양력은 날개 주위의 순환(circulation)과 유동 방향 전환에 따른 운동량 변화(뉴턴 제3법칙)로 설명해야 온전하다. 베르누이는 압력과 속도의 관계를 옳게 말해주지만, 왜 그 속도차가 생기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이 지점을 뭉개면 “베르누이가 양력을 만든다”는 잘못된 인과가 된다. 공력해석에서 이 오개념은 단골 시험 함정이다.

5. 관련 문서[편집]

6. Footnotes[편집]

  1. 발표는 다니엘 베르누이의 1738년 저서 Hydrodynamica로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쓰는 미분·적분 형태로 정리한 사람은 오일러다. 즉 “베르누이 방정식”의 상당 부분은 사실 오일러의 손에서 완성됐다. 이름값의 억울함이 물리학사엔 흔하다.

  2. 사실 베르누이 방정식은 유선을 따라 적분한 형태이고, 유동 전체(모든 유선)에서 성립하려면 비회전 조건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둘을 구분 못 하면 “왜 여기선 상수가 다르지?”에서 혼란에 빠진다.

  3. 비회전 유동에서는 크로코(Crocco) 정리에 의해 전 영역에서 베르누이 상수가 같아진다. 포텐셜 유동에서 베르누이를 자유롭게 쓰는 근거가 이것이다.

  4. 그래서 피토관이 얼거나 벌레·테이프로 막히면 속도계가 미쳐버린다. 실제 여러 항공 사고의 원인이 피토관 결빙·폐색이었다. 작은 관 하나가 사람 목숨과 직결된다.

  5. 위아래 공기가 동시에 만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실제로는 윗면 공기가 아랫면보다 훨씬 먼저 뒷전에 도착한다. NASA 교육자료조차 이 오개념을 콕 집어 “틀렸다”고 못박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