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헤르츠 접촉 Hertzian Contact | |
|---|---|
| 제안 | 하인리히 헤르츠 (1882) |
| 분야 | 고체역학 × 트라이볼로지 × 접촉 해석 |
| 결과 | 접촉 반경, 압력 분포, 압입 깊이의 닫힌 해 |
| 주 용도 | 해석 검증(V&V), DEM 접촉력, 베어링·기어 설계 |
헤르츠 접촉(Hertzian contact)은 곡률을 가진 두 탄성체가 마찰 없이 눌릴 때 접촉 면적·압력 분포·압입 깊이를 닫힌 해석해로 주는 이론이며, 1882년 하인리히 헤르츠가 스물넷의 나이에 정립했다.1 접촉 문제는 접촉 영역 자체가 미지수라 일반적으로 접촉 해석이라는 지독한 비선형 문제가 되는데, 헤르츠는 특정 가정 아래 그 답을 손으로 풀어버렸다. 시뮬레이션 시대인 지금도 이 100년 넘은 공식이 살아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솔버 검증의 황금 표준이자, 입자·강체 시뮬레이션의 접촉력 모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2. 가정[편집]
헤르츠 해가 성립하려면 다음이 모두 필요하다. 하나라도 깨지면 공식은 조용히 틀린 답을 준다.
- 접촉 면적이 물체 크기와 곡률 반경에 비해 아주 작다(반무한 탄성체로 근사 가능).
- 변형이 미소하고 재료는 선형 탄성·등방성(후크의 법칙 성립, 소성 없음).
- 접촉면은 매끄럽고 마찰이 없으며, 접착력도 없다.
- 접촉 근처 표면 형상이 2차 곡면으로 근사된다.
3. 유효 탄성계수와 등가 곡률[편집]
두 물체의 탄성 성질은 유효 탄성계수 하나로 합쳐진다.
기하는 등가 곡률 반경 로 합쳐진다. 구-구 접촉이면 이고, 구-평면이면 평면의 반경이 무한대이므로 이다. 오목한 면(볼 베어링의 레이스웨이)은 반경을 음수로 넣는다. 즉 두 물체 문제가 재료 하나·기하 하나짜리 등가 문제로 축약된다. 이 축약이 헤르츠 이론의 진짜 아름다움이다.
4. 구 접촉의 해[편집]
법선 하중 로 눌린 구-평면(또는 구-구) 접촉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는 원형 접촉 영역의 반경, 는 압입 깊이(두 물체 중심의 접근량)다. 압력은 접촉 원 위에서 반구형(elliptical) 분포를 이룬다.
최대 압력 는 평균 압력의 정확히 1.5배다. 여기서 나오는 가장 중요한 공학적 함의는 비선형성이다. 하중과 압입량의 관계가 선형이 아니다.
지수가 라는 것은, 접촉 강성 가 눌릴수록 커진다는 뜻이다. 접촉면이 넓어지면서 스스로 뻣뻣해지는, 스프링에는 없는 성질이다. 이 법칙이 이산요소법과 물리 엔진이 헤르츠를 그대로 채용하는 이유다.
선 접촉(원통-평면, 기어 치면·롤러 베어링)은 하중을 단위 길이당 로 두면 반폭이 , 최대 압력이 가 되어, 이번엔 하중-압력 관계가 제곱근 꼴이 된다.
5. 표면 아래의 진실[편집]
헤르츠 접촉에서 가장 반직관적이면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결과가 이것이다. 최대 전단응력은 접촉면이 아니라 표면 아래에 생긴다. 푸아송비 0.3 기준으로 최대 전단응력은 깊이 약 지점에서 로 나타난다.
따라서 항복도 표면이 아니라 그 아래에서 먼저 시작한다. 폰 미제스 기준으로 계산하면 초기 항복은 대략 일 때 발생하며, 이때 표면은 아직 멀쩡해 보인다. 이것이 베어링과 기어의 구름 접촉 피로(rolling contact fatigue)와 스폴링(spalling, 표면이 조각으로 떨어져 나가는 손상)의 물리적 근원이다. 균열이 표면 아래에서 태어나 표면으로 자라 올라와 조각을 떼어낸다.2 피로 해석에서 베어링 수명 계산이 표면 응력이 아니라 표면하 응력을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6. 시뮬레이션에서의 쓸모[편집]
6.1. 검증의 황금 표준[편집]
접촉 해석은 페널티 강성·안정화·접촉 이산화 방식 등 사용자가 건드리는 수치 파라미터가 많아, 결과가 물리인지 설정 부작용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검증 및 확인의 첫 관문이 거의 언제나 헤르츠 문제다. 구를 평면에 눌러보고 접촉 반경·최대 압력·압입 깊이가 공식과 몇 % 안에 드는지 본다. 여기서 압력 분포가 톱니처럼 진동하면 이산화(node-to-surface 대 mortar)를, 압입이 과하면 페널티 강성을, 접촉 반경이 계단처럼 나오면 접촉면 격자 밀도를 의심한다. 접촉 폭 안에 최소 5~10개 요소는 들어가야 압력 분포가 매끈하게 나온다는 경험칙도 이 벤치마크에서 나왔다.
6.2. 접촉력 모델[편집]
이산요소법에서 입자 간 법선력은 사실상 헤르츠 그 자체다. 여기에 Mindlin의 접선 접촉 해를 붙이고 감쇠를 얹은 것이 Hertz-Mindlin 모델로, 분체 시뮬레이션의 사실상 표준이다. 마찬가지로 강체 동역학 기반 게임 엔진에서 페널티 접촉을 쓸 때 를 그대로 넣기도 한다. 다만 실시간 엔진 다수는 계산 비용과 안정성 때문에 선형 스프링-대시팟(Kelvin-Voigt)으로 타협하는데, 이 경우 반발 거동이 하중 크기와 무관해져 물리적 정확도를 일부 포기하는 셈이다.3
6.3. 축소 모델로서[편집]
전체를 유한요소법으로 풀기엔 접촉부가 너무 작을 때, 헤르츠 해를 국소 해로 끼워 넣는 방식도 흔하다. 회전체 동역학에서 베어링을 비선형 스프링으로 대체할 때가 대표적이다.
7. 언제 헤르츠를 믿으면 안 되나[편집]
- 소성이 시작되면 — 가 를 넘으면 그때부터는 탄소성 해석 영역이다. 압흔 시험(브리넬·비커스)이 통째로 이 범위에 있다.
- 접촉이 커지면 — 접촉 반경이 곡률 반경에 비해 작지 않으면 반무한체 가정이 깨진다. 대략 부터 오차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 접착력이 있으면 — 아주 작은 스케일(MEMS, 원자간력 현미경)이나 무른 재료에서는 반데르발스 접착이 지배해 JKR·DMT 모델로 넘어가야 한다. 이때는 하중을 0으로 해도 접촉 면적이 남고, 심지어 인장력을 걸어야 떨어진다.
- 재료가 점탄성이면 — 고무 접촉은 점탄성 때문에 하중 이력에 따라 접촉 면적이 달라지고, 구르는 방향으로 압력 분포가 비대칭해진다. 타이어 구름 저항의 원천이다.
- 표면이 거칠면 — 실제 표면은 미세 돌기(asperity)들로 접촉하며, 실접촉 면적은 겉보기 면적의 극히 일부다. Greenwood-Williamson류의 거칠기 접촉 모델은 헤르츠 접촉을 통계적으로 무수히 쌓아 만든다. 재미있게도 이 조합이 마찰력이 겉보기 면적과 무관하다는 아몽통 법칙을 설명해 준다.
8. 관련 문서[편집]
- 접촉 해석 · 비선형 구조해석
- 응력과 변형률 · 후크의 법칙 · 폰 미제스 응력
- 이산요소법 · 강체 동역학 · 충돌 감지
- 피로 해석 · 응력집중 · 파괴역학
- 탄소성 해석 · 점탄성
- 검증 및 확인 · 유한요소법
9.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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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츠는 이 문제를 크리스마스 휴가 중에 풀었다고 전해지며, 정작 본인은 광학 렌즈를 겹쳐 눌렀을 때 뉴턴 링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접촉역학 전체의 초석이 된 이 논문을 그는 부업 정도로 여겼고, 본인의 대표 업적은 전자기파 실험이라고 생각했다. 주파수 단위 Hz가 그의 이름인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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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베어링 표면이 멀쩡해 보인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손상은 이미 0.5a 깊이에서 조용히 진행 중일 수 있다. 정비 현장에서 “겉은 멀쩡했는데 갑자기 터졌다”는 증언이 나오는 배경이 대체로 이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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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 페널티 스프링을 쓰면 접촉 강성이 침투량과 무관한 상수가 되므로, 살짝 닿든 세게 박든 반발 특성이 같아진다. 게임에서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만, 분체 거동처럼 접촉 강성 분포가 결과를 지배하는 문제에 같은 근사를 쓰면 안착 밀도부터 틀어진다. 근사가 허용되는지는 언제나 무엇을 보려는지가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