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비리얼 정리 Virial Theorem | |
|---|---|
| 제안 | 루돌프 클라우지우스 (1870) |
| 어원 | 라틴어 vis(힘)에서 온 virial |
| 일반형 | 2⟨T⟩ = −Σ⟨r·F⟩ |
| 역제곱 힘 | 2⟨T⟩ + ⟨V⟩ = 0 |
| 주 용도 | MD 압력 측정, 은하단 질량, 전자구조 수렴 진단 |
비리얼 정리(virial theorem)는 유계 운동을 하는 역학계에서 평균 운동에너지와 입자에 작용하는 힘이 위치와 이루는 내적의 평균을 묶어 주는 항등식으로, 다음 형태로 쓴다.
우변을 클라우지우스가 비리얼이라 이름 붙였다(라틴어 vis = 힘). 방정식을 풀지 않고도 평균값들 사이의 관계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싸게 먹히는 정리이며, 그래서 분자 상자에서 은하단까지 스케일을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2. 클라우지우스의 유도[편집]
증명은 한 페이지도 안 된다. 보조량 를 정의하고 시간으로 미분한다.
이제 시간 평균을 낸다. 좌변은 인데, 운동이 유계이면 도 유계이므로 에서 0으로 간다. 남는 것이 위 정리다. 주기 운동이라면 한 주기 평균만으로 정확히 성립한다.
전제를 정확히 새겨 둘 값어치가 있다. 필요한 것은 (a) 위치와 운동량이 발산하지 않는 유계 운동, (b) 충분히 긴 평균 시간뿐이다. 산란처럼 입자가 무한대로 달아나는 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퍼텐셜이 차 동차함수, 즉 이면 오일러의 동차함수 정리에서 이므로 관계가 놀랄 만큼 단순해진다.
- 중력·쿨롱 (): , 곧 . 총에너지는 로, 묶인 계의 총에너지는 항상 음수이고 그 크기가 평균 운동에너지와 같다.
- 조화진동자 (): . 스프링의 에너지가 운동과 위치에 반씩 나뉜다는 익숙한 결과.
중력계의 는 기묘한 따름정리를 낳는다. 에너지를 잃으면 가 커진다 — 즉 뜨거워진다. 별이 복사로 에너지를 잃으며 오히려 중심이 달아오르는 이유이자, 자기중력계가 음의 열용량을 갖는 이유다(미시정준 앙상블 참고).1
3. MD에서 압력을 재는 법[편집]
시뮬레이션 실무에서 비리얼 정리의 최대 용도는 압력 추정량이다. 상자 벽을 통한 운동량 전달을 통계역학으로 번역하면 다음이 나온다.
첫 항이 이상기체, 둘째 항이 비리얼 보정이다. 텐서로 확장하면 응력 텐서가 되고, 성분별로
이 된다. 대각 성분의 평균이 압력, 비대각 성분이 전단응력이며 후자의 시간상관에서 그린-쿠보 관계로 점성 계수까지 뽑아낸다. MD 코드가 힘 계산 루프 안에서 를 함께 누적해 두는 이유가 이것이다.
3.1. 주기경계조건이라는 지뢰[편집]
여기서 초보자가 반드시 한 번은 밟는 함정이 있다. 위 식을 보고 “그럼 절대좌표로 를 쌓으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끝장이다. 주기경계조건 아래에서 절대좌표 형태는 두 번 죽는다.
- 원점 의존성. 주기계에서는 원점을 옮기면 가 통째로 달라진다. 총 힘이 0이라 상쇄될 것 같지만, 이미지 입자들에 걸린 힘까지 세지 않으면 그 상쇄가 성립하지 않는다.
- 좌표 되감기(wrapping). 입자가 벽을 넘어 반대편으로 순간이동할 때마다 가 만큼 점프하고, 비리얼이 그 순간 스파이크를 찍는다.
정답은 쌍합 형태를 최소 이미지 상대좌표로 계산하는 것이다. 를 최소 이미지 규약으로 접어 쓰면 원점에 무관하고 되감기에도 연속이며, 병진 불변성이 자동으로 보장된다. 실제로 압력만 이상하고 온도·에너지는 멀쩡하다면 십중팔구 이 지점이다.2
두 가지 추가 항도 잊으면 안 된다. 구속 동역학의 구속력은 원자에 실제로 작용하는 힘이므로 비리얼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에발트 합산의 상반격자 항은 애초에 쌍합으로 쓸 수 없어 변형(strain)에 대한 미분으로 따로 유도한 표현을 쓴다. 이 둘 중 하나만 빠져도 등온등압 앙상블 계산의 밀도가 몇 퍼센트 어긋난다.3
4. 천체물리의 비리얼 질량[편집]
중력계에서 을 크기 , 속도분산 인 별·은하 무리에 대입하면 질량이 튀어나온다.
빛을 얼마나 내는지와 무관하게, 속도만 재면 질량이 나온다는 것이 이 추정의 위력이다. 1933년 츠비키가 머리털자리 은하단에 이 식을 적용했더니 밝기에서 추정한 질량보다 훨씬 큰 값이 나왔고, 그 차이가 오늘날 암흑물질 문제의 출발점이 됐다.
물론 전제가 있다. 계가 비리얼 평형에 도달해 있어야 한다. 병합 중인 은하단, 아직 이완되지 않은 젊은 성단에서는 이라 질량이 과대평가된다. 표면항(외부 압력)이 있는 계에서는 정리 자체에 보정항이 붙는다.
5. 양자역학판과 수렴 진단[편집]
양자역학에서도 정리는 그대로 살아 있다. 정상상태에서 이고, 순수 쿨롱 상호작용만 있는 원자에서는
가 정확히 성립한다. 이게 전자구조 계산에서 공짜 품질 검사로 쓰인다. 하트리-폭 방법이나 밀도범함수이론 계산 결과의 비가 2.000에서 눈에 띄게 벗어나 있으면, 기저집합이 불완전하거나 SCF가 제대로 안 풀렸다는 신호다.4 기저함수의 지수를 스케일링해 이 비를 강제로 2로 맞추는 “비리얼 스케일링” 기법도 있으며, 기저집합 품질을 논하는 완전기저 극한 논의와 맞닿아 있다.
분자에서는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핵이 고정된 본-오펜하이머 근사 아래에서는 정리가
로 확장되며, 우변은 핵에 걸린 힘이 0인 평형 기하에서만 사라진다. 즉 분자에서 를 기대하려면 먼저 구조 최적화가 수렴해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모르고 아무 기하에서나 비를 재고 “계산이 틀렸다”고 결론 내리는 것이 흔한 오진이다.
6. 관련 문서[편집]
- 주기경계조건 · 분자동역학 · 등분배 정리
- 등온등압 앙상블 · 구속 동역학 · 에발트 합산
- 하트리-폭 방법 · 밀도범함수이론 · 완전기저 극한
- 본-오펜하이머 근사 · 슈뢰딩거 방정식
- 미시정준 앙상블 · 정준 앙상블 · 화학 퍼텐셜
- 해밀토니안 역학 · 뇌터 정리
- 암흑물질 · 비리얼 계수
7.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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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별은 식으면서 뜨거워진다”는 말이 성립한다. 처음 들으면 헛소리 같지만 한 줄이면 끝나는 얘기다. 중력이 걸린 통계역학이 유독 골치 아픈 이유의 절반이 이 음의 열용량에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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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는 300 K로 잘 맞는데 압력만 -2000 bar에서 안 올라온다”는 질문이 포럼에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답은 거의 항상 비리얼을 절대좌표로 쌓았거나, 장거리 보정을 빠뜨렸거나 둘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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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강체 분자를 쓸 때는 원자 비리얼과 분자 비리얼 중 무엇을 쓰느냐는 선택지가 더 붙는다. 평균 압력은 같게 나오지만 순간값의 요동 크기가 달라서, 바로스탯의 반응 특성이 바뀐다. 같은 계를 두 코드로 돌렸을 때 밀도 수렴 속도가 다른 이유 중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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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출력의 “Virial ratio” 줄을 아무도 안 본다는 게 함정. 그 한 줄이 몇 시간짜리 계산이 헛돌았는지를 공짜로 알려주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에너지 값만 복사해 표에 붙여 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