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코퓰라(copula)는 주변분포가 전부 균등분포인 다변량 누적분포함수다. 정의만 보면 뭐 이런 걸 따로 이름 붙였나 싶지만, 하는 일은 하나로 요약된다 — 결합분포에서 “각 변수가 혼자서는 어떻게 생겼는가”(주변분포)를 전부 빼내고 남는 의존 구조만 담는 그릇이다.
왜 이게 필요하냐면, 시뮬레이션 입력을 모형화할 때 우리가 아는 정보의 출처가 보통 따로 놀기 때문이다. 강도는 로그정규, 하중은 검벨, 마찰계수는 베타 — 여기까지는 각자 다른 시험 데이터로 잘 맞춰 놨는데, 정작 “이 셋이 어떻게 같이 움직이는가”는 상관계수 숫자 몇 개뿐이다. 코퓰라는 이 둘을 따로 고르고 나중에 합치게 해 준다. 불확실성 정량화와 신뢰성 해석에서 코퓰라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2. 스클라의 정리[편집]
1959년 아벨 스클라(Abe Sklar)가 증명한, 이 분야의 유일한 정리라고 해도 될 만한 정리.
차원 결합 누적분포함수 의 주변분포가 이라면, 다음을 만족하는 코퓰라 가 존재한다.
그리고 모든 주변분포 가 연속이면 그 는 유일하다.1 역방향도 성립한다 — 아무 코퓰라 와 아무 1차원 분포 들을 가져다 위 식에 넣으면 그 결과는 반드시 정당한 결합분포다. 즉 “주변분포 개 + 코퓰라 1개”는 결합분포와 정확히 같은 정보량을 가진다.
연속인 경우 는 라는 확률적분변환으로 얻어진다. 각 변수를 자기 자신의 CDF에 통과시키면 균등분포가 되고, 그렇게 정규화된 좌표계에서 본 결합분포가 코퓰라다. 이 “각 축을 단조증가 변환으로 아무리 주물러도 코퓰라는 안 변한다”는 성질이 다음 절의 순위 상관계수 이야기로 곧장 이어진다.
경계도 알려져 있다. 프레셰-회프딩 상한·하한은
이고, 상한 은 완전 양의 종속(모두 서로의 증가함수), 2차원 하한 는 완전 음의 종속에 해당한다. 독립은 .
3. 대표 계열과 꼬리 의존성[편집]
실무에서 쓰이는 코퓰라는 크게 타원형 계열과 아르키메데스 계열이다.
- 가우스 코퓰라: . 상관행렬 하나로 끝나고 조건부 분포가 다 닫힌 형태라 제일 편하다.
- t 코퓰라: 다변량 분포에서 같은 방식으로 뽑는다. 자유도 가 추가 모수.
- 아르키메데스 계열: 생성자 하나로 처럼 만든다. 2변수 기준으로 클레이턴 , 검벨 , 프랑크가 삼대장.
이들을 가르는 결정적인 지표가 꼬리 의존성 계수다. 상측은
하측은 . “한쪽이 극단으로 갔을 때 다른 쪽도 같이 극단일 확률”의 극한값이다.
| 코퓰라 | 성격 | ||
|---|---|---|---|
| 가우스 | 0 | 0 | 이면 꼬리 독립 |
| t () | 양수 | 과 동일 | 대칭 꼬리 의존 |
| 클레이턴 | 0 | 아래쪽만 뭉침 | |
| 검벨 | 0 | 위쪽만 뭉침 | |
| 프랑크 | 0 | 0 | 대칭이지만 꼬리 독립 |
가우스 코퓰라의 꼬리 의존성이 상·하 모두 정확히 0이라는 사실이 핵심이다. 상관계수를 0.9로 놓든 0.99로 놓든, 충분히 극단으로 가면 두 변수는 결국 독립처럼 행동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CDO 가격 모형의 가우스 코퓰라가 욕을 먹은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2 하필 신뢰성 해석이 관심 있는 영역도 파괴확률 짜리 꼬리라, 남의 일이 아니다.
4. 모수 보정과 순위 상관[편집]
코퓰라는 단조 변환에 불변인데 피어슨 상관계수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코퓰라 모수는 순위 상관으로 맞추는 게 정석이다. 켄달 타우는 로 코퓰라만의 함수이며, 계열별로 깔끔한 관계가 나온다.
- 가우스·t 코퓰라: , 스피어만
- 클레이턴:
- 검벨:
즉 데이터에서 표본 켄달 타우 하나만 재면 클레이턴이든 검벨이든 모수가 바로 떨어진다. 반대로 피어슨 상관은 주변분포가 바뀌면 값이 달라지고, 심지어 주어진 주변분포 조합에서 도달 불가능한 상관계수 구간이 생긴다. 로그정규 두 개는 아무리 완전 종속으로 붙여도 피어슨 상관이 1이 안 되는 게 대표적이다.3 모수를 다 열어 두고 추정할 때는 주변분포를 경험분포로 대체한 준모수 추정(pseudo-maximum likelihood)이나 IFM(주변분포 먼저, 코퓰라 나중) 2단계 추정을 쓴다.
5. 표본 생성[편집]
몬테카를로 방법에 넣으려면 코퓰라에서 표본을 뽑아야 한다. 두 갈래다.
조건부 분포법. 을 차례로 역변환한다. 을 뽑고, 독립 균등난수 로 , 이런 식으로 이어 간다. 구조가 로젠블랫 변환과 완전히 같다 — 실제로 로젠블랫 변환은 이 절차의 역방향이다.
마샬-올킨 알고리즘(아르키메데스 전용). 생성자 가 완전단조이면 는 어떤 양의 확률변수 의 라플라스 변환이다. 그러면 를 한 번 뽑고 독립 지수분포 를 개 뽑아
로 놓기만 하면 끝이다. 차원이 늘어도 비용이 선형이라, 조건부 분포법의 고차 편미분 지옥을 우회한다. 클레이턴은 , 검벨은 가 지수 의 양의 안정분포다.4 가우스 코퓰라는 훨씬 단순해서, 상관행렬을 촐레스키 분해해 상관된 정규난수를 만든 뒤 에 통과시키면 된다.
6. 시뮬레이션에서의 쓰임[편집]
구조 신뢰성. FORM/SORM은 서로 독립인 표준정규 공간 를 전제한다. 결합분포를 통째로 알면 로젠블랫 변환이 정확하지만, 현실에서 손에 있는 건 주변분포 개와 상관행렬 하나뿐이다. 이 빈틈을 메우는 나타프 변환의 정체가 바로 가우스 코퓰라 가정이다. 그래서 나타프로 구한 파괴확률은 꼬리 의존성이 0인 세계의 답이며, 실제 하중·강도가 동시에 극단으로 가는 성질이 있다면 위험 쪽으로 틀린다. t 코퓰라나 검벨 코퓰라로 갈아 끼우면 같은 한계상태함수에서도 가 자릿수 단위로 달라질 수 있다.
대리 모델 입력. 대리 모델을 학습시킬 때 입력 표본을 독립으로 깔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조합(고온 × 저압 같은)에 설계점을 낭비하고 정작 자주 오는 영역은 성기게 덮는다. 라틴 하이퍼큐브 표본추출에 코퓰라를 얹으면 층화 성질을 유지하면서 목표 순위 상관을 넣을 수 있다 — 이만-코노버 방식은 표본을 새로 뽑는 대신 각 열의 순위만 재배열하는 트릭이라 계산이 사실상 공짜다. 다항식 카오스 전개처럼 직교기저가 독립성을 전제하는 방법에서도, 먼저 코퓰라로 독립 좌표계로 보낸 뒤 전개하는 게 표준 처방이다.
차원의 저주와 바인 코퓰라. 아르키메데스 계열을 차원으로 그냥 늘리면 모수가 하나뿐이라 모든 변수쌍의 의존 구조가 동일해진다. 변수쌍마다 다른 코퓰라를 붙이고 싶으면 2변수 코퓰라를 트리 구조로 쌓는 바인 코퓰라를 쓴다. 유연한 대신 트리 선택이 또 하나의 모형화 자유도가 된다는 게 함정.5
7. 관련 문서[편집]
- 로젠블랫 변환 · 나타프 변환
- 신뢰성 해석 · 불확실성 정량화
- 몬테카를로 방법 · 라틴 하이퍼큐브 표본추출
- 다항식 카오스 전개 · 대리 모델
- 극값 통계 · 통계
8.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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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분포가 불연속이면 유일성이 깨진다. 의 치역에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 안에서 를 어떻게 이어 붙이든 같은 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산 데이터에 코퓰라를 붙이는 논문이 유난히 조심스러운 이유가 이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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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면 코퓰라가 위기를 일으킨 게 아니라, (1) 꼬리 의존성 0인 코퓰라를 쓰고 (2) 상관계수를 부도가 거의 없던 호황기 데이터로 보정하고 (3) 그 하나의 숫자로 전 트랜치를 가격 매긴 조합이 문제였다. 모형은 자기가 가정한 세계에서는 언제나 옳다. 그 세계가 지구가 아니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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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로그정규 ( 표준정규)는 서로의 증가함수라 켄달 타우가 정확히 1인데, 피어슨 상관은 가 커질수록 0으로 간다. “상관 0.3인 두 변수” 같은 요구사항을 받았을 때 주변분포부터 물어봐야 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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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안정분포 표본은 샹부-멀레 공식으로 균등난수 하나 + 지수난수 하나에서 바로 뽑는다. 즉 검벨 코퓰라 차원 표본 한 개의 비용이 난수 개. 조건부 분포법으로 같은 걸 하려면 를 손으로 미분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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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변수의 정규 바인(regular vine) 구조 수는 이 조금만 커져도 폭발한다(에 이미 개 수준). 그래서 실무는 켄달 타우가 큰 쌍부터 트리에 넣는 탐욕적 순차 구성으로 타협한다. 언제나 그렇듯 전역 최적은 신에게 맡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