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 자기회귀 모형 Autoregressive Model, AR(p) | |
|---|---|
| 식 | xt = c + φ1xt−1 + … + φpxt−p + εt |
| 정상성 | 특성다항식 1 − φ1z − … − φpzp 의 근이 모두 단위원 밖 |
| 식별 신호 | 자기상관은 서서히 감쇠, 부분 자기상관은 p 차 이후 0 |
| 추정 | 율-워커(레빈슨-더빈), 최소제곱, 최대우도, 버그 |
| 차수 선택 | AIC, BIC |
| 기원 | 율(1927) 태양흑점 AR(2), 워커(1931) |
내일의 나는 어제의 나와 그제의 나의 가중평균 + 약간의 운. 시계열 모형계의 “과거는 반복된다”.
자기회귀 모형(autoregressive model, AR)은 시계열의 현재 값을 자기 자신의 과거 개 값의 선형결합과 백색 잡음의 합으로 쓰는 확률 모형이다.
이것을 AR() 라 부른다. 1927년 율(G. U. Yule)이 볼퍼 태양흑점 수를 「주기 함수 + 측정 잡음」이 아니라 「잡음이 계속 흔들어 대는 감쇠 진자」로 설명하려고 AR(2) 를 맞춘 것이 시작이고, 워커(1931)가 일반 차수로 정리했다. 계수와 자기공분산을 잇는 연립방정식이 두 사람 이름을 딴 율-워커 방정식이다.
시뮬레이션 쪽에서 AR 모형은 세 군데서 자주 나온다. 첫째, 합성 입력 생성 — 풍하중·지진동·난류 유입 경계조건처럼 “이런 스펙트럼을 가진 무작위 시계열”이 필요할 때. 둘째, 출력 분석 — 몬테카를로·분자동역학 출력의 자기상관을 모형화해 통계 오차를 바로 잡을 때. 셋째, 신호 처리 — 음성의 선형 예측 부호화, 최대 엔트로피 파워 스펙트럼 추정, 위너 필터·LMS 필터의 예측기 구조. 계수를 빠르게 푸는 수치 알고리즘은 레빈슨-더빈 알고리즘 문서가 따로 다루니, 여기서는 모형으로서의 성질과 맞추는 법에 집중한다.
2. AR(1) — 이산화한 오른슈타인-울렌벡
가장 단순한 는 일 때 정상이고
이다. 자기상관이 지수적으로 감쇠하고, 이면 분산이 발산한다. 이 랜덤 워크(단위근)다.
이 모형은 랑주뱅 동역학의 속도 방정식 같은 오른슈타인-울렌벡 과정 를 간격 로 정확히 샘플링한 것과 같다. 해를 적분하면 이고 는 분산 인 정규 잡음이다. 즉 . 연속시간 확률미분방정식을 오일러-마루야마로 풀면 가 나오는데, 이건 정확한 지수의 1차 근사일 뿐이다 — 상관 시간을 재야 하는 시뮬레이션에서는 정확한 AR(1) 갱신을 쓰는 것이 국룰이다.
기후 연구에서 AR(1) 은 「적색 잡음」 귀무가설로 쓰인다. 하셀만(1976)의 확률적 기후 모형이 바로 이 구조라, 어떤 기후 시계열의 스펙트럼 봉우리가 의미 있는지는 같은 의 AR(1) 스펙트럼 위로 솟았는지로 판정한다.
3. 정상성과 AR(2) 의 진동
일반 AR() 는 지연 연산자 로 , 로 쓴다. 의 근이 모두 단위원 밖이면 정상이고, 그때 로 무한 이동평균(MA()) 표현이 수렴한다. 이것은 선형 점화식 의 안정성 조건과 같은 말이다 — 동반 행렬의 고유값(= 근의 역수)이 단위원 안에 있어야 한다.
AR(2) 는 정상 영역이 평면의 삼각형 , , 이고, 그 안에서 이면 특성근이 복소수가 되어 잡음에 흔들리는 감쇠 진동자가 된다. 율이 태양흑점에서 본 것이 이것이다1.
, , 로 계산해 보자. 동반 행렬 고유값은 , 크기 이라 정상이다. 고유값 각도 rad 로 「준주기」 스텝의 진동이 섞인다. 이론값은
| 지연 | 0 | 1 | 2 | 3 | 4 | 5 | 6 |
|---|---|---|---|---|---|---|---|
| 1 | 0.500 | −0.125 | −0.344 | −0.195 | 0.025 | 0.117 |
이고 분산은 이다. 자기상관이 부호를 바꾸며 진동 감쇠한다. 한 가지 함정 — 파워 스펙트럼 의 봉우리는 에서 으로, 고유값 각도 와 다르다. 감쇠가 강할수록 둘이 더 벌어지므로 “스펙트럼 봉우리 주기 = 고유 진동 주기”라고 바로 읽으면 안 된다.
4. 식별 — ACF 와 PACF
차수 를 데이터에서 짐작하는 고전 도구는 두 개다.
- 자기상관 함수(ACF) : AR() 에서는 근에 따라 지수·진동 감쇠하며 끊기지 않는다.
- 부분 자기상관 함수(PACF) : 차수 짜리 AR 을 맞췄을 때 마지막 계수 . AR() 에서는 이면 정확히 0 이다. 레빈슨-더빈 점화식이 차수를 올리며 계산하는 반사 계수가 곧 PACF 다.
위 AR(2) 에서 개를 생성해(버림 구간 500) 재면 표본 ACF 는 로 이론값을 따라 흔들리고, 표본 PACF 는
| 1 | 2 | 3 | 4 | 5 | 6 | |
|---|---|---|---|---|---|---|
| 0.527 | −0.519 | −0.008 | −0.027 | 0.028 | −0.002 |
로 3차부터 신뢰 띠 안에 떨어진다. 「PACF 가 에서 끊긴다」는 신호가 교과서 그대로 나온다. 이동평균(MA) 모형은 반대로 ACF 가 끊기고 PACF 가 감쇠하므로, 두 그림을 나란히 보는 것이 박스-젠킨스 식별법이다.
5. 추정
5.1. 율-워커
표본 자기공분산 로 토플리츠 계 를 푼다. 토플리츠 행렬이라 레빈슨-더빈으로 에 차수별 해가 한꺼번에 나온다. 편향 표본 자기공분산( 정규화)을 쓰면 가 항상 양정치라 추정된 모형이 반드시 정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편향이다. 데이터 양 끝을 0으로 채운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계수가 0 쪽으로 쏠린다. 단위근 근처에서 특히 심하다.
5.2. 최소제곱(조건부 최대우도)
를 에 회귀하는 보통 최소자승법이다. 첫 개 값을 고정하고 쓴 가우스 우도의 최대화와 같다. 정상성 보장은 없지만 편향이 작다. 정확한 최대우도추정은 첫 개 값의 정상 분포까지 우도에 넣는데, 표본이 크면 셋이 거의 같다.
5.3. 실측 — 언제 차이가 나는가
위 AR(2), 한 표본에서 율-워커는 , 최소제곱은 로 차이가 미미하다. 그런데 AR(1), , 으로 2000회 반복하면:
| 추정법 | 평균 | 편향 |
|---|---|---|
| 율-워커 | 0.833 | −0.117 |
| 최소제곱 | 0.921 | −0.029 |
율-워커 편향이 네 배다. 짧고 지속성이 강한 시계열(난류 신호의 짧은 구간, 느린 완화를 보이는 MD 관측량)에서는 율-워커를 쓰면 상관 시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한다. 정상성 보장과 작은 편향을 함께 원하면 버그(Burg, 1967) 방법을 쓴다 — 앞·뒤 방향 예측 오차를 함께 최소화하며 반사 계수를 차례로 정해 이 자동으로 지켜진다2.
6. 차수 선택 — AIC 와 BIC
차수를 올리면 잔차 분산 은 무조건 줄어든다. 그래서 벌점을 붙인다.
아카이케 정보기준은 아카이케(1974)가 바로 이 자기회귀 차수 선택 문제에서 출발해 만든 것이다. 위 표본에서는
| 0 | 1 | 2 | 3 | 4 | 5 | |
|---|---|---|---|---|---|---|
| 2.093 | 1.513 | 1.105 | 1.105 | 1.104 | 1.103 | |
| AIC | 369.4 | 208.9 | 53.8 | 55.7 | 57.4 | 59.0 |
| BIC | 369.4 | 213.1 | 62.2 | 68.4 | 74.2 | 80.0 |
로 둘 다 를 고른다. 하지만 같은 실험을 200번 되풀이해 08차 중에서 고르게 하면 AIC 는 145회(72.5%)만 2를 고르고 나머지는 38 로 과적합하는 반면, 베이즈 정보 기준은 195회(97.5%)를 맞힌다. 이게 이론과 정확히 일치하는 거동이다 — BIC 는 일치 추정량(표본이 커지면 참 차수로 수렴)이고 AIC 는 그렇지 않다. 대신 참 모형이 유한 차수 AR 이 아닐 때 예측 오차를 줄이는 데는 AIC 가 유리하다. 목적이 「모형 구조 식별」이면 BIC, 「예측」이면 AIC 가 국룰이다.
7. 예측과 스펙트럼
7.1. 예측
스텝 앞 최적 선형 예측은 점화식을 그대로 돌리며 미래의 잡음을 0으로 두면 된다. 예측 오차 분산은 로 커지다가 에서 과정의 분산 로 포화한다 — 먼 미래는 평균으로 예측하는 것과 같아진다. 위 AR(2) 의 1스텝 예측 오차 분산은 , 무한 스텝은 이다. 즉 이 과정에서 과거를 아는 것의 가치는 분산 44% 감소다.
7.2. 최대 엔트로피 스펙트럼
AR 계수로 만든 는 주어진 처음 개 자기공분산과 일치하는 스펙트럼 중 엔트로피가 최대인 것이다(버그, 1967). 주기도(피리어도그램)보다 짧은 자료에서 봉우리 분해능이 좋아 지구물리·레이더에서 오래 쓰였다. 다만 차수를 너무 높이면 가짜 봉우리가 갈라지고, 너무 낮으면 봉우리가 뭉개진다. 그래서 차수 선택이 곧 스펙트럼 해상도 선택이다.
8. 시뮬레이션에서 쓰는 법
- 합성 하중 시계열: 목표 파워 스펙트럼에서 자기공분산을 역푸리에로 얻고 율-워커로 AR 계수를 뽑으면, 잡음 한 줄로 원하는 상관 구조의 풍하중·파랑·지진동을 무한히 찍어 낼 수 있다. 같은 일을 FFT 위상 무작위화로도 하지만 AR 은 스트리밍(한 스텝씩 생성)이 된다는 점이 시간 적분 루프에 맞는다.
- 상관된 출력의 오차 막대: MD·MCMC 관측량에 AR(1) 을 맞추면 적분 상관 시간 와 유효 표본 수 가 바로 나온다. 블로킹·부트스트랩보다 짧은 자료에서 안정적이다.
- 상태공간·필터링: AR() 는 동반 행렬로 차원 상태공간 모형이 되므로 칼만 필터에 그대로 들어간다. 결측값 보간·실시간 평활이 이 경로로 처리된다.
- 확장: 이동평균 항을 붙인 ARMA, 차분을 붙인 ARIMA, 여러 변수의 벡터 자기회귀(VAR)와 그 위의 그레인저 인과성 검정, 비선형 판인 임계 AR 등. 순환 신경망은 이 계보의 비선형·고차원 끝판왕이라 볼 수 있다3.
9. 관련 문서
- 레빈슨-더빈 알고리즘 · 토플리츠 행렬 · 최소자승법 · 최대우도추정
- 아카이케 정보기준 · 베이즈 정보 기준 · 부트스트랩
- 파워 스펙트럼 · 위너 필터 · LMS 필터 · 칼만 필터
- 랑주뱅 동역학 · 확률미분방정식 · 순환 신경망
- ARMA · 벡터 자기회귀 · 선형 예측 부호화
10. Footnotes
-
당시 주류는 흑점 수를 여러 사인파의 합(주기도 분석)으로 설명하려 했고, 율의 요지는 “진자에 콩알을 계속 던지면 주기는 있어 보이지만 위상이 계속 흐트러진다”였다. 주기 성분 피팅이 왜 자꾸 실패하는지를 한 방에 설명해 버린, 꽤 킹받는 반박이었다. ↩
-
버그의 1967년 결과는 학회 발표(SEG 연례회의)로 나왔고 학위논문(1975)으로 정리됐다. 석유 탐사 회사들이 탄성파 자료 스펙트럼 분석에 갈아넣던 시절 산물이라, 이론보다 현장이 먼저 간 드문 사례다. ↩
-
실제로 활성화 함수를 항등으로 두고 은닉 상태를 지난 개 입력으로 잡은 선형 RNN 은 AR() 와 같은 모형이다. 딥러닝 시계열 논문이 「AR 기준선을 이겼다」고 할 때 그 기준선의 차수를 BIC 로 제대로 골랐는지 확인하는 것이 은근히 중요한 리뷰 포인트다. ↩
이 문서의 주요 출처
- G. U. Yule (1927), On a method of investigating periodicities in disturbed series, with special reference to Wolfer's sunspot numbers, Phil. Trans. R. Soc. A 226, 267-298
- G. Walker (1931), On periodicity in series of related terms, Proc. R. Soc. A 131, 518-532
- H. Akaike (1974), A new look at the statistical model identification, IEEE Trans. Automatic Control 19(6), 716-723
- P. J. Brockwell & R. A. Davis, Time Series: Theory and Methods (2nd ed.), Springer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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