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르장드르 변환 Legendre transformation | |
|---|---|
| 고전 정의 | f*(p) = p x(p) − f(x(p)), 단 f′(x(p)) = p |
| 변분 정의 | f*(p) = supx ( px − f(x) ) |
| 필요 조건 | f가 강볼록 (f″ > 0) — 매끄러운 판 기준 |
| 대합성 | f** = f (볼록·하반연속일 때) |
| 도입 | 르장드르 1787 |
| 주 무대 | 해석역학 · 열역학 · 통계역학 · 볼록 쌍대성 |
르장드르 변환은 함수를 그 위의 점들로 기술하는 대신, 그래프에 접하는 직선들의 기울기와 절편으로 다시 매개화하는 변환이다. 매끄러운 강볼록 함수 에 대해
로 정의한다. 물리에서 “독립변수를 갈아 끼운다”고 말할 때 실제로 하는 일이 거의 전부 이것이며, 라그랑지언에서 해밀토니언으로 넘어가는 것도, 내부에너지에서 깁스 자유에너지까지 내려가는 열역학 퍼텐셜 사다리도 전부 같은 한 개의 연산이다.
여기서 흔한 오해를 먼저 치우자. 르장드르 변환은 단순한 변수 치환이 아니다. 의 정보를 ""라고만 적어 두면 적분상수가 날아가 원래 함수를 복원할 수 없다. 르장드르 변환이 살아남는 이유는 기울기 뿐 아니라 그 기울기를 갖는 접선의 절편()까지 같이 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볼록집합을 “경계점의 집합”으로 볼 것이냐 “접평면들의 교집합”으로 볼 것이냐 — 그 둘 사이의 사전이 르장드르 변환이다.
볼록해석의 일반판(정의역이 확장실수, 미분 불가능, 비볼록까지 허용하는 켤레 연산)은 르장드르-펜셸 변환 문서에 있다. 이 문서는 매끄러운 고전판과 물리에서의 사용법에 집중한다.
2. 기하와 대합성[편집]
가 강볼록이면 는 순증가라 역함수가 존재하고, 각 기울기 마다 접점 가 유일하게 정해진다. 그림으로 읽으면 이렇다 — 기울기 인 직선을 아래에서 밀어 올려 그래프에 닿게 했을 때, 그 직선의 절편이 다. 볼록함수는 자기 접선들의 상포락이므로, 접선 집합을 알면 함수를 완전히 복원할 수 있다. 그것이 대합성이다.
미분 관계도 대칭적으로 떨어진다. 를 로 미분하면
즉 와 는 서로 역함수다. 이차 미분은 가 되어, 곡률이 뒤집힌다. 원래 함수가 뾰족하면 켤레는 평평해지고, 평평한 구간은 켤레의 꺾인 점이 된다. 이 뒤집힘이 나중에 상전이 이야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몇 가지 표준 짝:
| 비고 | ||
|---|---|---|
| 자기쌍대는 일 때 | ||
| () | 엔트로피 꼴 | |
| 위의 역 | ||
와 의 정의로부터 곧바로 가 나오고(펜셸-영 부등식), 등호는 일 때만 성립한다. 위 표의 마지막 줄에 넣으면 그게 바로 영 부등식이자 횔더 부등식의 씨앗이다.
3. 해석역학 — 라그랑지언에서 해밀토니언으로[편집]
라그랑주 역학의 라그랑지언 를 에 대해서만 르장드르 변환한 것이 해밀토니언이다.
와 는 변환에 참여하지 않는 방관 변수(passive variable)다. 이게 그냥 흘려 볼 이야기가 아닌 이유는 미분형을 써 보면 드러난다.
( 덕분에 항이 정확히 상쇄된다.) 여기서 와 가 공짜로 나온다. 즉 방관 변수의 편미분은 부호만 뒤집힌 채 그대로 보존된다. 이 규칙은 열역학에서도 똑같이 재사용되므로 한 번 외워 두면 두 분야에서 다 쓴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대입하면 정준방정식이 나오고, 이후 위상공간의 구조는 해밀토니안 역학이 다룬다.
변환이 성립하려면 가 에 대해 뒤집혀야 하고, 그 조건이 헤시안의 정칙성이다.
일반적인 에서는 이게 질량행렬 이라 양정치이므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 헤시안이 퇴화하면 — 라그랑지언이 속도에 대해 1차이거나 게이지 자유도가 있는 경우 — 를 로 풀 수 없고 1차 구속이 생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디랙의 구속 해밀토니언 형식이며, 전자기장이나 일반상대론의 정준 양자화가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1
수치적으로도 이 선택은 공짜가 아니다. 2계 ODE 하나를 1계 ODE 두 개로 바꾸면서 위상공간의 심플렉틱 구조가 드러나기 때문에, 심플렉틱 적분기로 에너지 표류 없는 장기 적분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라그랑지언 쪽에 남아 이산화하면 변분 적분기가 되는데, 둘은 이산 르장드르 변환으로 연결된다.
4. 열역학 퍼텐셜 사다리[편집]
열역학이 르장드르 변환을 쓰는 동기는 지극히 실용적이다 — 엔트로피는 못 재고 온도는 잰다. 부피를 고정하기보다 압력을 고정하기가 쉽다. 실험실에서 손에 쥐고 있는 변수로 이론을 다시 쓰려면 켤레쌍 , , 중에서 원하는 쪽을 갈아 끼워야 하고, 그 갈아 끼우기가 르장드르 변환이다.
| 퍼텐셜 | 정의 | 자연변수 | 미분형 |
|---|---|---|---|
| 내부에너지 | — | ||
| 엔탈피 | |||
| 헬름홀츠 자유에너지 | |||
| 깁스 자유에너지 | |||
| 대퍼텐셜 |
읽는 법은 단순하다. 미분형에서 가 사라지고 가 나타나면 그 변수가 교체된 것이다. 에서 로 갈 때 가 로 바뀌었고, 그래서 의 자연변수에서 가 빠지고 가 들어왔다.
여기서 부호에 한 번 걸린다. 수학 관례로는 의 켤레가 인데, 열역학은 로 쓴다. 즉
로, 부호가 뒤집힌 켤레를 쓴다. 의 부호도 압력의 켤레가 이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물리학자가 sup 대신 inf를 쓰는 이유는 “평형은 자유에너지가 최소인 상태”라는 문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서다. 두 관례를 섞으면 부호 사고가 나므로, 켤레 변수 짝이 와 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각 퍼텐셜은 자기 자연변수를 고정했을 때 최소가 되는 양이다. 등온등적이면 가, 등온등압이면 가 최소로 간다. 정준 앙상블과 등온등압 앙상블이 각각 와 에 대응하는 것도 같은 이유고, 분자동역학에서 어떤 앙상블을 잡느냐가 곧 어떤 퍼텐셜을 계산하느냐를 결정한다.
맥스웰 관계식도 그냥 이 표의 부산물이다. 미분형이 완전미분이므로 2계 편미분의 순서를 바꿀 수 있고, 예컨대 에서
가 나온다. 좌변은 재기 어렵고 우변은 압력계와 온도계만 있으면 되는 양이다. 퍼텐셜 네 개에서 각각 하나씩, 총 네 개의 맥스웰 관계식이 이렇게 떨어진다.
5. 자주 틀리는 곳[편집]
르장드르 변환은 기계적으로 굴러가는 연산처럼 보이지만, 물리에서 사고가 나는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는 총에너지”가 아니다. 가 성립하는 것은 (a) 구속이 시간에 무관하고 (b) 운동에너지가 에 대해 2차 동차식일 때뿐이다. 회전하는 좌표계나 시간 의존 구속을 쓰면 에 의 1차·0차 항이 섞여 들어와 총에너지와 달라진다. 그럼에도 는 여전히 보존량이며, 회전좌표계에서 그 보존량이 바로 야코비 적분이다. **르장드르 변환이 만들어 주는 것은 “에너지”가 아니라 “를 독립변수로 갖는 생성함수”**라는 점을 놓치면 여기서 넘어진다.
정준운동량은 역학적 운동량이 아니다. 자기장 속 하전입자의 라그랑지언 를 변환하면
가 나온다. 이며, 게이지를 바꾸면 의 값 자체가 바뀐다. 르장드르 변환은 “무엇을 미분했느냐”에 따라 켤레변수를 정하지 관측량을 정해 주지 않는다.
변환하는 변수를 헷갈리면 부호가 뒤집힌다. 은 에 대해서만, 열역학 퍼텐셜은 나 에 대해서만 변환한다. 방관 변수를 실수로 같이 넣으면 결과가 통째로 달라지므로, 계산 전에 “지금 무엇의 기울기를 새 변수로 삼는가”를 한 줄 적어 두는 습관이 안전하다.
수치적으로는 미분보다 sup이 낫다. 를 뒤집는 고전 정의는 가 0에 가까워지는 구간에서 조건수가 폭발한다. 격자 위에서 를 직접 계산하면 볼록성이 흔들려도 안전하게 볼록 포락을 얻고, 볼록한 경우에는 최대점의 단조성 덕에 선형 시간에 끝난다. 알고리즘 쪽 이야기는 르장드르-펜셸 변환 문서에 있다.
6. 볼록이 깨질 때 — 맥스웰 구성[편집]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전부 “가 볼록”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었다. 그런데 열역학적 안정성이 요구하는 것이 정확히 그 볼록성(, 등온압축률 )이고, 상전이 근처에서는 그게 깨진다.
판데르발스 등온선을 보자. 어떤 온도 이하에서 는 부피에 대해 볼록이 아닌 구간(스피노달 영역)을 갖는다. 이 상태로 르장드르 변환을 하면 어떻게 되는가?
변환은 sup(또는 inf)만 취하므로 볼록하지 않은 부분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되돌아온 는 원래 의 볼록 포락이고, 문제 구간은 두 점을 잇는 공통접선(직선)으로 대체되어 있다. 사라진 정보는 영원히 사라진다 — 여기가 대합성 가 조건부인 이유다.
그런데 이 “정보 손실”이 곧 물리다.
- 공통접선의 두 접점 = 공존하는 두 상(액체와 기체)의 부피.
- 접선의 기울기(부호 반전) = 공존 압력, 즉 포화 증기압.
- 직선 구간 = 두 상이 비율만 바꿔 가며 섞여 있는 영역. 지렛대 규칙이 여기서 나온다.
- - 등온선에서 이 조작을 다시 쓰면 S자 곡선을 수평선으로 자르되 위아래 넓이를 같게 하라는 맥스웰 등면적 구성이 된다.
켤레 쪽에서 보면 더 선명하다. 는 공존 압력에서 꺾인다. 기울기 가 불연속으로 점프하고, 그 점프가 곧 부피 변화다. 1계 미분이 불연속인 상전이를 1차 상전이라 부르는 에렌페스트 분류가 정확히 이 그림이다. 즉 르장드르 변환에서 곡률이 뒤집힌다는 성질(평평한 구간 ↔ 꺾인 점)이 상전이의 수학적 정체다.2 이징 모형에서 자기화가 자기장에 대해 점프하는 것도 같은 구조다.
7. 통계역학과 그 너머[편집]
미시적으로도 같은 연산이 반복된다. 분배함수 에 대해
즉 엔트로피 와 자유에너지 는 서로 르장드르 켤레다. 미시정준 앙상블(에너지 고정)과 정준 앙상블(온도 고정)의 관계 자체가 르장드르 변환이라는 뜻이고, 따라서 가 오목하지 않으면 두 앙상블이 어긋난다. 장거리 상호작용계나 유한계의 1차 상전이에서 미시정준 비열이 음수로 나오는 기묘한 현상이 여기서 온다 — 정준 앙상블은 그 구간을 볼록 포락으로 덮어 버리므로 아예 볼 수 없다. 확률론 쪽에서 같은 구조를 다루는 것이 대편차 이론이고, 그쪽에서는 스케일 누적생성함수와 속도함수가 켤레쌍을 이룬다.
같은 짝이 최적화·통계·기계학습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 로그-합-지수와 음엔트로피가 켤레쌍이다. 소프트맥스가 그 미분이며, 최대 엔트로피 원리와 지수족의 자연매개변수-평균매개변수 대응이 정확히 와 의 역함수 관계다.
- 브레그만 발산은 켤레쌍 위에서 정의되며, 그 성질이 미러 하강의 수렴 해석을 떠받친다. 미러 하강이 “쌍대 공간에서 경사 스텝을 밟고 원 공간으로 되돌아온다”고 설명되는 그 왕복이 바로 와 다.3
- 볼록 최적화의 라그랑주 쌍대는 결국 켤레 함수로 표현된다. 여기서부터는 미분 가능성을 포기해야 하므로 르장드르-펜셸 변환의 언어가 필요하다.
수치적으로 격자 위에서 켤레를 계산하는 알고리즘(순진하게 하면 , 볼록성을 쓰면 선형 시간)도 그쪽 문서에 있다.
8. 관련 문서[편집]
- 르장드르-펜셸 변환 · 볼록 최적화
- 라그랑주 역학 · 해밀토니안 역학
- 심플렉틱 적분기 · 변분 적분기
- 깁스 자유에너지 · 정준 앙상블 · 등온등압 앙상블
- 상전이 · 이징 모형 · 에르고딕 가설
- 최대 엔트로피 원리 · 지수족 · 브레그만 발산 · 미러 하강
- 헬름홀츠 자유에너지 · 맥스웰 관계식 · 볼록 포락 · 대편차 이론
9. Footnotes[편집]
-
게이지 이론의 라그랑지언에서 이 나오는 그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르장드르 변환이 거부당한 자리에 구속조건이 생기고, 그 구속을 정리하다 보면 게이지 고정이 필요해진다. “변수를 못 갈아 끼우겠다”는 수학적 사고가 물리적 대칭성의 신호였던 셈이다. ↩
-
그래서 상전이를 “자유에너지의 특이점”으로 정의하는 관례가 생겼다. 유한계에서는 분배함수가 지수함수의 유한합이라 해석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엄밀한 특이점이 없고, 열역학적 극한을 취해야 비로소 꺾임이 생긴다. 상전이가 무한대에서만 존재한다는 이 사실은 처음 들으면 다들 한 번 킹받는다. ↩
-
그래서 통계역학·볼록최적화·정보기하를 오가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이름으로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는다. 온도와 에너지, 자연매개변수와 충분통계량, 쌍대변수와 원변수 — 전부 한 번 건너간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