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열역학 제1법칙 First Law of Thermodynamics | |
|---|---|
| 한 줄 | 에너지는 형태를 바꿀 뿐 생기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
| 닫힌계 | $\Delta U = Q - W$ |
| 미분형 | $dU=\delta Q-\delta W$ — $U$ 만 완전미분 |
| 정립 | 마이어·줄·헬름홀츠 (1840년대) · 클라우지우스 (1850) |
| 열의 일당량 | 1 cal = 4.186 J (줄의 물레방아 실험) |
| 정압 버전 | 엔탈피 $H=U+pV$, $\Delta H=Q_p$ |
| 수치해석에서 | 보존형 이산화 = 이 법칙의 이산 버전 |
| 못 하는 일 | 방향을 정하는 것 — 그건 제2법칙 담당 |
열역학 제1법칙은 계의 내부에너지 변화가 계에 들어온 열에서 계가 한 일을 뺀 값과 정확히 같다는, 에너지 보존의 열역학 버전이다.
너무 당연해 보여서 오히려 오해받는 법칙인데, 실제로 이 식이 주장하는 바는 두 가지다. 첫째, 열도 에너지다. 19세기 중반까지 열은 “칼로릭”이라는 별개의 유체로 여겨졌고, 줄이 추를 떨어뜨려 물을 휘저어 데우는 실험으로 역학적 일과 열의 등가성(1 cal ≒ 4.186 J)을 보인 뒤에야 하나로 합쳐졌다. 둘째, 는 상태함수다. 어떤 경로로 그 상태에 도달했든 내부에너지는 같은 값이다.1
이 두 번째 주장이 실무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잡한 과정의 에너지 수지를 경로를 몰라도 끝점만으로 계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2. 완전미분과 불완전미분[편집]
미분형으로 쓰면 표기 하나가 의미심장하다.
에는 , 열과 일에는 가 붙는다. “계가 가진 열”이나 “계가 가진 일” 같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열과 일은 경계를 넘나드는 과정의 이름이지 상태의 속성이 아니다. 같은 두 상태를 잇는 서로 다른 경로는 와 를 각각 다르게 주지만, 그 차이는 항상 같다. 순환 과정에서는
이 되고, 이것이 모든 열기관의 출발점이다.
부호 규약 주의보. 공학에서는 ( = 계가 한 일), 화학에서는 ( = 계에 해준 일)로 쓴다. 둘 다 같은 물리인데 부호가 반대라 논문·교과서·코드를 섞을 때 사고가 난다. 압축을 시켰는데 내부에너지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면 대개 여기를 의심하면 된다.2
준정적 과정에서 부피일은 이므로
가 되고, 여기에 열역학 제2법칙의 를 넣으면 그 유명한 가 나온다. 제1법칙이 회계장부라면 제2법칙은 그 장부에 방향을 부여하는 감사다.
3. 엔탈피 — 정압 과정을 위한 회계 트릭[편집]
대기압 아래 열린 용기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과정은 부피가 변하면서 대기를 밀어내는 일 를 자동으로 하게 된다. 매번 이걸 빼주기 귀찮아서 정의한 것이 엔탈피다.
“정압에서 주고받은 열 = 엔탈피 변화”. 반응열·상변화 잠열·연소열이 전부 엔탈피로 표기되는 이유이고, 열용량이 와 두 종류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상기체라면 이라는 깔끔한 관계가 따라 나온다.
4. 흐르는 계 — 정상유동 에너지식[편집]
기계·화공에서 실제로 쓰는 형태는 닫힌계가 아니라 검사체적(control volume) 버전이다. 입구 1, 출구 2를 지나는 정상유동에 대해
여기서 는 비엔탈피, 는 축일이다. 내부에너지가 아니라 엔탈피가 등장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유체를 검사체적 안으로 밀어 넣는 유동일 가 이미 안에 흡수돼 있기 때문이다. 터빈·압축기·노즐·열교환기 해석은 이 식에서 항 몇 개를 0으로 두는 연습에 가깝다.
5. 시뮬레이션에서의 제1법칙[편집]
이 법칙이 CFD와 만나는 지점은 총에너지 보존형 방정식이다. 총에너지 에 대해
이 식을 보존형 그대로 이산화하는 것이 유한체적법의 핵심이다. 셀 경계의 플럭스를 양쪽 셀이 부호만 반대로 공유하면 내부 플럭스가 전부 상쇄되어, 영역 전체의 에너지 변화가 경계 플럭스로만 결정된다 — 제1법칙의 이산 버전이 기계정밀도로 성립한다.
이게 미학이 아니라는 증거가 충격파다. 같은 방정식을 비보존형()으로 풀면 매끄러운 영역에서는 답이 같지만, 충격파 속도가 틀린다. 랭킨-위고니오 관계가 보존량의 점프로 정의되기 때문이고, 락스-벤드로프 정리가 말하는 “수렴한다면 약해로 수렴한다”는 보장도 보존형에만 붙는다. 압축성 코드에서 마하수 3짜리 충격이 잘못된 위치에 서 있다면 모델이 아니라 이산화 형식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3
분자동역학 쪽에서는 제1법칙이 디버깅 도구로 쓰인다. 고립계(NVE 앙상블)를 돌릴 때 총에너지는 상수여야 하므로, 시간에 따른 에너지 드리프트가 곧 적분 오차의 척도다. 심플렉틱 적분기인 속도 베를레가 표준인 이유도 여기 있다 — 에너지가 단조 증가하지 않고 유계 진동에 갇히기 때문이다. 에너지가 슬금슬금 오르면 시간간격이 너무 크거나 힘 절단 처리가 불연속이라는 신호다. 반대로 온도조절기를 붙인 NVT 앙상블에서는 에너지가 보존되면 안 된다. 열욕과 에너지를 주고받도록 일부러 만든 계에서 가 상수라면 그게 버그다.
6. 못 하는 일[편집]
제1법칙은 방향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뜨거운 커피가 식으며 방을 데우는 과정과, 방이 식으며 커피를 끓이는 과정은 제1법칙 관점에서 완벽히 대등하다. 후자를 금지하는 것은 엔트로피와 제2법칙의 일이다.
그래서 이런 표현이 굳었다. 제1법칙은 “돈을 벌 수 없다”고 말하고, 제2법칙은 “본전도 못 건진다”고 말한다. 제1종 영구기관(에너지를 창조하는 기관)은 제1법칙이, 제2종 영구기관(단일 열원에서 100% 일을 뽑는 기관)은 제2법칙이 막는다. 카르노 사이클이 정해주는 상한은 후자의 결론이다.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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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연함”은 공짜가 아니다. 상태함수라는 주장은 곧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실험적 발견이며, 뇌터 정리의 언어로는 물리법칙이 시간에 대해 불변이라는 사실의 귀결이다. 우주론적 규모에서 시공간이 팽창하는 상황에서는 이 전제가 흔들리고, 총에너지 보존이 자명하지 않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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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 코드의 후처리 화면에서 열유속 부호가 뒤집혀 보이는 사고도 같은 뿌리다. “계로 들어가는 것이 양수”라는 규약과 “면의 법선 방향이 양수”라는 규약이 만나면 부호가 두 번 뒤집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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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제1법칙이 순수 물리에서 수치해석 규율로 넘어오는 지점이다. 보존형 이산화는 “물리적으로 옳아 보여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안 쓰면 충격파가 엉뚱한 속도로 달린다는 정리가 있어서 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