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구조해석 고체역학 마지막 수정: 2026-07-09 04:23:58

소성
Plasticity
분야고체역학 × 재료공학 × 수치해석
항복 기준폰 미제스, 트레스카
핵심 요소항복함수, 유동법칙, 경화 법칙
수치 알고리즘리턴 매핑, 뉴턴-랩슨 반복

1. 개요[편집]

소성(Plasticity)은 재료에 걸린 하중이 어떤 한계를 넘어서면 하중을 제거해도 원래 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영구적인 변형이 남는 현상, 그리고 그 거동을 다루는 역학 분야이다. 탄성(elasticity)이 스프링처럼 하중을 풀면 되돌아오는 가역적 변형이라면, 소성은 찰흙처럼 한 번 눌리면 그 모양을 기억하는 비가역적 변형이다.1 금속을 구부리고 펴고 압연하고 단조하는 모든 성형 공정, 그리고 자동차 충돌이나 지진 하중에서 구조물이 에너지를 흡수하며 찌그러지는 거동 — 이 모든 것의 뒤에는 소성이 있다.

응력과 변형률의 선형 관계(후크의 법칙)만 알던 학부생이 처음 소성을 만나면 당황한다. 응력-변형률 곡선이 더 이상 직선이 아니고, 이력(history)에 의존하며, 하중 경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성은 본질적으로 경로 의존적(path-dependent)이고 비선형이며, 그래서 비선형 구조해석의 핵심 축을 이룬다.

2. 항복 — 폰 미제스와 트레스카[편집]

소성의 시작은 “언제부터 영구 변형이 생기는가”, 즉 항복(yield)이다. 단축 인장에서는 항복강도 σY\sigma_Y 하나로 판단하면 되지만, 실제 구조물은 3차원 응력 상태에 놓여 있다. 이 다축 응력 상태를 하나의 스칼라 기준으로 환산하는 것이 항복 기준(yield criterion)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폰 미제스 기준(von Mises)으로, 등가응력(폰 미제스 응력)이 항복강도에 도달하면 항복한다고 본다.

σvM=32s:s=σY\sigma_{\mathrm{vM}} = \sqrt{\tfrac{3}{2}\, \mathbf{s} : \mathbf{s}} = \sigma_Y

여기서 s\mathbf{s}는 편차응력(deviatoric stress) 텐서다. 폰 미제스는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 항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실험적 관찰과 잘 맞아 금속의 국룰로 자리 잡았다. 반면 트레스카 기준(Tresca)은 최대 전단응력이 임계값에 도달하면 항복한다고 보며, 보수적이라 안전 설계에 선호되지만 응력 공간에서 모서리(육각기둥)를 가져 수치적으로 다루기 까다롭다. 그래서 코드 안에서는 보통 폰 미제스가 승리한다.2

3. 경화 — 등방경화와 이동경화[편집]

한 번 항복한 재료는 그 뒤로 어떻게 행동할까? 대부분의 금속은 소성 변형이 진행될수록 항복하기 더 어려워진다. 이것을 변형률 경화(strain hardening)라 하며, 경화를 기술하는 방식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뉜다.

  • 등방경화(isotropic hardening): 항복면이 원점을 중심으로 균일하게 커진다. 소성 변형량이 늘수록 항복강도가 전 방향으로 동등하게 상승한다. 단조 하중(monotonic loading)에는 잘 맞는다.
  • 이동경화(kinematic hardening): 항복면의 크기는 그대로인 채 응력 공간에서 통째로 평행 이동한다. 이 이동의 중심을 후방응력(back stress)이라 부른다. 반복 하중에서 한쪽으로 항복하면 반대쪽 항복강도가 낮아지는 바우싱거 효과(Bauschinger effect)를 재현하려면 이동경화가 필수다.

실제 피로 해석이나 지진 해석처럼 하중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에서는 둘을 섞은 혼합경화(combined hardening) 모델을 쓴다. 어느 쪽이든 경화 법칙은 “지금까지 얼마나 소성 변형했는가”라는 이력 변수(누적 소성 변형률 등)에 의존하며, 이것이 소성 해석을 경로 의존적으로 만드는 근원이다.

4. 유동법칙[편집]

항복한 뒤 소성 변형이 “어느 방향으로” 일어나는지를 규정하는 것이 유동법칙(flow rule)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연관 유동법칙(associated flow rule)에서는 소성 변형률 증분이 항복면에 수직한 방향으로 발생한다고 본다.

dεp=dλfσd\boldsymbol{\varepsilon}^p = d\lambda\, \frac{\partial f}{\partial \boldsymbol{\sigma}}

여기서 ff는 항복함수, dλd\lambda는 소성 승수(plastic multiplier)로 소성 변형의 크기를 결정하는 음이 아닌 스칼라다. 이 “항복면에 수직”이라는 성질을 법선성(normality)이라 하며, 폰 미제스 항복면과 결합하면 소성 변형이 편차응력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직관적인 결과가 나온다. 소성 변형은 부피를 바꾸지 않는다(비압축성)는 금속의 실험적 성질도 여기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5. 리턴 매핑과 뉴턴 반복[편집]

이제 이 모든 것을 컴퓨터로 풀어야 한다. 소성 해석의 수치적 심장은 리턴 매핑 알고리즘(return mapping algorithm)이다. 아이디어는 우아하다. 매 하중 스텝에서 일단 전체 변형률 증분이 탄성이라고 가정하고 시험 응력(trial stress)을 계산한다. 이 시험 응력이 항복면 안쪽이면 정말 탄성이었던 것이니 그대로 채택한다. 만약 항복면을 뚫고 나갔다면, 그 초과분을 소성 변형으로 돌려 응력을 항복면 위로 “되돌린다(return)”.3

이 되돌리는 과정은 항복 조건과 유동법칙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소성 승수 Δλ\Delta\lambda를 찾는 비선형 방정식 풀이가 되고, 여기서 뉴턴-랩슨법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국소적(적분점 수준) 반복은 다시 전역적 반복에 포개진다. 하중 스텝마다 전역 강성 방정식을 뉴턴-랩슨법으로 풀되, 각 반복에서 적분점마다 리턴 매핑을 돌려 응력과 접선 강성(consistent tangent)을 갱신하는 이중 루프 구조 — 이것이 상용 코드가 소성을 푸는 방식이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개념이 일관 접선 강성(consistent tangent modulus)이다. 리턴 매핑 알고리즘과 정확히 일관되게 미분한 접선을 써야만 전역 뉴턴 반복이 2차 수렴(quadratic convergence)의 축복을 누린다. 어설프게 연속체 접선을 쓰면 수렴이 질질 끌리며 엔지니어의 밤을 갈아 넣게 된다. 그래서 비선형 구조해석에서 소성은 강성행렬이 매 반복 갱신되는 대표적 비선형 소스이며, Abaqus 같은 코드가 UMAT 서브루틴으로 사용자에게 이 일관 접선까지 직접 짜라고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 관련 문서[편집]

7. Footnotes[편집]

  1. 물론 찰흙은 경화가 거의 없는 완전소성(perfectly plastic)에 가깝고, 금속은 경화가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누르면 기억한다”는 직관은 유효하다. 참고로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연필 자국도 어떤 의미로는 종이 섬유의 소성 변형이다.

  2. 트레스카의 육각형 모서리에서는 유동법칙의 법선 방향이 정의되지 않는(불연속)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긴다. 폰 미제스의 매끄러운 원기둥면은 어디서나 법선이 유일하게 정의되므로 미분 가능성이 필요한 뉴턴 반복과 궁합이 좋다. 수학적 편의가 표준을 결정한 셈.

  3. 이 “탄성 예측 - 소성 보정(elastic predictor - plastic corrector)” 구조는 소성 해석의 미학 그 자체다. 일단 다 탄성이라고 우기고 본 다음, 규칙을 어긴 만큼만 벌금을 매겨 되돌리는 방식. 사회 시스템도 이렇게 돌아가면 좋겠다는 농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