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랴푸노프 지수(Lyapunov exponent, )는 위상공간에서 무한히 가까웠던 두 궤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벌어지는 평균 지수 증가율로, 결정론적 계가 카오스인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정량적 지표다. 정의는 잔인할 정도로 단순하다.
이면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지수적으로 증폭된다 — 이게 “나비 효과”의 수학적 정의다. 이면 궤도가 서로 수렴하므로 고정점이나 주기 끌개다. 은 준주기(토러스)나 분기점 같은 경계 상황이다. 중요한 건 가 단순한 정성적 라벨이 아니라 시간의 역수 차원을 갖는 물리량이라는 점이다. 는 예측이 무너지는 특성 시간이고, 그 값을 알면 “이 계를 며칠까지 예보할 수 있는가”를 숫자로 답할 수 있다.1
분기 이론이 파라미터를 바꿀 때 해의 구조가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다룬다면, 랴푸노프 지수는 그렇게 만들어진 끌개 위에서 궤도가 얼마나 빨리 정보를 잃는지를 잰다. 아래 임베드는 그 이격 속도를 로렌츠-63 위에서 직접 재는 과정이다.
2. 정의를 조금 더 정직하게[편집]
위 정의에는 함정이 두 개 숨어 있다. 첫째, 극한을 먼저 잡아야 한다. 유한한 크기의 섭동을 그냥 오래 적분하면 끌개 지름에서 포화(saturate)해버려서 증가율이 0으로 수렴한다. 그래서 실제 계산은 궤도를 따라가는 접선 공간(tangent space)의 선형화된 방정식을 함께 푼다.
즉 자코비안 행렬을 궤도를 따라 계속 재평가하며 변분방정식을 동시에 적분하는 것이다. 야코비안을 손으로 유도하기 싫으면 자동 미분에 맡기면 된다.
둘째, 는 방향에 따라 다르다. 차원 계에는 개의 지수 가 있고 이를 랴푸노프 스펙트럼이라 부른다. 무작위로 고른 섭동 벡터는 거의 확실히 방향 성분을 갖기 때문에, 순진하게 하나만 적분하면 언제나 최대 지수 만 얻는다. 오셀레데츠의 곱셈 에르고딕 정리가 이 스펙트럼의 존재와, (에르고딕한 끌개 위에서) 초기점에 무관하다는 사실을 보장해 준다.
연속 시간 흐름에서 고정점이 아닌 궤도라면 흐름 방향으로는 항상 이다. 궤도를 따라 살짝 앞뒤로 민 섭동은 커지지도 작아지지도 않기 때문. 그러니 3차원 연속계의 스펙트럼이 이면 카오스, 이면 극한 순환이다. 해밀토니안 역학 계는 심플렉틱 구조 때문에 스펙트럼이 쌍으로 대칭이고 총합이 0이다. 반면 소산계는 총합이 음수이며, 그 값은 위상공간 부피 수축률과 같다(리우빌 정리 참고).
3. 1차원 사상 — 로지스틱 사상이 교과서인 이유[편집]
이산 사상 에서는 연쇄법칙 덕분에 정의가 아주 깔끔한 시간 평균으로 축약된다.
로지스틱 사상 이면 이므로, 궤도를 돌리면서 을 누적 평균만 하면 끝이다. 재규격화도 접선 방정식도 필요 없다 — 1차원 사상에서는 위 임베드가 로렌츠계에서 하는 일이 이 한 줄 합으로 줄어든다. 분기 이론 쪽에 이 곡선을 전 구간에 걸쳐 그린 그림이 있다. 알아둘 만한 값들.
| 거동 | ||
|---|---|---|
| 고정점 | ||
| 주기배가 분기 | ||
| 파이겐바움 축적점 | ||
| 주기-3 창 시작 | ||
| 완전 카오스 | (정확) |
에서 가 정확히 나오는 건 이 사상이 텐트 사상과 위상 켤레(conjugate)이기 때문이다. 반복 한 번마다 정보 1비트가 날아간다는 뜻 — 초기조건을 소수점 아래 50비트까지 알고 있어도 50번 반복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된다.
주기 창에서 가 0 아래로 급락하는 현상이 특히 교육적이다. 카오스 영역 한복판에 규칙적인 섬이 박혀 있다는 뜻이고, 파라미터를 아주 조금만 잘못 재도 예측 가능성이 정반대로 뒤집힌다. 실험 데이터로 를 추정할 때 오차 막대를 크게 잡아야 하는 이유다.
4. 스펙트럼 계산 — 벤티틴 알고리즘[편집]
만이 아니라 스펙트럼 전체를 원하면, 접선 벡터 개를 동시에 적분하되 주기적으로 그람-슈미트 재직교화를 해줘야 한다. 그냥 두면 모든 벡터가 방향으로 정렬되어 버리고, 노름은 오버플로한다. 벤티틴(Benettin) 알고리즘의 뼈대는 이렇다.
- 를 정규직교로 초기화한다.
- 시간 동안 궤도와 변분방정식을 함께 적분한다(룽게-쿠타법 4차면 충분).
- 벡터들을 그람-슈미트로 재직교화한다. 즉 분해를 한다.
- 를 각 에 대해 누적하고, 를 새 접선 벡터로 삼는다.
- 총 시간 로 나눈다: .
3단계가 사실상 QR 분해라서, 이 방법을 그냥 “QR 방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재직교화 간격 는 너무 길면 수치적으로 정렬이 진행되어 하위 지수가 오염되고, 너무 짧으면 비용만 든다. 보통 최대 지수의 특성 시간 보다 짧게 잡는다.
대표적인 검산 대상이 로렌츠-63()이다.
세 값의 합이 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 훌륭한 검증 조건이다. 발산항의 대각합이 상수이기 때문에 이건 이론적으로 정확히 성립한다 — 코드가 틀리면 여기서 바로 걸린다.2
5. 엔트로피, 차원, 그리고 예보 가능 기간[편집]
랴푸노프 스펙트럼은 그 자체로 두 개의 다른 양을 낳는다.
콜모고로프-시나이 엔트로피는 계가 단위 시간당 생산하는 정보량(=잃어버리는 정보량)이다. 페신 정리에 따르면 (SRB 측도를 갖는 계에서) 양의 지수들의 합과 같다.
카플란-요크 차원은 스펙트럼에서 끌개의 프랙탈 차원을 추정한다. 누적합 가 아직 양수인 최대 를 잡고,
로렌츠-63에 넣으면 이다. 3차원 공간에 있지만 부피는 0이고 면적은 무한한, 전형적인 이상한 끌개다.
가장 실무적인 결과는 예측 가능성 지평이다. 초기 오차 가 허용 오차 에 도달하는 시간은
로그가 붙어 있다는 게 핵심이다. 초기 관측 정밀도를 1000배 개선해도 예보 기간은 , 즉 겨우 7배 정도가 아니라 덧셈으로만 늘어난다. 대기 대순환의 오차 배가 시간이 대략 1.5~2일이라는 관측에서 나오는 “2주 벽”3이 바로 이 로그의 결과이고, 수치기상예보가 결정론적 단일 예보를 포기하고 앙상블 예보와 자료동화로 방향을 튼 이유다. 컴퓨터를 아무리 갈아넣어도 이 벽은 안 밀린다.
6. 수치 계산에서 조심할 것[편집]
- 과도응답을 버려라. 끌개에 안착하기 전 구간을 평균에 넣으면 값이 오염된다. 보통 앞부분 수천 스텝은 버린다.
- 유한 시간 지수(FTLE)와 구분하라. 짧은 구간에서 잰 는 궤도 위치에 따라 크게 요동친다. 이 요동 자체가 정보이며, 유체에서 FTLE 장의 능선을 뽑으면 라그랑주 결맞음 구조(LCS)가 되어 난류 천이나 혼합 해석에 쓰인다. 다만 그건 점근적 와는 다른 물건이다.
- 적분기의 인공 소산을 의심하라. 저차 적분기나 큰 시간 간격은 궤도에 수치 감쇠를 넣어 을 실제보다 작게 만든다. 시간 간격을 반으로 줄여도 값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다.
- 시계열 하나뿐이라면 야코비안이 없으므로 지연 좌표 임베딩 후 이웃 궤도의 이격을 추적하는 로젠슈타인/울프 방법을 쓴다. 잡음에 매우 취약하고, 데이터가 짧으면 있지도 않은 양의 를 만들어내기로 악명 높다.4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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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랴푸노프(1857~1918)는 카오스를 본 적이 없다. 그는 1892년 박사논문에서 상미분방정식 해의 안정성을 다루며 이 지수를 도입했고, 60여 년 뒤 이상한 끌개를 만난 사람들이 그 도구를 그대로 꺼내 썼다. 이름을 남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일반적인 정의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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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상태와 무관한 상수라, 로렌츠계는 위상공간 부피를 균일한 비율로 수축시킨다. 스펙트럼 합이 이 값과 안 맞으면 재직교화 간격이나 야코비안 구현을 의심하면 된다. 세상에 이렇게 친절한 단위 테스트가 흔치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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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츠 본인은 1963년 논문에서 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고, 대신 “두 상태의 차이가 8일마다 두 배”라는 식으로 배가 시간을 말했다. 이니 결국 같은 이야기인데, 실무자에게는 배가 시간 쪽이 훨씬 직관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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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붉은 잡음(1차 자기회귀 과정)에 로젠슈타인 방법을 돌려도 그럴싸한 양의 기울기가 나온다. 그래서 실험 시계열에서 “카오스를 발견했다”는 주장에는 대조군(서로게이트 데이터) 검정이 필수다. 1990년대에 이 검정을 안 거치고 나온 논문들이 지금은 조용히 인용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