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 방정식

오류 제보
양자역학 물리 마지막 수정: 2026-10-13 04:44:10

○ 공개 검수 대기 AI 보조 작성 표시 기준 보기

1. 개요

슈뢰딩거 방정식
Schrödinger equation
제안자에르빈 슈뢰딩거 (1926)
분야양자역학 × 편미분방정식
핵심 변수파동함수 Ψ
형태시간의존형 · 시간무의존형
관련 방법밀도범함수이론, 변분법

고양이는 죄가 없다. 방정식이 선형이라 중첩이 될 뿐이다.

슈뢰딩거 방정식(Schrödinger equation)은 양자계의 상태를 지배하는 기초 방정식으로, 파동함수 Ψ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규정한다. 고전역학에서 뉴턴 제2법칙 F=maF=ma가 입자의 궤적을 결정하듯이, 양자역학에서는 이 방정식이 계의 미래를 결정한다.1 다만 결정되는 것이 “입자가 어디 있는가”가 아니라 “어디 있을 확률이 어떻게 분포하는가”라는 점이 고전역학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1926년 에르빈 슈뢰딩거가 《물리학 연보》(Annalen der Physik)에 「고유값 문제로서의 양자화」 4부작으로 발표했으며, 같은 해 슈뢰딩거 자신이 하이젠베르크·보른·요르단의 행렬역학과 동등함을 보였다(엄밀한 힐베르트 공간 정식화는 이후 폰 노이만의 몫). 원자·분자의 전자 구조, 고체의 밴드 이론, 화학 결합의 본질까지 — 미시 세계를 다루는 거의 모든 계산의 출발점이 바로 이 방정식이다. 문제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 그렇듯, 손으로 풀 수 있는 경우가 극소수라는 것.

2. 두 가지 형태

2.1. 시간의존형

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기술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파동함수 Ψ(r,t)\Psi(\mathbf{r}, t), 해밀토니안 연산자 H^\hat H, 환산 플랑크 상수 ℏ\hbar에 대해:

iℏ∂∂tΨ(r,t)=H^Ψ(r,t)i\hbar \frac{\partial}{\partial t}\Psi(\mathbf{r}, t) = \hat H \Psi(\mathbf{r}, t)

좌변의 허수 단위 ii가 이 방정식의 성격을 결정한다. 확산 방정식(열방정식)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ii 하나 때문에 감쇠가 아니라 파동처럼 위상이 돌아가는 진동해를 낳는다. 거꾸로 t→−iτt \to -i\tau 로 시간을 허수로 돌리면 진짜 확산 방정식이 되는데, 이 트릭이 아래 수치해석 절의 허수시간 전개다. 해밀토니안은 보통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으로:

H^=−ℏ22m∇2+V(r)\hat H = -\frac{\hbar^2}{2m}\nabla^2 + V(\mathbf{r})

2.2. 시간무의존형

퍼텐셜 V(r)V(\mathbf{r})가 시간에 무관할 때, 변수분리를 하면 공간 부분만 떼어낸 정상상태(stationary state) 방정식이 나온다:

H^ψ=Eψ\hat H \psi = E \psi

이건 그냥 고유값 문제다. 해밀토니안의 고유함수 ψ\psi가 정상상태이고, 고유값 EE가 그 상태의 에너지다. 에너지가 띄엄띄엄한 값만 허용되는 “양자화”가 바로 여기서 튀어나온다.2 원자의 스펙트럼선이 선명한 이유가 이 이산 고유값 구조 때문이다.

3. 파동함수와 확률 해석

파동함수 자체는 복소수라 직접적인 물리적 의미가 없다. 막스 보른의 확률 해석에 따르면, 그 절댓값의 제곱 ∣Ψ(r,t)∣2|\Psi(\mathbf{r}, t)|^2이 시각 tt에 위치 r\mathbf{r} 근처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밀도가 된다. 따라서 전 공간에 대한 적분은 반드시 1이어야 한다(규격화 조건):

∫∣Ψ(r,t)∣2 d3r=1\int |\Psi(\mathbf{r}, t)|^2 \, d^3r = 1

확률이 새거나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연속 방정식으로 표현된다. 실수 퍼텐셜이면

∂∣Ψ∣2∂t+∇⋅j=0,j=ℏ2mi(Ψ∗∇Ψ−Ψ∇Ψ∗)\frac{\partial |\Psi|^2}{\partial t} + \nabla\cdot\mathbf{j} = 0, \qquad \mathbf{j} = \frac{\hbar}{2mi}\left(\Psi^*\nabla\Psi - \Psi\nabla\Psi^*\right)

이 성립하고, 그래서 시간 전개 연산자 e−iH^t/ℏe^{-i\hat H t/\hbar} 는 유니터리다. 수치해석에서 이 성질을 지키느냐가 곧 좋은 도식과 나쁜 도식의 경계가 된다.

이 확률 해석 때문에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며 끝까지 불편해했지만, 실험은 매번 양자역학의 손을 들어줬다. 슈뢰딩거 본인조차 자기 방정식의 확률 해석을 마뜩잖아 했다는 것은 유명한 아이러니다. 고양이 사고실험(1935)도 원래는 이 해석을 비꼬려고 만든 것이다.

4. 풀 수 있는 소수의 예

해석해(analytical solution)가 존재하는 계는 손에 꼽는다. 그리고 그 몇 개가 물리 교과서의 절반을 채운다.

계퍼텐셜특징
무한 우물벽 안 00, 밖 ∞\infty사인파 정상상태, En∝n2E_n \propto n^2
조화진동자V=12mω2x2V = \tfrac{1}{2}m\omega^2 x^2등간격 에너지 En=ℏω(n+12)E_n = \hbar\omega(n+\tfrac{1}{2})
수소 원자쿨롱 퍼텐셜 −e2/(4πε0r)-e^2/(4\pi\varepsilon_0 r)En≈−13.6 eV/n2E_n \approx -13.6\,\mathrm{eV}/n^2

특히 수소 원자는 양자역학이 실험과 정량적으로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처음 증명한 승리의 상징이다. 전자 하나와 양성자 하나, 딱 이체 문제이기에 질량중심을 분리하면 정확히 풀린다. 다만 이건 비상대론적 해이고, 미세 구조·램 이동까지 맞추려면 디랙 방정식과 양자전기역학이 필요하다. 조화진동자는 거의 모든 물리계를 평형점 근처에서 근사할 때 등장하는 만능 모형이라, “물리학자는 조화진동자밖에 못 푼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있을 정도다.3

5. 수치로 푸는 법 — 1~3차원이면 아직 정면돌파가 된다

입자 하나(혹은 몇 개)짜리 문제는 격자에 그대로 올려 풀 수 있다. 다만 확산 방정식 감각으로 덤비면 첫 줄에서 망한다.

  • 양해법은 금물. 전진 오일러 Ψn+1=(1−iΔtH^/ℏ)Ψn\Psi^{n+1} = (1 - i\Delta t\hat H/\hbar)\Psi^n 의 증폭인자는 크기가 1+(ΔtE/ℏ)2>1\sqrt{1+(\Delta t E/\hbar)^2} > 1 이라 어떤 시간 간격에서도 노름이 늘어나 결국 발산한다. 확산 방정식과 달리 “Δt를 줄이면 된다”가 통하지 않는다.
  • 크랭크-니콜슨(케일리 형식). (1+iΔt2ℏH^)Ψn+1=(1−iΔt2ℏH^)Ψn(1 + \tfrac{i\Delta t}{2\hbar}\hat H)\Psi^{n+1} = (1 - \tfrac{i\Delta t}{2\hbar}\hat H)\Psi^n 은 에르미트 H^\hat H 에 대해 정확히 유니터리라 노름을 기계 정밀도로 보존하고, 2차 정확도에 무조건 안정이다. 1차원에서는 삼중대각 풀이 한 번이라 싸다. 1967년 골드버그·셰이·슈워츠가 이걸로 파속의 반사·투과 애니메이션을 처음 만들었다. 크랭크-니콜슨법 참고.
  • 분할 연산자(스펙트럴) 방법. e−iH^Δt/ℏ≈e−iVΔt/2ℏ e−iTΔt/ℏ e−iVΔt/2ℏe^{-i\hat H\Delta t/\hbar} \approx e^{-iV\Delta t/2\hbar}\, e^{-iT\Delta t/\hbar}\, e^{-iV\Delta t/2\hbar} 로 쪼개면 퍼텐셜 항은 실공간에서, 운동 항은 푸리에 변환 공간에서 각각 위상 곱셈 한 번으로 끝난다. 각 인수가 유니터리라 노름이 보존되고, 오차는 교환자에서 오는 O(Δt3)O(\Delta t^3)/스텝이다(페이트·플렉·스타이거 1982). FFT 두 번이면 한 스텝이라 주기 상자 문제에서는 사실상 표준이다.
  • 허수시간 전개. 위의 아무 전개를 t=−iτt = -i\tau 로 돌리면 각 고유상태가 e−Enτ/ℏe^{-E_n\tau/\hbar} 로 감쇠하므로, 매 스텝 규격화만 해 주면 가장 느리게 죽는 바닥상태만 살아남는다(코슬로프·탈에저 1986). 들뜬 상태는 이미 구한 상태에 직교화하며 하나씩 뽑는다.
  • 정상상태는 고유값 문제. H^ψ=Eψ\hat H\psi = E\psi 를 유한차분법이나 기저 전개로 이산화하면 거대한 희소 에르미트 행렬의 고유값 문제가 되고, 아래쪽 고유값 몇 개만 필요하므로 란초스 알고리즘 같은 크릴로프 방법이 맞다.

열린 경계에서 파속이 상자 벽에 맞고 되돌아오는 것을 막으려면 흡수 경계(복소 흡수 퍼텐셜이나 완전정합층)를 깐다. 같은 방정식에 ∣Ψ∣2Ψ|\Psi|^2\Psi 같은 비선형 항이 붙으면 비선형 슈뢰딩거 방정식이 되는데, 분할 연산자 방법은 거기서도 그대로 주력이다.4

6. 차원의 저주와 근사

문제는 입자가 둘만 넘어가도 시작된다. 전자가 NN개인 계의 파동함수는 3N3N차원 공간의 함수다. 전자 100개짜리 작은 분자만 해도 300차원 공간에서 정의된 함수를 다뤄야 한다는 뜻인데, 각 차원을 격자점 10개로만 쪼개도 1030010^{300}개의 값을 저장해야 한다. 우주의 원자 수가 108010^{80}개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건 슈퍼컴퓨터를 갈아 넣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그 악명 높은 차원의 저주(curse of dimensionality)다.5

그래서 다체(many-body) 문제는 정면돌파를 포기하고 근사로 우회한다.

  • 변분법(변분법) — 시험 파동함수를 가정하고 에너지를 최소화. 진짜 바닥상태 에너지의 상한을 준다.
  • 섭동론(perturbation theory) — 풀리는 계에 작은 항을 얹어 급수 전개.
  • 하트리-폭 방법 — 파동함수를 슬레이터 행렬식 하나로 근사하고 평균장을 자기무모순으로 푼다. 양자화학 사후 방법들의 출발점.
  • 양자 몬테카를로 — 고차원 적분을 확률 표본으로 처리해 차원의 저주를 통계 오차로 바꿔 친다. 허수시간 전개를 확률 보행으로 돌린 것이 확산 몬테카를로다.
  • 밀도범함수이론(밀도범함수이론) — 아예 파동함수를 버리고 전자 밀도(3차원 함수!)를 기본 변수로. 차원의 저주를 정면으로 회피한 신의 한 수.
  • 수치해석 — 양자역학 문제를 이산화해 행렬 대각화, 반복법 등으로 근사해를 구하는 온갖 기법들.

결국 미시 세계의 계산이라는 것도, 거시 세계의 전산유체역학과 마찬가지로 “정확히는 못 푸니까 컴퓨터로 근사하자”는 정신의 산물이다. 방정식은 아름답지만, 현생은 수치해석이다.

7. 관련 문서

8. Footnotes

  1. 단, “결정된다”는 것은 파동함수의 시간 전개가 결정론적이라는 뜻이다. 측정을 하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하며 확률적으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고, 이 측정 문제(measurement problem)를 둘러싼 해석 논쟁은 100년째 진행 중이다. ↩

  2. 정확히는 경계조건 때문이다. 파동함수가 무한대에서 0으로 얌전히 죽어야 한다는 규격화 조건을 걸면, 아무 에너지 EE나 다 되는 게 아니라 특정 값만 허용된다. 양자화는 방정식이 아니라 경계조건의 산물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

  3. 반쯤 농담이지만 반쯤 진담이다. 장론(field theory)조차 자유장은 결국 무한히 많은 조화진동자의 모음으로 기술된다. 세상은 정말로 조화진동자로 가득 차 있다. ↩

  4. 수치 슈뢰딩거 코드의 첫 번째 건강검진은 노름 ∫∣Ψ∣2\int|\Psi|^2 를 매 스텝 찍어 보는 것이다. 크랭크-니콜슨이나 분할 연산자에서 이게 10−1210^{-12} 이상 흔들리면 도식이 아니라 구현이 틀린 것이고, 반대로 노름이 완벽한데 파속 속도가 틀리면 격자가 그 파수를 못 담고 있는 것이다(kΔxk\Delta x 가 π\pi 근처면 이미 늦었다). ↩

  5. 이 용어 자체는 리처드 벨만이 동적 계획법 맥락에서 만들었지만, 양자 다체 문제만큼 이 저주가 뼈저리게 와닿는 분야도 없다. 월터 콘이 밀도범함수이론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도 결국 이 저주를 우회한 공로다. ↩

검증 자료

이 문서의 주요 출처

  1. E. Schrödinger, "Quantisierung als Eigenwertproblem (Erste Mitteilung)", Ann. Phys. 384 (1926) 361–376
  2. E. Schrödinger, "An Undulatory Theory of the Mechanics of Atoms and Molecules", Phys. Rev. 28 (1926) 1049–1070
  3. M. Born, "Zur Quantenmechanik der Stoßvorgänge", Z. Phys. 37 (1926) 863–867
  4. A. Goldberg, H. M. Schey & J. L. Schwartz, "Computer-Generated Motion Pictures of One-Dimensional Quantum-Mechanical Transmission and Reflection Phenomena", Am. J. Phys. 35 (1967) 177–186
  5. M. D. Feit, J. A. Fleck Jr. & A. Steiger, "Solution of the Schrödinger Equation by a Spectral Method", J. Comput. Phys. 47 (1982) 412–433
  6. R. Kosloff & H. Tal-Ezer, "A Direct Relaxation Method for Calculating Eigenfunctions and Eigenvalues of the Schrödinger Equation on a Grid", Chem. Phys. Lett. 127 (1986) 223–230
  7. NIST CODATA — Rydberg constant times hc in eV
이 문서가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됐나요? 한 번의 클릭이 다음 검수 순서를 정합니다.

의견을 반영할게요.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읽기 유한차분법 약 5분 더 탐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