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최소다항식 Minimal polynomial | |
|---|---|
| 정의 | $m_A(A)=O$ 인 모닉 다항식 중 차수가 최소인 것 |
| 유일성 | 유일 (소멸 이데알의 모닉 생성원) |
| 특성다항식과 | $m_A \mid p_A$ — 케일리-해밀턴 정리 |
| 조르당 형 | 각 고유값의 최대 블록 크기가 지수 |
| 대각화 | 가능 $\iff$ $m_A$ 가 중근을 갖지 않음 |
| 수치 계산 | 불연속 — 부동소수점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
특성다항식은 행렬의 크기를 말해 주고, 최소다항식은 행렬의 성격을 말해 준다.
최소다항식(minimal polynomial) 는 정사각행렬 에 대해 를 만족하는 모닉 다항식 중 차수가 가장 낮은 것이다. 존재는 케일리-해밀턴 정리가 보장한다 — 특성다항식 자체가 를 죽이므로 후보 집합이 비어 있지 않다. 유일성은 한 줄이다. 같은 최소 차수의 모닉 다항식이 둘 있으면 차를 취했을 때 차수가 낮으면서 여전히 를 죽이는 다항식이 나오므로 모순이다.
더 깔끔한 진술은 이렇다. 는 다항식환의 이데알이고, 가 주 이데알 정역이므로 이 이데알은 생성원 하나로 표현된다. 그 모닉 생성원이 다. 여기서 곧바로 따라오는 것이 나눗셈 성질 — 이면 이고, 특히 다.
2. 특성다항식과 무엇이 다른가[편집]
두 다항식은 근의 집합은 같고 중복도만 다르다. 가 의 근인 것과 의 고유값인 것은 동치다. 한쪽 방향은 에서 로 바로 나오고, 반대 방향은 에서 나온다. 따라서
이다. 몇 가지 예가 감을 잡아 준다.
| 행렬 | 특성다항식 | 최소다항식 |
|---|---|---|
| 단위행렬 | ||
| 멱영 조르당 블록 | ||
| 사영행렬 () | 랭크에 의존 | 의 약수 |
인 행렬을 비퇴화(nonderogatory) 또는 순환행렬이라 부른다. 이는 모든 고유값의 기하적 중복도가 1인 것과 동치이고, 다시 가 동반행렬과 닮음인 것과 동치다. 반대쪽 극단이 단위행렬 — 차수 1이다.
같은 정보를 다항식환 위의 가군으로 옮기면 의 스미스 표준형이 되고, 그때 는 마지막 불변인자, 는 모든 불변인자의 곱이라는 대응이 생긴다. 복소수체에 의존하지 않는 유리 표준형이 여기서 나온다.1
3. 조르당 형에서 읽어내기[편집]
지수 의 정체는 조르당 표준형이 정확히 알려준다. 크기 인 블록 에서 은 멱영이고 , 이므로 이 블록의 최소다항식은 정확히 다. 블록대각 행렬의 최소다항식은 블록별 최소다항식들의 최소공배수이므로,
이다. 반면 의 지수 는 그 고유값 블록들의 크기 총합이다. 최대냐 합이냐 — 딱 이 차이다. 를 고유값 의 지표(index)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가장 쓸모 있는 따름정리가 나온다.
가 대각화 가능 가 서로 다른 일차식의 곱 (중근 없음).
모든 이라는 것이 모든 블록이 이라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고유벡터를 세지 않고, 심지어 고유값을 구하지 않고도 대각화 가능성을 판정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면 라 사영행렬은 무조건 대각화 가능하고 고유값이 0과 1뿐이며, 그래서 대각합이 곧 랭크다 — 두 줄이면 끝난다.2
상수계수 선형 상미분방정식의 해 기저에 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지수다. 의 최고 차수를 정하는 것은 대수적 중복도가 아니라 최소다항식의 지수라는 사실은 임계 감쇠 진동계를 손으로 풀 때 실제로 쓰인다.
4. 크릴로프 차원의 상한[편집]
수치해석 쪽에서 이 개념이 밥값을 하는 곳은 여기다. 벡터 하나에 대해서도 같은 정의를 할 수 있다 — 인 최소 차수 모닉 다항식을 의 최소다항식, 그 차수 를 에 대한 의 등급(grade)이라 한다. 당연히 다. 그러면
이다. 크릴로프 부분공간은 차원에서 자라기를 멈추고 그 순간 불변 부분공간이 된다. 아놀디 알고리즘에서 이 되는 “행운의 붕괴”가 정확히 이 시점이다.
따라서 크리로프 부분공간법의 유한 종료성이 따라온다. 정확 산술에서 GMRES와 CG는 늦어도 회 안에 정확해에 도달한다. 이론적으로는 반복법이 아니라 직접법인 셈이다.
그런데 실전에서 진짜 지렛대는 차수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고유값의 개수다. 대각화 가능한 에 대해 GMRES 잔차는
로 눌린다. 서로 다른 고유값이 개뿐이면 그 점들을 근으로 갖는 차 다항식을 고를 수 있으므로 우변이 정확히 0 — 스텝 만에 끝난다. 전처리기가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전처리는 조건수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몇 개의 뭉치로 모아 낮은 차수 다항식이 그 위에서 작아지게 만든다. 진짜 최소다항식의 차수는 여전히 이지만, “실효 차수”가 뭉치 개수로 내려가는 것이다.3
5. 왜 부동소수점에서는 계산하지 않는가[편집]
는 행렬 성분에 대해 불연속이다. 이것 하나로 이야기가 끝난다.
의 최소다항식은 차수 1이다. 그런데 을 아무 으로나 흔들면 거의 확실히 고유값 개가 전부 달라지고, 그 순간 최소다항식은 특성다항식과 같아져 차수가 이 된다. — 반올림 한 번 — 이어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무작위로 뽑은 행렬은 거의 확실히 이고, 최소다항식이 짧아지는 것은 구조가 정확히 박혀 있을 때뿐이다.
여기에 후진 오차 해석의 논리를 얹으면 결론이 확정된다. 후진 안정한 알고리즘은 ” 근처 어떤 행렬의 정확한 답”을 준다. 그런데 근처 행렬은 거의 전부 최소다항식 차수가 이다. 따라서 후진 안정한 알고리즘은 원리적으로 최소다항식을 복원할 수 없다. 조르당 표준형이 계산 불가인 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이며, 실제로 둘은 같은 정보다.
연속적인 대체물이 의사스펙트럼이다. 을 놓고 “서로 다른 고유값이 몇 개냐”를 “해상도 에서 뭉치가 몇 개냐”로 바꾼다. 위의 다항식 상계도 대응물이 있어서, 의 길이를 이라 할 때
가 성립한다. 라는 계산 불가능한 양이 등고선 길이라는 잴 수 있는 양으로 바뀐 셈이다.
한술 더 뜨면, 비정규 행렬에서는 고유값 정보 자체가 수렴을 예측하지 못한다. 그린바움-프타크-스트라코시(1996)는 임의로 지정한 비증가 잔차 곡선과 임의로 지정한 스펙트럼에 대해, 정확히 그 곡선을 그리는 행렬과 우변이 존재함을 보였다. 스펙트럼과 GMRES 수렴 사이에는 원리적으로 아무 관계도 없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소다항식은 비정규 행렬의 수렴을 설명하는 언어로는 부족하다.
물론 최소다항식을 실제로 계산하는 세계도 있다. 정확 산술, 즉 유리수체나 유한체 위의 컴퓨터 대수다. 의 스미스 표준형을 구하거나, 크릴로프 수열의 첫 선형종속을 정확 연산으로 잡아내면 된다. 비드만(Wiedemann, 1986)의 희소 선형계 알고리즘은 유한체 위에서 수열 의 최소다항식을 베를레캄프-매시로 찾아 해를 구성하는데, 암호 분야의 대규모 희소 문제에서 여전히 현역이다.4
6. 관련 문서[편집]
- 케일리-해밀턴 정리 · 조르당 표준형 · 고유값 문제 · 행렬식
- 실베스터 공식 · 행렬함수 · 행렬 지수함수
- 크리로프 부분공간법 · 아놀디 알고리즘 · 전처리기 · 그람-슈미트
- 의사스펙트럼 · 비정규 행렬 · 조건수 · 후진 오차 해석
7. Footnotes[편집]
-
조르당 형은 특성다항식이 일차식으로 완전히 쪼개지는 체(대표적으로 )에서만 온전하지만, 불변인자와 유리 표준형은 임의의 체에서 성립한다. 그래서 유한체 위에서 선형대수를 하는 부호이론·암호 쪽 사람들은 조르당 대신 불변인자로 말한다. 같은 정보를 다른 언어로 쓰는 것뿐이지만, 언어를 잘못 고르면 정리 하나가 통째로 거짓이 된다. ↩
-
” 면 ” 는 선형대수 시험 단골인데, 최소다항식으로 접근하면 세 줄, 정공법으로 하면 한 페이지다. 시험장에서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
-
반대 방향의 함정도 있다. “고유값이 개뿐이니 스텝이면 끝난다”를 부동소수점에서 기대하면 안 된다. 크릴로프 벡터의 직교성이 무너지면 이론상 끝났어야 할 스텝에서 잔차가 남고, 계속 돌리면 다시 내려간다. GMRES/CG가 ” 스텝 직접법”이 아니라 “잘 전처리하면 훨씬 일찍 멈추는 반복법”으로 취급되는 이유다. ↩
-
여기서 재미있는 역전이 일어난다. 부동소수점에서는 “최소다항식을 계산한다”가 금기어인데, 유한체에서는 나눗셈에 오차가 없으므로 그것이 오히려 가장 빠른 길이 된다. 수치해석의 상식과 컴퓨터 대수의 상식이 정반대인 지점이고, 두 분야 사람이 같은 회의실에서 싸우는 단골 주제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