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확대해도 똑같이 생겼다. 그리고 차원이 정수가 아니다.
프랙탈(fractal)은 부분이 전체와 닮은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을 가지며, 그 결과 길이·넓이 같은 통상적인 척도로는 크기를 잴 수 없고 비정수 차원으로 특징지어지는 기하학적 대상이다. 만델브로(Benoît Mandelbrot)가 1975년 “부서진, 불규칙한”을 뜻하는 라틴어 fractus에서 따와 이름 붙였다.
핵심은 “예쁜 그림”이 아니라 척도 불변성이다. 자를 바꿔가며 재도 같은 지수 법칙이 나온다는 것 — 그래서 프랙탈은 멱법칙, 상전이의 임계현상, 재규격화군, 카오스 이론의 이상한 끌개와 한 몸으로 붙어 다닌다.
2. 차원을 다시 정의하기[편집]
직관적 차원(위상 차원)은 정수만 준다. 프랙탈에는 다른 자가 필요하다.
상자 세기 차원(box-counting dimension)이 계산이 가장 쉽고 실무 표준이다. 집합을 한 변 인 격자로 덮을 때 필요한 상자 수를 이라 하면
로그-로그 그래프에 대 을 찍고 기울기를 재는 것이 전부라, 이미지·실측 데이터에 바로 쓸 수 있다.
하우스도르프 차원은 형태의 측도가 0에서 로 뛰는 임계 지수 로 정의되며, 수학적으로 가장 엄밀하지만 계산이 고약하다. 일반적으로 이고, 아래의 얌전한 자기유사 집합들에서는 둘이 일치한다.
상사 차원(similarity dimension)은 전체가 축소비 짜리 복사본 개로 정확히 덮이는 엄격 자기유사 집합에 한해 쓰는 지름길이다.
이 공식으로 고전적인 집합들의 차원을 바로 계산할 수 있다.
| 집합 | 복사본 수 | 축소비 | 차원 |
|---|---|---|---|
| 칸토어 3분 집합 | 2 | 1/3 | |
| 코흐 곡선 | 4 | 1/3 | |
| 시에르핀스키 삼각형 | 3 | 1/2 | |
| 시에르핀스키 카펫 | 8 | 1/3 | |
| 멩거 스펀지 | 20 | 1/3 |
칸토어 집합은 점(0차원)보다는 크고 선(1차원)보다는 작으며, 멩거 스펀지는 부피 0에 표면적 무한대인 주제에 차원은 2.73이다.1
3. 반복함수계와 카오스 게임[편집]
프랙탈을 만드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반복함수계(IFS)다. 축소 사상 의 모음이 주어지면, 허친슨 연산자 는 축소 사상이므로 유일한 부동점 를 갖는다. 이 부동점이 곧 끌개, 즉 프랙탈이다. 시에르핀스키 삼각형은 아핀 사상 3개, 반슬리 고사리는 4개면 끝난다 — 고사리 이미지 전체가 실수 24개로 압축되는 셈이다.
렌더링에는 결정론적 반복 대신 카오스 게임이 압도적으로 싸다. 아무 점에서 출발해 사상 하나를 확률적으로 골라 적용하는 것을 수십만 번 반복하고 점을 찍기만 하면 된다. 초반 몇십 점(과도 구간)만 버리면 궤도가 끌개 위에 눌러앉는다. 메모리는 점 하나면 충분하다.
4. 만델브로 집합과 탈출시간 알고리즘[편집]
복소 이차 사상 를 에서 반복할 때 발산하지 않는 의 집합이 만델브로 집합 이고, 를 고정하고 를 훑어 얻는 집합이 줄리아 집합이다. 둘의 관계는 깔끔하다 — 줄리아 집합이 연결이면 , 아니면 칸토어 먼지다.
구현은 탈출시간 알고리즘 한 줄로 요약된다. 가 되면 반드시 발산하므로, 반경 2를 넘는 데 걸린 반복 횟수 을 색으로 칠한다. 반복 상한에 걸리면 집합 내부로 간주해 검게 남긴다.2 색 띠의 계단을 없애려면 같은 매끄러운 반복 횟수를 쓴다.
주의할 점 — 만델브로 집합 자체는 엄격 자기유사가 아니다. 확대할 때마다 미니 만델브로가 나오되 주변 장식이 조금씩 다르다(준자기유사). 게다가 경계의 하우스도르프 차원은 시시쿠라(1998)가 증명한 대로 정확히 2다. 넓이가 유한한 도형의 테두리가 면과 같은 차원을 갖는다는, 대단히 프랙탈다운 결론.
5. 해안선 역설과 자연의 프랙탈[편집]
1967년 만델브로의 How Long Is the Coast of Britain? 는 프랙탈 개념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논문이다. 자 길이 으로 해안선을 재면 총 길이가
로 자를 줄일수록 계속 늘어난다. 영국 서해안은 ,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은 , 반면 밋밋한 남아프리카 해안은 다. 즉 해안선의 “진짜 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측정 척도를 명시하지 않은 해안선 길이 수치는 무의미하다.3 이 데이터의 원본은 사실 리처드슨이 국경선 길이와 전쟁 발발 확률의 상관을 조사하다 남긴 부산물이었다.
자연에서 프랙탈은 이례가 아니라 기본값에 가깝다.
- 분기 구조: 혈관, 기관지, 하천망, 번개 방전 경로. 유한한 부피 안에 최대 표면적을 욱여넣는 최적화의 결과다.
- 응집 성장: 확산 제한 응집(DLA) 클러스터는 2차원에서 . 전기 증착·유전 파괴 패턴이 이 값 근처로 모인다.
- 임계 클러스터: 퍼콜레이션 임계점 의 무한 클러스터는 2차원에서 정확히 . 임계점에서만 프랙탈이고, 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상관길이 이상에서 균질해진다.
- 난류: 소산 영역의 간헐적 구조는 단일 차원 하나로 안 잡히고 다중프랙탈이 필요하다.
6. 다중프랙탈 맛보기[편집]
집합의 모양만이 아니라 그 위에 놓인 측도(질량·소산률·전류 등)의 분포까지 척도 불변일 때, 차원 하나로는 부족하다. 상자 의 측도를 이라 하고 차 모멘트를 보면
으로 일반화 차원 가 정의된다. 이 상자 세기 차원, 이 정보 차원, 가 상관 차원이다. 의 르장드르 변환 가 특이성 스펙트럼이고, 이 곡선의 폭이 곧 불균일성의 척도다. 단일프랙탈이면 가 에 무관한 상수이고, 폭이 있으면 다중프랙탈이다.
7. 그래픽스에서의 프랙탈[편집]
컴퓨터 그래픽스는 프랙탈의 가장 실용적인 소비처다.
- 중점 변위법 / 다이아몬드-사각형 알고리즘. 선분(또는 사각형)의 중점을 잡고 무작위 변위를 더한 뒤 재귀하되, 단계마다 변위 크기를 배로 줄인다. 여기서 가 허스트 지수이고, 얻어지는 지형면의 상자 차원은 다. 가 작으면 험준한 바위산, 크면 완만한 구릉이 나온다. 스타트렉 II의 제너시스 시퀀스(1982)가 이 기법의 첫 상업적 대박.
- 절차적 노이즈. 펄린 노이즈를 주파수 2배·진폭 절반으로 여러 옥타브 겹치는 fBm 합성은 사실상 이산 프랙탈 합성이다. 구름, 대리석, 지형 텍스처의 국룰.
- L-시스템. 문자열 재작성 규칙으로 나무·식물을 생성. IFS의 사촌 격이며 셀룰러 오토마타와도 발상이 닿아 있다.
- 거리 추정 레이마칭. 3D 프랙탈(멩거 스펀지, 만델벌브)을 부호 있는 거리 함수로 정의하고 레이 트레이싱하듯 전진시켜 렌더링한다. 폴리곤이 없어도 무한 디테일이 나오는 이유.
렌더링에서 프랙탈이 사랑받는 이유는 결국 압축비다. 규칙 몇 줄과 시드 하나면 무한한 디테일을 생성할 수 있으니, 디스크에 지형 데이터를 쌓는 대신 GPU에 계산을 갈아 넣는 거래가 성립한다.
8. 관련 문서[편집]
- 카오스 이론 · 랴푸노프 지수 · 분기 이론
- 멱법칙 · 퍼콜레이션 · 상전이 · 재규격화군
- 자기조직화 · 셀룰러 오토마타 · 랭턴의 개미
- 간헐성 · 구조함수 · 콜모고로프 스케일
- 컴퓨터 그래픽스 · 레이 트레이싱
- 몬테카를로 방법
9.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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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이 무한대인데 부피가 0인 물건은 도색 비용도 무한대고 담을 물도 없다. 다행히 실제 멩거 스펀지 모형은 유한 단계에서 멈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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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발산하지 않았다”는 판정은 어디까지나 반복 상한까지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경계 근처를 확대할수록 상한을 올려야 하고, 그래서 만델브로 줌 영상은 뒤로 갈수록 프레임당 연산이 폭증한다. 딥 줌에서는 배정밀도로도 모자라 다중정밀도 산술과 섭동 기법(perturbation)을 동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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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라마다 공식 해안선 길이가 제각각이다. CIA World Factbook과 각국 통계청 수치가 몇 배씩 차이 나는 것은 누가 틀려서가 아니라 자의 길이가 달라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