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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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물리 마지막 수정: 2026-07-03 21:14:07

슈뢰딩거 방정식
Schrödinger equation
제안자에르빈 슈뢰딩거 (1926)
분야양자역학 × 편미분방정식
핵심 변수파동함수 $\Psi$
형태시간의존형 · 시간무의존형
관련 방법밀도범함수이론, 변분법

1. 개요[편집]

고양이는 죄가 없다. 방정식이 선형이라 중첩이 될 뿐이다.

슈뢰딩거 방정식(Schrödinger equation)은 양자계의 상태를 지배하는 기초 방정식으로, 파동함수 Ψ\Psi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규정한다. 고전역학에서 뉴턴 제2법칙 F=maF=ma가 입자의 궤적을 결정하듯이, 양자역학에서는 이 방정식이 계의 미래를 결정한다.1 다만 결정되는 것이 “입자가 어디 있는가”가 아니라 “어디 있을 확률이 어떻게 분포하는가”라는 점이 고전역학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1926년 에르빈 슈뢰딩거가 발표했으며,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과 수학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이 곧 밝혀졌다. 원자·분자의 전자 구조, 고체의 밴드 이론, 화학 결합의 본질까지 — 미시 세계를 다루는 거의 모든 계산의 출발점이 바로 이 방정식이다. 문제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 그렇듯, 손으로 풀 수 있는 경우가 극소수라는 것.

2. 두 가지 형태[편집]

2.1. 시간의존형[편집]

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기술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파동함수 Ψ(r,t)\Psi(\mathbf{r}, t), 해밀토니안 연산자 H^\hat H, 환산 플랑크 상수 \hbar에 대해:

itΨ(r,t)=H^Ψ(r,t)i\hbar \frac{\partial}{\partial t}\Psi(\mathbf{r}, t) = \hat H \Psi(\mathbf{r}, t)

좌변의 허수 단위 ii가 이 방정식의 성격을 결정한다. 확산 방정식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ii 하나 때문에 감쇠가 아니라 파동처럼 위상이 돌아가는 진동해를 낳는다. 해밀토니안은 보통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으로:

H^=22m2+V(r)\hat H = -\frac{\hbar^2}{2m}\nabla^2 + V(\mathbf{r})

2.2. 시간무의존형[편집]

퍼텐셜 V(r)V(\mathbf{r})가 시간에 무관할 때, 변수분리를 하면 공간 부분만 떼어낸 정상상태(stationary state) 방정식이 나온다:

H^ψ=Eψ\hat H \psi = E \psi

이건 그냥 고유값 문제다. 해밀토니안의 고유함수 ψ\psi가 정상상태이고, 고유값 EE가 그 상태의 에너지다. 에너지가 띄엄띄엄한 값만 허용되는 “양자화”가 바로 여기서 튀어나온다.2 원자의 스펙트럼선이 선명한 이유가 이 이산 고유값 구조 때문이다.

3. 파동함수와 확률 해석[편집]

파동함수 자체는 복소수라 직접적인 물리적 의미가 없다. 막스 보른의 확률 해석에 따르면, 그 절댓값의 제곱 Ψ(r,t)2|\Psi(\mathbf{r}, t)|^2이 시각 tt에 위치 r\mathbf{r} 근처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밀도가 된다. 따라서 전 공간에 대한 적분은 반드시 1이어야 한다(규격화 조건):

Ψ(r,t)2d3r=1\int |\Psi(\mathbf{r}, t)|^2 \, d^3r = 1

이 확률 해석 때문에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며 끝까지 불편해했지만, 실험은 매번 양자역학의 손을 들어줬다. 슈뢰딩거 본인조차 자기 방정식의 확률 해석을 마뜩잖아 했다는 것은 유명한 역설이다.

4. 풀 수 있는 소수의 예[편집]

해석해(analytical solution)가 존재하는 계는 손에 꼽는다. 그리고 그 몇 개가 물리 교과서의 절반을 채운다.

퍼텐셜특징
무한 우물벽 안 00, 밖 \infty사인파 정상상태, Enn2E_n \propto n^2
조화진동자V=12mω2x2V = \tfrac{1}{2}m\omega^2 x^2등간격 에너지 En=ω(n+12)E_n = \hbar\omega(n+\tfrac{1}{2})
수소 원자쿨롱 퍼텐셜 e2/r-e^2/r궤도함수, En1/n2E_n \propto -1/n^2

특히 수소 원자는 양자역학이 실험과 정량적으로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처음 증명한 승리의 상징이다. 전자 하나와 양성자 하나, 딱 이체 문제이기에 정확히 풀린다. 조화진동자는 거의 모든 물리계를 평형점 근처에서 근사할 때 등장하는 만능 모형이라, “물리학자는 조화진동자밖에 못 푼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있을 정도다.3

5. 차원의 저주와 근사[편집]

문제는 입자가 둘만 넘어가도 시작된다. 전자가 NN개인 계의 파동함수는 3N3N차원 공간의 함수다. 전자 100개짜리 작은 분자만 해도 300차원 공간에서 정의된 함수를 다뤄야 한다는 뜻인데, 각 차원을 격자점 10개로만 쪼개도 1030010^{300}개의 값을 저장해야 한다. 우주의 원자 수가 108010^{80}개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건 슈퍼컴퓨터를 갈아 넣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그 악명 높은 차원의 저주(curse of dimensionality)다.4

그래서 다체(many-body) 문제는 정면돌파를 포기하고 근사로 우회한다.

  • 변분법(변분법) — 시험 파동함수를 가정하고 에너지를 최소화. 진짜 바닥상태 에너지의 상한을 준다.
  • 섭동론(perturbation theory) — 풀리는 계에 작은 항을 얹어 급수 전개.
  • 밀도범함수이론(밀도범함수이론) — 아예 파동함수를 버리고 전자 밀도(3차원 함수!)를 기본 변수로. 차원의 저주를 정면으로 회피한 신의 한 수.
  • 수치해석양자역학 문제를 이산화해 행렬 대각화, 반복법 등으로 근사해를 구하는 온갖 기법들.

결국 미시 세계의 계산이라는 것도, 거시 세계의 전산유체역학과 마찬가지로 “정확히는 못 푸니까 컴퓨터로 근사하자”는 정신의 산물이다. 방정식은 아름답지만, 현생은 수치해석이다.

6. 관련 문서[편집]

7. Footnotes[편집]

  1. 단, “결정된다”는 것은 파동함수의 시간 전개가 결정론적이라는 뜻이다. 측정을 하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하며 확률적으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고, 이 측정 문제(measurement problem)를 둘러싼 해석 논쟁은 100년째 진행 중이다.

  2. 정확히는 경계조건 때문이다. 파동함수가 무한대에서 0으로 얌전히 죽어야 한다는 규격화 조건을 걸면, 아무 에너지 EE나 다 되는 게 아니라 특정 값만 허용된다. 양자화는 방정식이 아니라 경계조건의 산물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3. 반쯤 농담이지만 반쯤 진담이다. 장론(field theory)조차 자유장은 결국 무한히 많은 조화진동자의 모음으로 기술된다. 세상은 정말로 조화진동자로 가득 차 있다.

  4. 이 용어 자체는 리처드 벨만이 동적 계획법 맥락에서 만들었지만, 양자 다체 문제만큼 이 저주가 뼈저리게 와닿는 분야도 없다. 월터 콘이 밀도범함수이론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도 결국 이 저주를 우회한 공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