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압축은 뭉쳐서 벽을 세우고, 팽창은 흩어져서 부채를 편다. 자연이 이 둘을 다르게 대하는 이유는 단 하나, 엔트로피다.
프란틀-마이어 팽창(Prandtl–Meyer expansion)은 초음속 유동이 볼록한 모서리를 돌 때 무한히 많은 마하파가 연속적으로 퍼지며 등엔트로피적으로 가속·감압되는 팽창 부채꼴(expansion fan) 현상이다. 초음속 유동이 방향을 바꾸는 방법은 두 가지뿐인데, 안쪽으로 꺾이는 압축은 충격파라는 불연속을 만드는 반면 바깥으로 꺾이는 팽창은 이 매끄러운 부채꼴을 만든다. 같은 각도를 꺾는데 한쪽은 계단이고 한쪽은 경사로다.
이 비대칭이 초음속 공기역학의 성격을 거의 다 결정한다. 초음속 유동 문서가 쌍곡형 유동 전반을, 기체동역학이 1차원 등엔트로피 관계식을 다룬다면, 여기서는 팽창 쪽 절반을 파고든다 — 왜 부채꼴인지, 얼마나 꺾을 수 있는지, 그리고 수치해석에서 이 현상이 어떻게 배신당하는지까지.
2. 마하파와 부채꼴의 구조[편집]
초음속 유동에서 미소 교란은 유동 방향에 대해 마하각만큼 기울어진 선을 따라 전파된다.
벽이 바깥쪽으로 미소각 만큼 꺾이면 그 지점에서 마하파 하나가 뻗어 나가고, 유동은 파를 지나며 만큼 방향을 틀면서 아주 조금 빨라진다. 마하수가 커졌으니 다음 마하파의 각 는 조금 더 작아진다. 유한한 각 의 모서리는 이런 미소 과정을 연속적으로 쌓은 것이고, 결과가 모서리 한 점에서 방사되는 중심 팽창 부채꼴(centered expansion fan)이다.
부채꼴 내부에서는 각 마하선 위의 상태량이 일정하며, 마하선은 직선이다. 이렇게 한 방향의 특성선만 정보를 나르고 반대편 특성선 위에서 리만 불변량이 전 영역 공통값을 갖는 유동을 심플 웨이브라 부른다. 모서리를 둥글게 깎으면 부채꼴이 한 점에서 나오지 않고 벽면을 따라 퍼질 뿐, 총 회전각과 최종 상태는 완전히 같다.
핵심은 이 과정이 등엔트로피라는 것이다. 마하파 하나하나가 무한소 세기라 엔트로피 생성이 2차 미소량이고, 그것을 무한히 더해도 여전히 0이다. 그래서 팽창 부채꼴을 지나도 정체압 와 정체온도 가 그대로 보존되며, 국소 상태량은 마하수만 알면 등엔트로피 관계식으로 즉시 나온다.
3. 프란틀-마이어 함수[편집]
부터 임의의 까지 팽창시키는 데 필요한 누적 회전각이 프란틀-마이어 함수 이다.
이고 에 대해 단조 증가한다. 실제 계산은 뺄셈 한 번으로 끝난다.
, 인 유동을 팽창시키는 예를 보자. 이므로 이고, 이를 역으로 풀면 다. 등엔트로피 관계로 압력비를 구하면 — 겨우 꺾었는데 압력이 거의 반토막 난다. 부채꼴의 앞선 마하파는 , 뒤선 마하파는 로 기울어 있다.1
극한에서 함수는 유한한 값으로 수렴한다.
에서 다. 물리적 의미는 이렇다 — 인 유동을 압력 0인 진공으로 팽창시켜도 유동 방향은 최대 까지밖에 꺾이지 않는다. 그 이상 꺾인 벽을 만들면 유동은 벽을 따라가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며, 벽과 유동 사이에 진공에 가까운 영역이 남는다. 진공 팽창각이 비열비 하나로 정해진다는 것도 재미있는데, 가 1에 가까워질수록(다원자·고온 기체) 이 각도는 커진다.
4. 왜 팽창 충격파는 없는가[편집]
수학적으로는 랭킨-위고니오 관계에 “압력이 떨어지는 불연속” 해도 존재한다. 그런데 그 해는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므로 열역학 제2법칙이 기각한다. 팽창 충격파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방정식이 금지해서가 아니라, 방정식이 허용한 두 해 중 하나를 우주가 안 쓰기 때문이다.
기하학적 설명도 똑같이 명쾌하다. 압축에서는 하류로 갈수록 마하수가 떨어져 마하각이 커지므로, 뒤에서 나온 마하파가 앞선 마하파를 따라잡아 뭉친다. 그 합류가 곧 충격파이고, 유한 세기의 불연속이 생기면서 엔트로피가 오른다. 팽창에서는 정반대로 마하수가 올라 마하각이 작아지니 마하파들이 서로 멀어진다. 뭉칠 방법이 없으니 불연속이 만들어질 수 없다.2
이 비대칭 덕분에 실무 계산이 크게 편해진다. 팽창 쪽은 정체압이 보존되므로 표 한 장으로 끝나고, 골치 아픈 손실은 압축 쪽에만 청구된다. 초음속 흡입구를 여러 개의 약한 경사충격으로 쪼개 설계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 압축은 어차피 손실이니 나눠서 조금씩 내겠다는 전략이다.
5. 충격-팽창 이론[편집]
압축은 경사충격, 팽창은 프란틀-마이어 — 이 둘만 있으면 얇지 않아도 되는 2차원 초음속 익형의 표면 압력을 근사 없이 손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것이 충격-팽창 이론이며, 비점성 가정 아래에서는 사실상 정확해다.
받음각 인 평판을 예로 들면, 아랫면에는 경사충격이 서서 압력 이 균일하게 올라가고 윗면에는 팽창 부채꼴이 생겨 가 균일하게 떨어진다. 두 면 모두 압력이 일정하므로 합력은 평판에 수직이고, 결과가 아름답게 정리된다.
점성이 0인데도 항력이 남는다는 점에 주목하자. 이 파동항력(wave drag)은 아랫면 충격파에서 생긴 엔트로피의 청구서다. 회전각이 작은 극한에서 위 결과를 선형화하면 아케레(Ackeret)의 결과가 나온다.
다이아몬드 익형이나 쐐기 익형 같은 초음속 익형이면 각 면마다 “충격이냐 팽창이냐”를 순서대로 따라가며 압력을 이어 붙이면 된다. 공력해석에 CFD를 돌리기 전에 자릿수를 확인하는 용도로 지금도 현역이다. 노즐 밖의 저팽창 제트에서 충격 다이아몬드가 생기는 것도 같은 논리인데, 자유 제트 경계에서 충격파가 팽창파로 부호를 뒤집어 반사되고 그것이 다시 충격으로 반사되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6. 수치해석 — 희박파와 엔트로피 고정[편집]
특성곡선법으로 초음속 노즐 윤곽을 설계할 때, 목 직후의 팽창 구간이 바로 이 심플 웨이브 영역이다. 특성망을 깔기 전에 프란틀-마이어 관계로 초기 팽창을 해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표준 절차이며, 라발 노즐의 벨 윤곽이 그렇게 나온다.
충격 포착 CFD로 넘어가면 팽창 부채꼴은 오일러 방정식 (비점성 유동) 리만 문제의 희박파(rarefaction) 에 대응한다. 정확 리만 솔버는 이 부채꼴을 매끄러운 상사해로 제대로 그린다. 문제는 근사 솔버다. Roe 솔버는 좌우 상태 사이를 선형화된 상수계수 문제로 바꿔 푸는데, 그 결과 모든 파를 불연속으로 취급한다. 부채꼴이 음속점을 품는 경우(천음속 희박파, 즉 좌측이 아음속·우측이 초음속) 대응하는 고유값이 0을 지나면서 수치 소산이 사라지고, 솔버는 열역학 제2법칙이 금지한 팽창 충격파를 태연히 만들어낸다.
물리에는 없는 해가 수치해에 나타나는 것이라 격자를 조여도 사라지지 않는다. 표준 처방은 하르텐(Harten)의 엔트로피 고정(entropy fix) — 고유값의 절댓값에 하한 를 씌워 음속점 근처에서 소산이 0으로 떨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소산이 애초에 넉넉한 HLL·Rusanov 계열은 이 병에 안 걸리는 대신 접촉 불연속을 뭉갠다. 수치 소산과 분산의 트레이드오프가 여기서도 그대로 반복된다.3 초음속 코드를 새로 짠 뒤 모서리 팽창 문제를 돌려 부채꼴 자리에 계단이 서 있다면, 의심할 곳은 딱 한 군데다.
7. 관련 문서[편집]
- 초음속 유동 · 충격파
- 기체동역학 · 압축성 유동
- 라발 노즐 · 극초음속 유동
- 특성곡선법 · 리만 솔버
- 오일러 방정식 (비점성 유동) · 유한체적법
- 수치 소산과 분산 · 차분 도식
- 공력해석 · 무차원수
8.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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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루트비히 프란틀과 그의 제자 테오도어 마이어에게서 왔다. 마이어의 1908년 학위논문이 이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초음속 비행기는커녕 라이트 형제가 날아오른 지 5년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쓸 데가 없어서 40년쯤 책장에 있다가 제트 시대가 열리자 갑자기 필수 교양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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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예외가 없지는 않다. 임계점 근처의 조밀 유기 증기(BZT 유체)처럼 기본 기체동역학 미분량 가 음수인 매질에서는 팽창 충격파가 열역학적으로 허용되며, 유기 랭킨 사이클 터빈 해석에서 실제로 논의된다. 다만 공기로는 안 된다. 공기 해석 코드에서 나온 팽창 충격파는 100% 버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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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고정의 를 얼마로 잡을지에 대한 보편적 답은 없다. 너무 작으면 팽창 충격이 남고, 너무 크면 경계층과 접촉면이 뭉개진다. “수렴은 신에게 맡긴다”는 말이 나오는 지점 중 하나지만, 적어도 여기서는 신이 아니라 가 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