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저 인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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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그레인저 인과성
Granger Causality
질문과거 X 가 과거 Y 만으로 하는 Y 예측을 개선하는가
표준 검정VAR 회귀의 제한/비제한 잔차로 F-검정
크기 척도FX→Y=ln⁡(σ제한2/σ전체2)F_{X\to Y}=\ln(\sigma^2_{\text{제한}}/\sigma^2_{\text{전체}}) (게베케)
가우스 동치전달 엔트로피 = FX→Y/2F_{X\to Y}/2
주 약점숨은 공통원인, 표본 간격, 측정 잡음, 결정론적 결합
제안클라이브 그레인저(1969)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실제로 회귀분석으로 검정한 논문이 있다. 결론은 달걀이었다.1

그레인저 인과성(Granger causality)은 시계열 XX 의 과거가, YY 자신의 과거와 다른 가용 정보만 쓸 때보다 YY 의 미래를 더 잘 예측하게 해 주면 ”XX 가 YY 를 그레인저-원인한다”고 정의하는 예측 기반의 방향성 개념이다. 1969년 경제학자 클라이브 그레인저가 제안했고, 노버트 위너의 “원인은 결과의 예측을 개선한다”는 아이디어를 계량경제학에서 검정 가능한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름에 “인과”가 들어 있지만 실체는 시간 방향이 있는 예측 개선이다. 인과 추론이 말하는 개입적 인과(do(X)do(X) 하면 YY 가 바뀌나)와는 다르고, 숨은 공통원인이 있으면 얼마든지 가짜 양성을 낸다. 그런데도 신경과학(뇌 영역 간 유효 연결성), 기후(해양-대기 상호작용), 경제(통화량-물가), 공정 진단(어느 센서가 먼저 이상을 보였나)에서 표준 도구로 쓰인다. 계산이 회귀 두 번이면 끝나고, 해석의 한계만 지키면 꽤 쓸모 있기 때문이다.

2. 정의와 검정

두 정상 시계열에 대해 차수 pp 의 회귀 두 개를 맞춘다.

제한:yt=c+∑l=1pal yt−l+εt전체:yt=c+∑l=1pal yt−l+∑l=1pbl xt−l+ηt\begin{aligned} \text{제한:}\quad & y_t = c + \sum_{l=1}^{p} a_l\,y_{t-l} + \varepsilon_t \\ \text{전체:}\quad & y_t = c + \sum_{l=1}^{p} a_l\,y_{t-l} + \sum_{l=1}^{p} b_l\,x_{t-l} + \eta_t \end{aligned}

귀무가설은 b1=⋯=bp=0b_1=\cdots=b_p=0 (”XX 는 YY 를 그레인저-원인하지 않는다”). 두 모형의 잔차제곱합 RSSr\text{RSS}_r, RSSf\text{RSS}_f 로

F=(RSSr−RSSf)/pRSSf/(T−p−2p−1)F = \frac{(\text{RSS}_r-\text{RSS}_f)/p}{\text{RSS}_f/(T-p-2p-1)}

를 만들어 F(p,  T−3p−1)F(p,\;T-3p-1) 분포와 비교한다(TT 는 원래 길이, 첫 pp 개를 버리므로 회귀 표본은 T−pT-p 개, 전체 모형 계수는 2p+12p+1 개). 차수 pp 는 아카이케 정보기준이나 베이즈 정보 기준으로 고른다. 여러 변수를 한꺼번에 다루면 벡터 자기회귀(VAR) 모형 하나를 맞추고 계수 블록에 왈드 검정을 하는 것과 같다. 단변수 판의 성질은 자기회귀 모형 문서에 있다.

검정 통계량과 별개로 효과의 크기를 재는 척도가 게베케(1982)의

FX→Y=ln⁡σ제한2σ전체2  ≥0.F_{X\to Y} = \ln\frac{\sigma^2_{\text{제한}}}{\sigma^2_{\text{전체}}} \;\ge 0 .

이다. 예측 오차 분산이 몇 배 줄었느냐의 로그다. 게베케는 이것을 주파수별로 분해해 FX→Y=12π∫fX→Y(ω) dωF_{X\to Y}=\frac{1}{2\pi}\int f_{X\to Y}(\omega)\,d\omega 가 되게 했는데, 뇌파의 알파·감마 대역별 방향성처럼 “어느 진동수에서 누가 누구를 미나”를 물을 때 쓰는 스펙트럼 그레인저 인과성이 이것이다.

3. 직접 검산 — 진짜 결합과 가짜 결합

시드 고정, 길이 T=500T=500, 혁신 잡음 표준정규로 두 실험을 했다.

실험 1 — 단방향 결합. xt=0.5xt−1+etx_t = 0.5x_{t-1}+e_t, yt=0.3yt−1+0.4xt−1+uty_t = 0.3y_{t-1}+0.4x_{t-1}+u_t. 차수 1로 검정하면

방향FFpp-값FX→YF_{X\to Y} (게베케)
X→YX\to Y136.15.9×10−285.9\times10^{-28}0.242
Y→XY\to X0.0440.838.9×10−58.9\times10^{-5}

방향이 깔끔하게 잡힌다. XX 를 빼면 0.4xt−10.4x_{t-1} 중 yy 의 과거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오차로 넘어가고, 그만큼 제한 모형의 잔차 분산이 커진다. 게베케 척도 0.242는 1-e^{-0.242}pprox0.215, 즉 XX 를 넣어 예측 오차 분산이 약 22% 줄었다는 뜻이다.

실험 2 — 숨은 공통원인. zt=0.8zt−1+wtz_t = 0.8z_{t-1}+w_t 가 xt=0.9zt−1+0.5etx_t = 0.9z_{t-1}+0.5e_t, yt=0.9zt−2+0.5uty_t = 0.9z_{t-2}+0.5u_t 를 각각 몬다. XX 와 YY 사이에 직접 연결은 없다. 차수 2로 검정하면

검정FFpp-값
X→YX\to Y (이변량)449.96.5×10−1126.5\times10^{-112}
X→YX\to Y (ZZ 조건부)1.550.21
Y→XY\to X (이변량)0.990.37

이변량 검정은 존재하지 않는 X→YX\to Y 를 실험 1보다 더 강하게 지목한다. ZZ 가 XX 에 1스텝, YY 에 2스텝 늦게 도착하니 XX 가 YY 의 선행 지표가 된 것이다. ZZ 를 회귀에 넣은 조건부 그레인저 인과성으로 바꾸면 사라진다. 교훈은 하나다: 그레인저 인과성은 넣은 변수 집합에 대해서만 말한다. 관측 못 한 변수가 시차를 두고 양쪽을 몰면 막을 방법이 없다.2

4. 정보이론 판 — 전달 엔트로피

선형 회귀 대신 조건부 상호정보량으로 같은 질문을 던진 것이 슈라이버(2000)의 전달 엔트로피다.

TEX→Y=I(yt ; xt−1:t−p  ∣  yt−1:t−p).\mathrm{TE}_{X\to Y} = I\big(y_t\,;\,x_{t-1:t-p}\;\big|\;y_{t-1:t-p}\big).

비선형 의존도 잡지만 조건부 상호정보량을 유한 표본으로 추정해야 해서 자료가 많이 든다(최근접 이웃 추정량 등). 반넷·배럿·세스(2009)는 변수가 결합 가우스면 두 양이 정확히 비례함을 보였다.

TEX→Y=12 FX→Y.\mathrm{TE}_{X\to Y} = \tfrac12\,F_{X\to Y}.

즉 가우스 세계에서 전달 엔트로피는 그레인저 인과성의 다른 이름이고, 둘이 크게 다르게 나오면 비선형성이나 비가우스성이 있다는 신호다.

5. 언제 틀리나 — 현장 체크리스트

  • 비정상성. 단위근이나 추세가 있는 시계열을 그대로 넣으면 FF 분포 가정이 깨져 가짜 유의가 쏟아진다. 차분하거나, 공적분이 의심되면 오차수정모형으로 가거나, 토다-야마모토(1995)처럼 차수를 일부러 늘려 맞추고 원래 차수의 계수만 검정한다.
  • 표본 간격. 실제 결합 지연보다 표본 간격이 훨씬 길면(시간 집계·저해상도 샘플링) 인과 방향이 사라지거나 뒤집힐 수 있다. fMRI 혈류 신호가 대표 사례로, 혈류역학 응답 지연이 영역마다 달라 그 차이가 신경 활동의 순서를 덮어쓴다.
  • 측정 잡음. 원인 쪽 신호에 관측 잡음이 크면 XX 의 과거가 덜 유용해 보이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쪽이 원인처럼 보이는 역전이 생긴다.
  • 동시 결합. 같은 시각 안에 일어나는 영향은 시차 회귀에 안 보인다. 표본 간격보다 빠른 결합은 잔차 상관으로만 나타난다.
  • 결정론적 결합계. 결합된 비선형 동역학계에서는 YY 의 과거에 이미 XX 의 정보가 담겨 있어(타켄스 임베딩) ”XX 를 빼도 예측이 안 나빠지는” 상황이 생긴다. 그레인저의 전제인 분리 가능성이 깨지는 것이다. 수기하라 등(2012)의 수렴 교차 사상(CCM)이 이 경우를 겨냥한 대안이다.3

6. 시뮬레이션 쪽에서 쓰는 법

시뮬레이션은 위 지뢰를 통제된 상태로 밟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레인저 분석과 궁합이 좋다.

  1. 방법 검증. 실험 2처럼 정답 그래프를 아는 합성 시스템(선형 VAR, 로렌츠 방정식 결합계, 신경 질량 모형)을 만들어 놓고, 검정이 표본 길이·간격·잡음에 따라 얼마나 맞히는지 미리 잰다. 실측 자료에 적용하기 전 국룰 절차다.
  2. 대리 자료 검정. 위상 무작위화나 블록 셔플로 방향성만 깨뜨린 대리 시계열을 수백 개 만들어 FX→YF_{X\to Y} 의 귀무분포를 경험적으로 얻는다. 해석적 FF 분포를 믿기 어려운 짧은·비정규 자료에서 표준이다.
  3. 모형 축소. 다변수 시뮬레이션 출력에서 어느 변수가 어느 변수를 선행하는지 지도를 그려 축소차수모델의 입력 변수를 고르는 탐색 도구로 쓴다. 이때 결론은 “예측에 유용한 변수”까지이지, 물리적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문서에 남겨 둬야 리뷰에서 안 털린다.

그레인저는 200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데, 수상 사유는 이 인과성 검정이 아니라 공적분(로버트 엥글과 공동)이었다. 그레인저 본인도 자기 이름이 붙은 인과성이 철학적 인과와 혼동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 관련 문서

8. Footnotes

  1. Thurman & Fisher (1988), “Chickens, Eggs, and Causality, or Which Came First?”, American Journal of Agricultural Economics. 미국 연간 달걀 생산량이 닭 개체수를 그레인저-원인하고 그 반대는 아니라는 결과를 냈다. 반쯤 진지하고 반쯤 드립인 논문인데, 그레인저 인과성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못 말하는지 보여 주는 교재로 지금도 인용된다. ↩

  2. 경제학 쪽 고전 예시가 “크리스마스 카드 판매량이 크리스마스를 그레인저-원인한다”다. 카드는 크리스마스를 일으키지 않는다. 둘 다 달력이 일으킨다. ↩

  3. 수기하라 논문의 대표 예시는 정어리와 멸치 개체수였다. 그레인저 검정으로는 방향이 안 나오던 생태계 자료에서 CCM 이 공통 원인(해수면 온도)을 찾아냈다. 다만 CCM 도 강한 동기화나 잡음이 큰 자료에서 오판하는 사례가 보고돼 있어, 만능 열쇠는 아니다. ↩

검증 자료

이 문서의 주요 출처

  1. C. W. J. Granger (1969), Investigating causal relations by econometric models and cross-spectral methods, Econometrica 37(3), 424-438
  2. J. Geweke (1982), Measurement of linear dependence and feedback between multiple time series, J. Am. Stat. Assoc. 77(378), 304-313
  3. L. Barnett, A. B. Barrett & A. K. Seth (2009), Granger causality and transfer entropy are equivalent for Gaussian variables, Phys. Rev. Lett. 103, 238701
  4. G. Sugihara et al. (2012), Detecting causality in complex ecosystems, Science 338(6106), 496-500
  5. H. Y. Toda & T. Yamamoto (1995), Statistical inference in vector autoregressions with possibly integrated processes, J. Econometrics 66, 22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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