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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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d-분리
d-separation
대상방향 비순환 그래프(DAG) 위의 노드 집합 X, Y, Z
판정Z 가 주어졌을 때 X–Y 사이 모든 경로가 막혔는가
건전성d-분리 ⇒ 그 DAG 를 따르는 모든 분포에서 조건부 독립
완전성d-연결 ⇒ 종속인 분포가 존재 (가이거·베르마·펄 1990)
계산량O(V+E)O(V+E) — 도달 가능성 탐색 한 번
제안주데아 펄 (1980년대 중반)

그래프만 보고 조건부 독립을 읽는 기술. 확률표는 한 칸도 안 본다.

d-분리(d-separation, “d”는 directional)는 방향 비순환 그래프(DAG)에서 노드 집합 ZZ 를 관측했을 때 집합 XX 와 YY 사이의 모든 경로가 “막혀” 있는지를 그래프 구조만으로 판정하는 규칙이다. 막혀 있으면 그 그래프를 따라 인수분해되는 모든 확률분포에서 X⊥Y∣ZX\perp Y\mid Z 가 성립한다. 1980년대 중반 주데아 펄이 베이지안 네트워크의 독립 구조를 읽는 도구로 정리했고, 지금은 인과 추론의 백도어 기준, 인과 발견의 PC 알고리즘, 공변량 선택까지 이 규칙 위에 서 있다.

사슬·분기·충돌이라는 세 기본 패턴과 그 직관은 베이지안 네트워크 문서의 「화살표 읽는 법」 절에 있다. 이 문서는 그 다음 이야기다. 규칙의 정확한 문장, 후손 조항이 왜 필요한지의 수치 확인, 기계가 판정하는 두 가지 알고리즘, 그리고 “그래프가 독립이라 했는데 데이터는 아니라고 한다”(또는 그 반대)가 언제 일어나는지.

2. 정의 — 경로가 언제 막히나

DAG GG 에서 두 노드 사이의 경로는 화살표 방향을 무시하고 이은 노드 열이다. 경로 위의 가운데 노드 mm 은 양옆 화살표 모양에 따라 셋 중 하나다.

  • 사슬 ⋅→m→⋅\cdot\to m\to\cdot 또는 분기 ⋅←m→⋅\cdot\leftarrow m\to\cdot : m∈Zm\in Z 이면 막힌다.
  • 충돌자 ⋅→m←⋅\cdot\to m\leftarrow\cdot : mm 과 그 모든 후손이 ZZ 밖에 있으면 막힌다.

경로 위에 막힌 노드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경로는 막혔다. 막히지 않은 경로를 활성 경로라 한다. XX 의 어느 노드와 YY 의 어느 노드 사이에도 활성 경로가 없을 때 ”ZZ 가 XX 와 YY 를 d-분리한다”고 쓰고 X⊥GY∣ZX\perp_G Y\mid Z 로 적는다.

두 가지 정리가 이 정의의 값어치를 만든다.

  1. 건전성. X⊥GY∣ZX\perp_G Y\mid Z 이면, GG 를 따라 p(v)=∏ip(vi∣pai)p(v)=\prod_i p(v_i\mid \mathrm{pa}_i) 로 인수분해되는 모든 분포에서 X⊥Y∣ZX\perp Y\mid Z 이다(펄·베르마).
  2. 완전성. 역으로 d-분리되지 않았으면, GG 를 따르면서 XX 와 YY 가 ZZ 조건부로 종속인 분포가 적어도 하나 존재한다(가이거·베르마·펄 1990). 즉 그래프만으로 얻을 수 있는 독립 정보는 d-분리가 전부다. 미크(1995)는 더 나아가 이산·가우스 모형에서 d-분리에 없는 독립을 갖는 매개변수가 측도 0 이라는 것을 보였다.

3. 후손 조항을 숫자로 확인

충돌자 자체가 아니라 그 후손만 관측해도 경로가 열린다는 조항이 가장 많이 틀리는 곳이다. 작은 예를 직접 계산했다.

A,BA, B 는 독립인 공정한 동전, C=A∨BC=A\lor B (둘 중 하나라도 앞이면 1), DD 는 CC 를 확률 0.1로 뒤집어 읽은 센서값이다. 그래프는 A→C←BA\to C\leftarrow B, C→DC\to D.

조건P(A=1∣⋅)P(A=1\mid\cdot)
없음0.500
B=1B=10.500
D=1D=10.643
D=1, B=1D=1,\ B=10.500
D=1, B=0D=1,\ B=00.900

DD 를 안 볼 때 BB 는 AA 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다(첫 두 줄). 그런데 D=1D=1 을 보고 나면 BB 의 값에 따라 AA 의 확률이 0.5와 0.9 사이를 오간다. CC 는 한 번도 직접 관측하지 않았는데도 그 후손 DD 가 충돌자를 “반쯤 관측”한 효과를 내서 경로 A→C←BA\to C\leftarrow B 를 연 것이다. 이른바 해명 효과(explaining away)다. B=1B=1 이 이미 D=1D=1 을 설명하니 AA 는 사전확률로 돌아가고, B=0B=0 이면 AA 가 유일한 설명이라 0.9까지 오른다.

4. 손으로 판정해 보기

시뮬레이션 V&V 장면을 DAG로 그려 보자. 메시 품질 MM 과 시간 간격 Δ\Delta 가 수렴 여부 CC 를 함께 정하고(M→C←ΔM\to C\leftarrow\Delta), CC 가 결과 오차 EE 를 정하며(C→EC\to E), MM 은 계산 시간 TT 에도 영향을 준다(M→TM\to T).

질의판정이유
M⊥ΔM\perp\Delta독립유일한 경로의 충돌자 CC 와 후손 EE 모두 미관측
M⊥Δ∣EM\perp\Delta\mid E종속충돌자 CC 의 후손 EE 관측 → 경로 열림
T⊥ΔT\perp\Delta독립T←M→C←ΔT\leftarrow M\to C\leftarrow\Delta 가 CC 에서 막힘
T⊥Δ∣CT\perp\Delta\mid C종속CC 관측으로 충돌자 열림, 분기 MM 은 미관측이라 통과
T⊥ET\perp E종속T←M→C→ET\leftarrow M\to C\to E 가 전부 열림
T⊥E∣MT\perp E\mid M독립분기 MM 관측으로 막힘

넷째 줄이 실무 함정이다. “수렴한 런만 골라서” 분석하면(CC 로 조건화) 원래 무관하던 계산 시간과 시간 간격 사이에 가짜 상관이 생긴다. 통계학에서 말하는 선택 편향(collider bias)의 정체가 이것이다.1

5. 기계가 판정하는 법

경로를 하나하나 열거하면 경로 수가 지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제 구현은 두 가지 선형 시간 방법 중 하나를 쓴다.

도달 가능성 탐색(베이즈 볼). 셰처터(1998)의 “베이즈 볼”이 가장 유명한 형태다. 공을 XX 에서 굴려 YY 에 닿는지 본다. 상태는 (노드, 들어온 방향)의 쌍이다.

  1. 먼저 ZZ 와 ZZ 의 조상 전부를 표시한다. 충돌자가 열리는 조건 “본인 또는 후손이 ZZ 에 있다”는 “본인이 ZZ 의 조상(자기 자신 포함)이다”와 같기 때문이다.
  2. 자식 쪽에서 올라온 공은 m∉Zm\notin Z 이면 부모·자식 모두로 퍼진다(사슬·분기 통과).
  3. 부모 쪽에서 내려온 공은 m∉Zm\notin Z 이면 자식으로만 계속 가고, mm 이 1단계에서 표시된 노드면 부모 쪽으로도 튕긴다(충돌자 열림).

각 (노드, 방향) 쌍을 한 번씩만 방문하므로 O(V+E)O(V+E) 이다. 공이 닿은 노드 집합이 곧 ”ZZ 조건부로 XX 와 d-연결된 노드 전부”이니, 질의 하나가 아니라 한 번에 모든 YY 를 답한다.

도덕화 조상 그래프. 로리첸 등(1990)의 동치 판정이다. (1) X∪Y∪ZX\cup Y\cup Z 와 그 조상만 남기고 나머지를 지운다. (2) 같은 자식을 둔 부모끼리 선을 잇는다(도덕화, moralization). (3) 화살표를 지워 무방향 그래프로 만든다. (4) 그 그래프에서 ZZ 를 지웠을 때 XX 와 YY 가 끊기면 d-분리다. 마르코프 확률장의 분리 판정으로 문제를 넘기는 셈이고, 접합 트리 알고리즘이 첫 단계에서 도덕화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1단계에서 조상만 남기는 게 핵심이다. 그래프 전체를 도덕화하면 관측 안 된 충돌자의 부모끼리도 이어져 버려 독립을 놓친다.

6. 그래프와 데이터가 어긋날 때

충실성 위반. 건전성 덕에 “그래프가 독립이라면 데이터도 독립”은 늘 맞지만, 역은 아니다. A,BA, B 를 공정한 동전, C=A⊕BC=A\oplus B (배타적 논리합)로 두면 그래프 A→C←BA\to C\leftarrow B 에서 AA 와 CC 는 화살표로 바로 이어져 있는데도 P(C=1∣A)=1/2P(C=1\mid A)=1/2 로 주변 독립이다. 이처럼 매개변수가 정확히 상쇄돼 그래프에 없는 독립이 생기는 분포를 비충실(unfaithful)하다고 한다. 미크의 결과대로 일반적인 매개변수에서는 측도 0 이지만, 대칭성이 있는 공학 시스템(완벽하게 균형 잡힌 피드백, 설계상 상쇄)에서는 측도 0 이 실제로 나온다. 데이터에서 독립성 검정으로 그래프를 복원하는 인과 발견 알고리즘은 충실성을 전제로 하므로 이런 곳에서 틀린다.2

마르코프 동치. 서로 다른 DAG가 정확히 같은 d-분리 집합을 줄 수 있다. 베르마·펄(1990)에 따르면 두 DAG는 골격(방향 뺀 연결)이 같고 v-구조(인접하지 않은 두 부모를 가진 충돌자)가 같을 때 그리고 그때만 동치다. A→B→CA\to B\to C, A←B←CA\leftarrow B\leftarrow C, A←B→CA\leftarrow B\to C 셋은 모두 A⊥C∣BA\perp C\mid B 하나만 말하므로 관측 데이터로는 구별이 안 된다. A→B←CA\to B\leftarrow C 만 다르다. 데이터만으로 화살표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건 v-구조 근처뿐이라는 뜻이다.

가우스 모형에서의 의미. 선형 가우스 구조 방정식에서는 조건부 독립이 편상관 0 과 같다. d-분리는 정밀도 행렬(공분산의 역)의 해당 블록을 적절히 주변화했을 때 0 이 되는 패턴을 미리 알려 준다. 반대로 정밀도 행렬의 0 패턴만 보고 DAG를 그리면 위의 도덕화 간선 때문에 원래 없던 연결이 보인다.

7. 어디에 쓰나

  • 백도어 기준. X→YX\to Y 의 인과 효과를 관측 데이터로 추정할 때, 공변량 집합 ZZ 가 ”XX 로 들어오는 화살표로 시작하는 모든 경로”를 d-분리하고 XX 의 후손을 포함하지 않으면 ZZ 로 보정하면 된다. 충돌자를 보정 변수에 넣으면 오히려 편향을 만든다는 경고도 d-분리에서 바로 나온다.
  • 추론 국소화. 한 노드의 마르코프 담요가 나머지와 d-분리를 이루므로 깁스 표본추출·믿음 전파의 갱신이 국소 계산으로 끝난다.
  • 모델 검증. 시뮬레이션 대리 모델이나 고장 진단 네트워크를 만든 뒤, 그래프가 함의하는 독립성 목록을 뽑아 실험·시뮬레이션 데이터로 하나씩 검정하는 것은 저렴하고 강력한 반증 테스트다. 하나라도 크게 깨지면 그래프에 빠진 간선이 있다.3

8. 관련 문서

9. Footnotes

  1. 고전 예시가 “유명 배우는 연기력과 외모가 반비례한다”는 속설이다. 둘 중 하나는 있어야 유명해지니, 유명인만 모아 놓으면(CC 로 조건화) 독립이던 두 특성 사이에 음의 상관이 생긴다. 논문 리뷰에서 “수렴한 케이스만 그렸습니다”가 나오면 이 각주를 떠올리자. ↩

  2. 충실성 위반의 공학판 예가 완벽한 피드포워드 보상이다. 외란이 출력에 주는 직접 효과를 보상기가 정확히 상쇄하면, 외란과 출력은 화살표로 이어져 있는데도 데이터상으로는 무상관이다. 제어 엔지니어가 잘하면 잘할수록 인과 발견 알고리즘은 헷갈린다. ↩

  3. R 의 dagitty 패키지가 그래프에서 함의 독립 목록을 뽑고 데이터로 검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프를 그리는 순간 반증 가능한 예측 목록이 생긴다는 점이 이 방법의 매력이다 — 수렴은 신에게 맡겨도 독립성은 검정할 수 있다. ↩

검증 자료

이 문서의 주요 출처

  1. J. Pearl (1988), Probabilistic Reasoning in Intelligent Systems, Morgan Kaufmann
  2. D. Geiger, T. Verma & J. Pearl (1990), Identifying independence in Bayesian networks, Networks 20(5), 507-534
  3. S. L. Lauritzen, A. P. Dawid, B. N. Larsen & H.-G. Leimer (1990), Independence properties of directed Markov fields, Networks 20(5), 49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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