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분석

편집 역사 토론
수치해석 컴퓨터 그래픽스 마지막 수정: 2026-08-23 04:38:52

1. 개요[편집]

입도 분석
Granulometry
정식화조르주 마테롱 (1967) — 열림들의 족
공리단조 · 반증대 · 흡수 (멱등은 따라 나옴)
도구크기 λ 의 볼록 구조요소에 의한 열림 γλ
출력입도 곡선 G(λ) (누적) · 패턴 스펙트럼 (밀도)
3D 대응개구 반경 = 최대 내접구 반지름 = 국소 두께
실험 짝수은압입법(MIP) · μCT · 체가름

입도 분석(granulometry)은 크기가 커지는 구조요소로 연속해서 열림을 걸고, 각 단계에서 남는 양을 재어 크기 분포를 뽑아내는 형태학적 계측법이다. 1967년 조르주 마테롱이 다공성 매질의 공극 구조를 정량화하려고 정식화했고, 수학적 형태학이 광산에서 태어난 이유 그 자체이기도 하다.

발상은 체가름을 그대로 수학으로 옮긴 것이다. 눈금이 점점 굵어지는 체를 차례로 통과시키면서 각 체 위에 남는 무게를 달면 입자 크기 분포가 나온다. 형태학은 “체를 통과한다”를 “구조요소가 그 안에 들어간다”로 바꾼다. 그러면 실물 체가 못 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 입자를 하나하나 떼어 내지 않아도 된다. 서로 겹치고 붙어 있어서 셀 수조차 없는 분말 사진, 개별 공극의 경계를 그을 수 없는 스펀지 단면에서도 크기 통계가 그대로 나온다. 개체 분할(segmentation)을 건너뛰고 분포로 직행한다는 것이 이 도구의 존재 이유다.1

심위키 맥락에서 특히 중요한 쓰임은 다공체의 세공 크기 분포다. μCT 로 찍은 암석·촉매층·전극 복셀 볼륨에서 입도 곡선을 뽑으면, 그 곡선이 곧 격자 볼츠만 방법이나 다공성 매질 유동 해석의 입력이자 해상도가 충분한지 판정하는 기준이 된다.

2. 체질하기의 공리화[편집]

크기 매개변수 λ0\lambda \ge 0 로 지표를 붙인 연산자 족 {Ψλ}\{\Psi_\lambda\} 이 다음 셋을 만족하면 입도 분석이라 한다.

  1. 단조성: XYΨλ(X)Ψλ(Y)X \subseteq Y \Rightarrow \Psi_\lambda(X) \subseteq \Psi_\lambda(Y)
  2. 반증대성: Ψλ(X)X\Psi_\lambda(X) \subseteq X — 체는 무언가를 걸러내기만 하지 보태지 않는다.
  3. 흡수법칙: ΨλΨμ=ΨμΨλ=Ψmax(λ,μ)\Psi_\lambda \Psi_\mu = \Psi_\mu \Psi_\lambda = \Psi_{\max(\lambda,\mu)}

세 번째가 이 이론의 심장이다. 굵은 체를 먼저 쓰든 나중에 쓰든 결과는 굵은 체 하나를 쓴 것과 같다 — 실제 체질에서 당연한 이 성질을 공리로 못 박은 것이다. 여기서 λ=μ\lambda = \mu 로 놓으면 ΨλΨλ=Ψλ\Psi_\lambda\Psi_\lambda = \Psi_\lambda, 즉 멱등성은 공리가 아니라 흡수법칙의 따름정리다.2 단조·반증대·멱등을 만족하는 연산자를 형태학에서는 대수적 열림이라 부르므로, 결국 입도 분석이란 “흡수법칙으로 정렬된 열림들의 족”이다.

마테롱의 표현 정리가 이 그림을 완성한다. 평행이동 불변인 대수적 열림은 반드시 구조적 열림들의 합집합이다.

Ψ(X)  =  BBγB(X),γB(X)={Bz:BzX}\Psi(X) \;=\; \bigcup_{B \in \mathcal{B}} \gamma_B(X), \qquad \gamma_B(X) = \bigcup\{\,B_z : B_z \subseteq X\,\}

그리고 결정적인 조건 하나. 한 도형 BBλ\lambda 배 확대한 족 {γλB}\{\gamma_{\lambda B}\} 이 흡수법칙을 만족할 필요충분조건은 BB 가 볼록이라는 것이다. 볼록이면 λBμB=(λ+μ)B\lambda B \oplus \mu B = (\lambda+\mu)B 가 성립해 큰 것이 작은 것을 통째로 흡수하지만, 오목한 구조요소는 크기를 키우는 순서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체”의 자격을 잃는다. 원판·정사각형·선분은 되고 십자나 초승달은 안 된다 — 실무에서 원판을 쓰는 이유가 미적 취향이 아니라 공리 때문인 것이다.

배경에 같은 절차를 걸면(즉 닫힘을 크기 순으로) 역입도 분석이 되고, 이쪽이 물체 사이의 틈과 공극의 크기 분포를 준다. λ\lambda 를 음수까지 확장해 열림과 닫힘을 한 축에 붙여 놓는 표기가 흔하다.

3. 입도 곡선과 패턴 스펙트럼[편집]

λ\lambda 에서 살아남은 넓이(또는 부피, 회색조라면 적분값)를 재고 정규화한다.

G(λ)  =  1meas(γλ(X))meas(X)G(\lambda) \;=\; 1 - \frac{\mathrm{meas}\bigl(\gamma_\lambda(X)\bigr)}{\mathrm{meas}(X)}

γλ\gamma_\lambda 가 반증대이고 흡수법칙을 따르므로 meas(γλ(X))\mathrm{meas}(\gamma_\lambda(X))λ\lambda 에 대해 단조 감소하고, 따라서 GG00 에서 11 로 단조 증가한다. GG 는 그 자체로 누적분포함수이고, 물리적으로는 “크기가 λ\lambda 미만인 부분이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것을 입도 곡선이라 한다.

미분(이산에서는 차분)하면 밀도가 나온다. 마라고스가 패턴 스펙트럼이라 이름 붙인 양이다.

PS(λ)  =  meas(γλ(X))meas(γλ+1(X))meas(X)PS(\lambda) \;=\; \frac{\mathrm{meas}\bigl(\gamma_\lambda(X)\bigr) - \mathrm{meas}\bigl(\gamma_{\lambda+1}(X)\bigr)}{\mathrm{meas}(X)}

PSPS 의 봉우리 위치가 대표 크기, 폭이 크기 다분산도다. 여기서 계측량을 더 뽑을 수 있는데, 평균 λPS(λ)\sum \lambda\, PS(\lambda) 는 평균 크기, 분산은 균일도, 그리고 스펙트럼의 엔트로피 PSlogPS-\sum PS \log PS 는 “크기가 몇 개의 스케일에 걸쳐 있는가”, 즉 형상 복잡도의 척도가 된다. 이 세 숫자만으로 분말의 품질 관리를 하거나 원격탐사 영상의 질감을 분류하는 것이 표준 용법이다.

구조요소를 원판 대신 한 방향 선분으로 잡으면 방향별 입도 곡선이 나오고, 방향에 따라 곡선이 달라지는 정도가 곧 구조의 이방성이다. 압연 조직이나 섬유 강화 복합재처럼 방향성이 물성을 지배하는 재료에서 즐겨 쓴다.

계산 비용은 순진하게 하면 만만치 않다. λ\lambda 를 30단계로 훑으면 반지름 30까지의 열림을 30번 걸어야 한다. 다행히 원판 구조요소에는 지름길이 있다 — 반지름 rr 침식은 거리 변환 값이 rr 이상인 화소 집합과 같으므로,

εr(X)={p:D(p)r},γr(X)=δr({Dr})\varepsilon_r(X) = \{\,p : D(p) \ge r\,\}, \qquad \gamma_r(X) = \delta_r\bigl(\{D \ge r\}\bigr)

거리 변환 한 번을 계산해 두면 모든 반지름의 침식이 임계값 하나로 나온다. 남은 팽창도 각 화소가 “자기를 덮는 최대 내접원의 반지름”을 기록하도록 한 번에 처리하면 되고, 이 값의 히스토그램이 곧 패턴 스펙트럼이다. 골 형태계측에서 국소 두께(local thickness)라 부르는 양이 정확히 이것이다.

4. 3차원 다공체 — 개구 반경과 세공 크기 분포[편집]

3차원 공극상 PP 에 대해, 점 xx개구 반경(opening radius)을

r(x)  =  max{r:p, xB(p,r)P}r(x) \;=\; \max\{\, r : \exists\, p,\ x \in B(p,r) \subseteq P \,\}

xx 를 덮으면서 공극 안에 완전히 들어가는 최대 내접구의 반지름으로 정의한다. r(x)λr(x) \ge \lambda 인 점들의 집합이 정확히 γλ(P)\gamma_\lambda(P) 이므로, r(x)r(x) 의 부피가중 히스토그램이 곧 입도 곡선이다. 이 정의로 얻은 분포를 문헌에서는 세공 크기 분포(pore size distribution) 중에서도 “공극 몸통(pore body) 기준”이라 부른다.

여기서 실무자가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개구 기준 분포는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안쪽 깊숙이 있는 큰 공동이 아주 좁은 목으로만 연결돼 있어도, 그 공동은 자기 크기 그대로 집계된다. 반면 실제 유체가 침투하려면 목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잉크병 효과(ink-bottle effect)라 불리는 이 차이 때문에, 개구 granulometry는 실험적 침입 곡선과 체계적으로 어긋난다.

접근성을 넣으려면 열림 뒤에 입구면에서 출발한 측지 재구성을 붙이면 된다. “반지름 λ\lambda 짜리 구가 들어갈 수 있고 동시에 입구와 연결된” 부분만 남기는 것이고, 이것이 형태학적 배수(morphological drainage) 또는 모사 수은압입이라 불리는 절차다. 실험과 비교하려면 이쪽을 써야 한다.

5. 실험과의 대응 — MIP와 μCT[편집]

수은압입법(mercury intrusion porosimetry, MIP)은 비습윤 유체인 수은을 압력을 올려 가며 밀어 넣고, 압력마다 들어간 부피를 잰다. 원통 목 가정에서 워시번 식이 압력을 지름으로 환산한다.

pc  =  4γcosθdp_c \;=\; -\,\frac{4\gamma\cos\theta}{d}

수은은 γ0.485 N/m\gamma \approx 0.485\ \mathrm{N/m}, 접촉각 θ130140\theta \approx 130^\circ\text{–}140^\circcosθ<0\cos\theta < 0 이고 pc>0p_c > 0 이 된다. 수 나노미터까지 닿는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지만, 위에서 본 접근성 때문에 MIP가 재는 것은 공극 몸통이 아니라 그 공극을 지배하는 목의 크기다. 큰 방이 좁은 목 뒤에 있으면 그 방의 부피가 목의 크기 구간에 통째로 계상된다. MIP 곡선과 μCT 개구 곡선이 안 맞는다고 당황할 일이 아니라, 애초에 다른 양을 재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3

μCT 는 반대 성격이다. 3차원 구조를 직접 얻으므로 접근성이 있든 없든 원하는 대로 계산할 수 있고, 이방성이나 연결성 같은 MIP가 줄 수 없는 정보도 나온다. 대신 두 가지 대가를 치른다.

  • 해상도. 복셀 크기보다 작은 목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거나, 부분부피 효과로 흐릿하게 뭉개진다. 입도 곡선의 왼쪽 끝이 복셀 두세 개에서 잘려 있으면 그 구간은 측정값이 아니라 측정 한계다.
  • 분할 임계값. 회색조 복셀을 공극/고체로 가르는 임계값을 몇 %만 옮겨도 다공도가 수 % 흔들리고, 얇은 목이 붙었다 끊어졌다 한다. 투과율은 목의 유효 반지름의 네제곱에 민감하므로 이 흔들림이 그대로 증폭된다. 임계값을 하나로 고정하는 것보다 임계값을 훑으며 결과의 민감도를 함께 보고하는 것이 정직하다.

두 측정을 합치는 것이 현실적 절충이다. μCT로 구조와 연결성을 잡고, MIP로 해상도 아래 구간의 목 분포를 메우고, 겹치는 구간에서 서로를 교차검증한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대표체적요소(REV)보다 작은 시편에서 잰 값은 통계량이 아니라 그 시편의 개인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6. 투과율 예측과 시뮬레이션 입력[편집]

입도 곡선이 나오면 투과율 추정으로 이어진다.

  • 코제니-카르만 식 계열. 충전층 형태로 쓰면 K=ε3dp2180(1ε)2K = \dfrac{\varepsilon^3 d_p^2}{180\,(1-\varepsilon)^2} 이고, 여기 들어가는 대표 입경 dpd_p 를 패턴 스펙트럼의 평균이나 비표면적으로부터 얻는다. 균일한 충전층에서는 잘 맞지만, 크기 분포가 넓거나 균열이 있으면 자릿수로 틀린다.
  • 카츠-톰슨 관계. kclc2σ/σ0k \simeq c\, l_c^2 \,\sigma/\sigma_0 (c1/226c \approx 1/226). 여기서 lcl_c침투 임계에서의 임계 지름 — 유체가 시편을 관통하는 경로가 처음 생기는 순간의 목 크기다. 이 값은 평균이 아니라 퍼콜레이션 문턱값에서 읽는 양이고, 실제로 MIP 곡선의 변곡점이 그 지점이다. 평균 세공 크기가 아니라 병목이 투과율을 지배한다는 통찰이 핵심.
  • 관망 모형. 골격화로 공극을 노드-목 그래프로 바꾸고, 각 목에 하겐-푸아죄유 저항을 붙여 선형계를 푼다. 입도 분석은 이때 목 반지름 분포의 사전 검증과 보정에 쓰인다.
  • 직접 수치모사. 복셀 격자에 격자 볼츠만 방법을 그대로 돌려 다르시 속도를 재는 것이 가장 정직하다. 여기서 입도 곡선이 해상도 판정 도구가 된다. 반발 경계(bounce-back)로 벽을 표현하는 LBM은 목을 가로지르는 격자점이 대략 다섯 개 아래로 내려가면 겉보기 투과율이 눈에 띄게 낮아진다. 그러니 “목의 크기가 5복셀 미만인 공극이 전체 공극 부피의 몇 %인가”를 입도 곡선에서 읽고, 그 값이 크면 결과를 믿기 전에 격자를 세분하거나 촬영 해상도를 올려야 한다. 격자 수렴 연구를 시작하기도 전에 답을 알려 주는 곡선인 셈이다.

7. 함정 몇 가지[편집]

  • 구조요소 모양이 곧 “크기”의 정의다. 원판으로 재면 등방적 최대 내접원 기준, 정사각형으로 재면 축 정렬 기준이다. 같은 영상에서 두 곡선이 다르게 나오는 것은 오류가 아니라 정의 차이다. 보고서에 구조요소를 안 적으면 재현이 불가능하다.
  • 원판은 격자에서 정확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팔각형이나 여러 방향 선분의 합성으로 근사하는데, 이 근사가 작은 λ\lambda 에서 곡선의 첫 몇 점을 왜곡한다. 거리 변환 경유 방식이 이 문제에서도 유리하다.
  • 경계 효과. 시야 가장자리에 걸린 입자는 잘린 크기로 집계된다. 큰 입자일수록 잘릴 확률이 높으므로 분포가 체계적으로 작은 쪽으로 편향된다. 가장자리에 닿은 성분을 제거하거나 미니-맥스 보정을 넣는다.
  • 이름이 같은 다른 것. 재료·제약 업계에서 말하는 입도 분석은 보통 체가름·레이저 회절·동적 광산란 같은 실물 측정을 가리킨다. 발상은 같지만 재는 양이 다르다 — 레이저 회절은 등가 구 지름을, 형태학은 내접 구조요소 크기를 준다. 길쭉한 입자에서 둘은 크게 어긋난다.

8. 관련 문서[편집]

9. Footnotes[편집]

  1. 이 성질의 위력은 붙어 있는 입자 사진 앞에서 실감한다. 분할해서 세려면 분수령 변환에 마커를 심고 과분할과 씨름해야 하는데, 입도 분석은 그냥 열림을 크기 순으로 걸고 넓이를 재면 끝이다. 물론 대가는 있다 — “몇 개인지”는 영원히 알 수 없고 “면적이 어떻게 나뉘는지”만 안다. 개수가 필요하면 결국 분할로 돌아가야 한다.

  2. 그래서 문헌마다 공리를 셋으로 적기도 하고 넷으로 적기도 한다. 멱등성을 넣어 네 개로 적어도 틀린 건 아니지만, 흡수법칙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것을 공리로 세우면 “무엇이 진짜 가정인가”가 흐려진다. 마테롱 본인의 서술은 셋이다.

  3. “잉크병”이라는 이름이 직관적이다. 목이 좁고 몸통이 넓은 병에 잉크를 밀어 넣으면, 들어가는 순간의 압력은 목이 결정하지만 들어간 부피는 몸통의 것이다. 그러니 MIP 곡선의 가로축을 “세공 지름”이라고 적어 놓은 그래프는 엄밀히 말해 “그 부피를 지배하는 목의 지름”이라고 읽어야 한다. 이 한 줄을 몰라서 μCT 분포와 안 맞는다며 장비 탓을 하는 일이 지금도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