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평균자유행로(mean free path, )는 입자가 다음 충돌까지 이동하는 거리의 평균이다. 기체 분자든 광자든 중성자든, “얼마나 멀리 가야 뭔가에 부딪히나”를 묻는 순간 나오는 길이 척도다. 강체구 기체에서는
로, 수밀도 과 충돌단면적 에 반비례한다. 여기서 는 분자 지름이고, 두 분자의 중심이 이내로 접근하면 충돌로 세는 것이 강체구 규약이다. 상온 1기압 공기( Å)에서 약 68 nm. 이 값을 형상 크기로 나눈 무차원수가 크누센수이며, 그쪽 문서가 유동 영역 구분을 맡는다면 이 문서는 자체를 다룬다.
2. 는 어디서 오나[편집]
가장 자주 틀리는 지점이다. 분자 하나가 나머지를 정지한 표적으로 보고 지나간다면 단위 시간에 쓸고 가는 부피가 이므로 가 나온다. 클라우지우스가 처음 쓴 값이 이것이었다.
하지만 표적도 움직인다. 충돌 빈도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속도가 아니라 상대속도다. 두 분자의 속도가 독립인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따르면 상대속도 역시 맥스웰 분포를 따르는데, 이때 유효 질량이 환산질량 이므로
가 된다. 따라서 충돌 빈도는 , 평균자유행로는 . 는 기하가 아니라 통계에서 나온 인자이고, 맥스웰이 클라우지우스를 교정하며 넣었다.1
숫자로 감을 잡아 두면 좋다. 상온 1기압 공기에서 m/s, nm이므로 충돌 빈도는 약 , 평균 충돌 시간은 약 ns다. 분자가 자기 지름의 200배쯤 날아간 뒤 다시 부딪히는 셈이고, 이 “성긴 정도”가 이상기체 근사가 잘 먹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3. 단면적과 분자 모형[편집]
를 상수로 두는 강체구 모형(HS)은 편하지만 실제와 어긋난다. 실기체의 점성은 ()인데 강체구는 밖에 못 낸다. 그래서 직접 시뮬레이션 몬테카를로에서는 단면적이 상대속도에 의존하는 VHS(가변 강체구) 모형
를 표준으로 쓴다. 산란각 분포는 등방으로 두되 단면적만 속도에 맡기는 절충이라 계산이 싸고, 점성 온도지수를 실측에 맞출 수 있다. 산란각까지 손보면 VSS 모형이 되고, 이러면 확산계수까지 맞출 수 있다.
4. 자유행로는 지수분포다[편집]
“평균”만 보고 모든 분자가 씩 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단위 거리당 충돌 확률이 위치와 무관하게 로 일정하므로, 아직 안 부딪혔을 확률은
즉 자유행로는 지수분포이고 무기억성을 가진다. 방금 충돌한 분자나 이미 를 달려온 분자나 앞으로 갈 거리의 기댓값이 똑같이 다. 이 성질 덕에 입자 수송 몬테카를로는 균등난수 하나로 를 뽑아 다음 충돌 지점을 바로 정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훨씬 긴 거리를 무충돌로 통과하는 분자가 지수적으로 적긴 해도 0은 아니라는 것이, 두꺼운 차폐체를 설계할 때 안전율을 갉아먹는 꼬리다.
5. 수송계수 — 점성이 압력과 무관한 이유[편집]
기초 운동론에서 운동량을 만큼 실어 나르는 그림을 세우면 점성이 나온다.
( 로 어림하는 교과서도 많고, 강체구 채프먼-엔스코그 전개의 1차 근사는 계수 다.) 여기에 과 를 넣으면 이 완전히 약분된다.
기체의 점성이 압력·밀도와 무관하다는, 직관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결론이다. 밀도가 절반이 되면 운동량을 나르는 분자 수가 절반이 되지만 각 분자가 두 배 멀리 나르므로 정확히 상쇄된다. 맥스웰 본인도 안 믿어서 1866년 아내 캐서린과 함께 감압 챔버 속 원판의 비틀림 감쇠를 측정했고, 넓은 압력 범위에서 감쇠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2
열전도도도 같은 구조라 로 압력 무관이고, 그래서 단원자 기체의 프란틀수가 근처에 고정된다. 다만 확산계수는 다르다. 자기확산 에는 가 안 곱해져 있어 로 압력에 반비례한다. 진공을 올릴수록 확산은 빨라지지만 점성은 그대로인, 흔히 헷갈리는 대목이다.
6. 진공·복사·중성자[편집]
- 진공 기술. 라 공기 기준 이 상수다. Pa에서 약 7 mm, Pa에서 약 7 m. 챔버 치수보다 가 커지는 순간 유동이 점성 영역에서 분자 영역으로 바뀌고, 배관 컨덕턴스 공식과 펌프 선정 기준이 통째로 달라진다.
- 복사 전달. 광자의 평균자유행로 를 경로에 걸쳐 적분한 것이 광학 두께 다(복사 전달 방정식). 인 광학적으로 두꺼운 매질에서는 복사가 확산처럼 굴어 로스랜드 근사가 성립하고, 별 내부에서 광자가 무작위걷기로 표면까지 나오는 데 수만 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여기서 나온다.
- 중성자 수송. 거시 단면적 의 역수가 곧 다. 원자로 노심 크기를 단위로 재는 것이 임계 계산의 출발점이고, 확산 근사가 성립하는지도 이 비율이 정한다.
기체 밖으로 나가도 개념은 그대로다. 금속 안 전자의 평균자유행로는 드루드 모형에서 전기전도도를 결정하고, 박막 두께가 그 값에 근접하면 표면 산란 때문에 저항이 두께에 의존하기 시작한다(배선 미세화의 고질병). 포논 분산에서 얻은 포논 평균자유행로도 마찬가지라, 소자 특성 길이가 그보다 작아지면 푸리에 열전도 법칙이 깨지고 준탄도 수송으로 넘어간다. 연속체 방정식이 성립하는 조건은 언제나 “특성 길이 평균자유행로”라는 같은 문장이다.
7. 시뮬레이션에서[편집]
DSMC의 격자와 시간간격 제약이 전부 에서 나온다. 셀 크기는 보다 확실히 작아야 하고(통상 ), 시간간격은 평균 충돌 시간 보다 작아야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 DSMC는 한 셀 안의 분자를 위치와 무관하게 짝지어 충돌시키므로, 셀이 보다 크면 실제로는 못 만날 거리의 분자끼리 운동량을 교환해 인공 점성이 생긴다. 이 오차가 와 로 스케일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서, 수렴 연구 없이 격자를 키우면 점성이 조용히 부풀어 오른다.3 반대로 셀을 무작정 줄이면 셀당 분자 수가 모자라 통계 잡음이 폭발하므로, 실무에서는 국소 를 매 시간간격 다시 계산해 격자를 적응적으로 조절한다.
같은 논리가 격자 볼츠만 방법에도 있다. 완화시간 가 충돌 시간에 대응하고 로 점성이 결정되므로, 격자 단위로 환산한 가 결국 그 코드가 흉내 내는 크누센수를 정한다.4
8. 관련 문서[편집]
- 크누센수 · 맥스웰-볼츠만 분포
- 볼츠만 방정식 · 채프먼-엔스코그 전개
- 직접 시뮬레이션 몬테카를로 · 격자 볼츠만 방법
- 점성 · 기체동역학
- 광학 두께 · 열전달 해석
- 무차원수 · 다공성 매질 유동
- 중성자 수송 · 포논 분산
9.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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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지우스 대 맥스웰의 차이는 40%쯤 되는데, 19세기 중반 기체 물성 정밀도를 생각하면 결코 작은 값이 아니었다. 지금도 학부 시험에서 를 빼먹은 답안이 매년 나온다. 문제는 그렇게 구한 로 크누센수를 계산하면 유동 영역 판정까지 한 칸씩 밀린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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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웰 부부의 실험은 집 안에서 진행됐는데, 챔버 온도를 유지하려고 불을 계속 때야 해서 캐서린이 보일러 담당이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론이 이상한 결론을 내놨으니 직접 재 보자”의 교과서적 사례이자, V&V 정신의 조상쯤 되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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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DSMC 결과가 실험보다 항상 “점성이 센” 쪽으로 나오면 물리 모형이 아니라 셀 크기부터 의심하는 것이 국룰이다. 셀당 분자 수를 20개 이상 유지하라는 권고까지 겹쳐서, 격자를 줄이면 입자를 늘려야 하고 그러면 비용이 두 배로 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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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주의. 표준 D2Q9 격자는 저차 구적이라 유한 크누센수 물리를 못 담고 결국 나비에-스토크스만 복원한다. 격자 단위 를 크게 잡는다고 희박기체 해석이 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