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중성자 수송(neutron transport)은 물질 속을 날아다니는 중성자의 분포를 선형 볼츠만 방정식으로 기술하고 푸는 분야다. 원자로 노심 설계, 차폐 계산, 핵연료 연소, 의료용 중성자 치료, 임계 안전성 평가가 전부 여기에 걸려 있다.
물리적으로는 복사 전달 방정식과 뼈대가 완전히 같다. 위치 , 방향 , 에너지 로 이루어진 6차원 위상공간에서 “직진하며 잃고, 산란으로 얻는” 균형을 쓰는 것이다. 광자냐 중성자냐만 다르다. 방정식이 선형인 이유도 같다 — 중성자 밀도가 매질의 원자핵 밀도보다 십수 자릿수 낮아서 중성자끼리 충돌할 일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볼츠만 방정식의 악명 높은 이차 충돌항이 없다. 대신 광자 쪽에는 없는 항이 붙는다. 핵분열이다.
2. 수송 방정식[편집]
정상상태 방정식은 이렇게 생겼다.
여기서 는 각속중성자속(angular flux), 는 이를 전 방향에 대해 적분한 스칼라속, 는 각각 전(全)·산란·핵분열 거시 단면적이다. 이 평균자유행로이고, 이를 경로 길이로 적분한 것이 광학 두께다.
핵심은 우변 둘째 항 다. 는 핵분열 1회당 나오는 중성자 수(U-235 열중성자 분열에서 약 2.4개), 는 그 중성자가 어떤 에너지로 태어나는지를 주는 분열 스펙트럼이다. 즉 중성자가 중성자를 낳는다. 이 되먹임 때문에 문제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에너지 의존성은 보통 다중군(multigroup)으로 이산화한다. eV부터 20 MeV까지 10여 자릿수에 걸친 에너지 축을 유한 개 군으로 쪼개고, 각 군 안에서 속을 가중치로 삼아 단면적을 평균낸다. 문제는 이 평균이 답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특히 U-238의 공명 흡수 영역에서는 속이 공명 골짜기에서 깊게 파이는 자기차폐(self-shielding)가 일어나므로, 이를 무시하고 단순 평균하면 흡수를 심하게 과대평가한다.1
3. 고유값 문제와 [편집]
외부 선원 가 없는 원자로에서는 위 방정식이 그대로는 자명해만 갖는다. 균형이 정확히 맞는 특별한 상태에서만 비자명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분열 항을 인위적으로 로 나눠 고유값 문제로 만든다.
여기서 는 유효증배계수로, 물리적으로 “한 세대의 중성자가 다음 세대에 몇 배가 되는가”다. 이면 초임계, 이면 임계, 이면 미임계다. 원자로 설계란 결국 제어봉과 붕산 농도를 조절해 를 1.00000 근처에 붙들어 두는 일이다.2
이 고유값 문제는 최대 고유값 하나만 필요하므로 거듭제곱법으로 푼다. 분열원 분포를 추측하고 → 수송 방정식을 풀어 새 분열원을 얻고 → 비를 취해 를 갱신하고 → 정규화 후 반복. 수렴 속도는 지배비(dominance ratio) 가 결정하는데, 크고 느슨하게 결합된 노심에서는 이 값이 0.99를 넘어가서 수백 번 반복해도 형상이 안 잡힌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체비셰프 가속, 조밀-성긴 격자 재균형, 크리로프 부분공간법 기반 야코비-없는 뉴턴법 같은 가속 기법을 얹는다. 공간 반복 자체는 반복법과 다중격자법의 세계 그대로다.
4. 결정론적 방법[편집]
4.1. 이산종좌표법 (S)[편집]
각도 변수를 유한 개 방향 과 구적 가중치 으로 이산화하는 방식이 이산종좌표법(discrete ordinates, S)이다. 각 방향에 대해 방정식이 1차 이류 방정식이 되므로, 상류에서 하류로 격자를 훑으며 푸는 스위프(transport sweep)로 해결된다. 유한체적법의 상류 차분과 발상이 같다.
대표적 병폐가 레이 효과(ray effect)다. 광학적으로 얇은 영역에 국소 선원이 있으면, 유한 개 방향만 추적하는 탓에 선원에서 뻗어나가는 빛살 모양의 비물리적 무늬가 답에 새겨진다. 방향 수를 늘리면 줄지만 비용은 방향 수에 비례해 늘어나고, 완전히 없애려면 1차 산란을 해석적으로 처리하는 등의 별도 처방이 필요하다. 여기에 음의 속(negative flux)이 나오는 공간 차분 문제까지 겹치면 고정 처리(fix-up)를 넣게 되고, 그러면 보존성이 흔들린다.
4.2. 구면조화법 (P)과 확산 근사[편집]
각속을 구면조화 함수로 전개해 유한 차수에서 자르는 것이 P 이다. 방향에 대해 매끄러운 근사이므로 레이 효과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합된 모멘트 방정식들이 서로 얽혀 구현이 까다롭다.
에서 자르면 그 유명한 확산 근사가 나온다. 픽의 법칙 를 가정하는 것과 같고, 결과는 익숙한 확산 방정식이다.
싸고 튼튼하지만 가정이 셈이 세다 — 산란이 지배적이고, 흡수가 약하고, 경계와 강한 흡수체에서 멀어야 한다. 제어봉 표면이나 노심-반사체 경계에서는 그냥 틀린다.
4.3. 2단계 실무 흐름[편집]
전 노심을 연속 에너지 수송으로 직접 푸는 건 지금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상용 원자로 노심 해석은 오랫동안 2단계로 굴러왔다.
- 격자 물리 계산(lattice physics): 연료 집합체 하나를 2차원 수송으로 정밀하게 푼다. 여기서 특성선법(MOC) 이 표준인데, 도메인을 관통하는 직선 궤적을 따라 수송 방정식을 적분하는 방식이라 복잡한 연료봉 형상을 격자 없이 다룰 수 있다. 발상은 쌍곡형 PDE의 특성곡선법과 같다.
- 노심 계산: 1단계에서 얻은 2군(혹은 소수군) 균질화 단면적을 노달 확산 solver에 넣어 전 노심을 푼다. 균질화 손실은 불연속 계수(discontinuity factor)로 보정한다.
이 2단계 흐름은 수십 년간 검증된 물건이지만, 최근에는 계산 자원이 늘면서 전 노심 직접 수송 계산도 현실화되고 있다.
5. 몬테카를로 방법[편집]
반대편 접근은 중성자를 한 마리씩 따라다니는 것이다. 몬테카를로 방법으로 다음 충돌까지의 거리를 지수분포에서 뽑고, 어떤 핵종과 어떤 반응을 했는지 단면적 비율로 뽑고, 산란 후 방향과 에너지를 운동학으로 정한다.
최대 장점은 연속 에너지와 정확한 기하다. 다중군 근사도, 격자 이산화도, 각도 이산화도 필요 없다. 공명 자기차폐가 저절로 처리되고, 복잡한 3차원 형상을 그대로 다룬다. 대표 코드로 미국 LANL의 MCNP, 핀란드 VTT의 Serpent, 오픈소스인 OpenMC가 있다.
대가는 통계 오차다. 오차는 로 줄어드므로 자릿수 하나 개선하려면 이력 수를 100배 늘려야 한다. 그리고 고유값 계산에는 결정론적 방법에 없는 고약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소스 수렴이다. 세대마다 분열원 분포가 갱신되는 구조는 본질적으로 마르코프 연쇄 몬테카를로이므로 초기 세대는 버려야(inactive cycle) 하고, 지배비가 1에 가까운 대형 노심에서는 그 버릴 세대가 수백~수천이 된다. 게다가 세대 간 상관 때문에 순진하게 계산한 표준편차가 실제보다 작게 나온다 — 답이 틀렸는데 오차 막대는 예뻐 보이는,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위험한 종류의 실패다. 그래서 샤논 엔트로피 같은 소스 수렴 진단을 반드시 같이 본다.3
5.1. 분산 감소[편집]
차폐 계산처럼 “선원에서 멀리 떨어진 검출기에 도달하는 극소수 중성자”가 답인 문제에서는 순진한 MC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분산 감소(variance reduction) 기법을 쓴다. 원리는 중요도 표본추출이며, 입자에 가중치를 부여해 물리적 기댓값을 보존하면서 표본 배치만 바꾼다.
- 스플리팅: 중요한 영역으로 들어온 입자를 개로 쪼개고 각 가중치를 로.
- 러시안 룰렛: 덜 중요한 영역의 저가중치 입자를 확률적으로 죽이고, 살아남은 놈의 가중치를 키운다.
- 가중 창(weight window): 위 둘을 공간·에너지별 가중치 상·하한으로 자동화한 것. 상한을 넘으면 쪼개고 하한 밑이면 룰렛.
- 암묵 포획(implicit capture): 흡수로 입자를 죽이는 대신 가중치만 깎아 이력을 이어간다.
가중 창 파라미터를 사람이 손으로 잡는 건 고행이라, 요즘은 값싼 결정론적 수반(adjoint) 계산으로 중요도 함수를 만들어 자동 생성하는 혼합 방법(CADIS 등)이 표준에 가깝다. 결정론적 방법과 몬테카를로가 경쟁이 아니라 협업 관계인 대표적 지점이다.
검증 측면에서는 임계 실험 벤치마크(ICSBEP 등)와의 비교가 검증 및 확인의 뼈대를 이룬다. 코드가 아무리 정교해도 입력이 되는 핵 데이터(ENDF/B, JEFF 등)의 불확실성 아래로는 못 내려가기 때문이다.
6. 관련 문서[편집]
- 복사 전달 방정식 · 광학 두께
- 볼츠만 방정식 · 평균자유행로
- 거듭제곱법 · 고유값 문제 · 크리로프 부분공간법
- 몬테카를로 방법 · 중요도 표본추출 · 마르코프 연쇄 몬테카를로
- 구면조화 함수 · 특성곡선법
- 유한체적법 · 반복법 · 다중격자법
- 열전달 해석 · 다물리 연성해석
- 검증 및 확인 · 병렬 컴퓨팅
7.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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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군 단면적을 만들려면 속을 알아야 하고, 속을 구하려면 단면적이 필요하다. 이 순환은 근사적 속 스펙트럼으로 끊는데, 그래서 “격자 물리 계산이 절반은 예술”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격자만 잘 만들면 되는 CFD가 순박해 보이는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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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게 즉발 중성자만 있었다면 세대 시간이 마이크로초 단위라 인간이 제어할 방법이 없다. 원자로가 제어 가능한 것은 전체의 0.65%(U-235 기준) 정도인 지연 중성자 덕분이다. 이 조금씩 늦게 나오는 중성자가 실효 세대 시간을 0.1초 수준으로 늘려준다. 인류가 원자로를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이 0.65% 덕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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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오차가 작게 나왔다”와 “답이 맞다”는 전혀 다른 명제다. 수렴 안 된 분열원으로 100만 이력을 돌리면 매끈하고 정밀한 오답을 얻는다. MCMC 하는 사람들이 번인(burn-in)과 유효표본크기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이유와 정확히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