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하젠-윌리엄스 식 Hazen–Williams equation | |
|---|---|
| 발표 | Allen Hazen · Gardner S. Williams, Hydraulic Tables (1905·1908) |
| 유속형 (SI) | V = 0.849 C R0.63 S0.54 |
| 유속형 (US) | V = 1.318 C R0.63 S0.54 |
| 손실형 (SI) | hf = 10.67 L Q1.852 / (C1.852 D4.87) |
| 조도계수 | C — 클수록 매끄럽다 (매닝 n 과 반대 방향) |
| 성격 | 경험식. 차원 비동차 · 점성 없음 · 물 전용 |
| 살아남은 이유 | 명시적이고, 미분이 닫힌 형태로 나온다 |
이론적으로는 변호할 구석이 거의 없는데, 상수도 관망 코드를 열어 보면 기본값으로 앉아 있다.
하젠-윌리엄스 식은 가압 관로의 마찰수두손실을 유속(또는 유량)의 약 1.85제곱에 비례하는 멱함수로 주는 경험식이다. SI 단위로 유속형은
는 평균유속[m/s], 는 동수반경[m](만관 원관이면 ), 는 동수경사(무차원), 는 조도계수다. 매닝 공식의 이나 달시-바이스바흐 식의 과 달리 는 클수록 매끄럽다 — 부호 방향이 반대라 값만 보고 옮겨 적다 보면 사고가 난다.1
앨런 하젠과 가드너 윌리엄스가 20세기 초 미국 상수도 관로 실측을 회귀해 낸 것이고, 목적이 명확했다. 계산자와 표로 풀 수 있어야 한다. 달시-바이스바흐 식 문서가 이 식의 물리적 결함을 이미 정리해 두었으므로, 여기서는 그 반대편 — 지수와 계수가 어디서 나왔는지, 단위계 함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관망 해석 코드가 아직도 이걸 사랑하는지를 본다.
2. 지수 두 개가 나머지를 전부 결정한다[편집]
이 식에서 독립적으로 정해진 숫자는 의 지수 0.63과 의 지수 0.54, 단 두 개다. 나머지 유명한 상수들은 전부 여기서 유도된다.
에 대해 풀면 이고
이것이 그 유명한 지수 1.852의 정체다. 별도로 회귀한 숫자가 아니라 0.54의 역수다. 실무에서 1.85로 반올림해 쓰는 관행이 있는데, 그러면 지수와의 정합성이 깨진다.
지수도 마찬가지다. , 를 대입해 정리하면
는 에서, 은 에서 온다. 두 항의 합에 를 곱한 것이 전부이며, 코드에 따라 4.87 또는 4.871로 박혀 있다. 계수는
이다. 직접 대입해 보면 10.676이 나온다.2 즉 10.67은 0.849에서 대수적으로 유도된 값이고, 이 두 숫자를 서로 다른 출처에서 따로 가져와 섞는 순간 식이 자기모순에 빠진다.
3. 단위계 함정[편집]
하젠-윌리엄스가 초심자를 잡아먹는 가장 흔한 방식이 이것이다. 식이 차원 비동차이므로 계수가 단위계마다 다르다. 아래는 전부 같은 식이다.
| 형태 | 계수 | 단위 |
|---|---|---|
| V = k C R0.63 S0.54 | k = 0.849 | V [m/s], R [m] |
| V = k C R0.63 S0.54 | k = 1.318 | V [ft/s], R [ft] |
| hf = K L Q1.852 C−1.852 D−4.87 | K = 10.67 | Q [m³/s], D [m], L·hf [m] |
| hf = K L Q1.852 C−1.852 D−4.87 | K = 4.727 | Q [ft³/s], D [ft], L·hf [ft] |
| hf = K L Q1.852 C−1.852 D−4.87 | K = 10.44 | Q [gpm], D [in], L·hf [ft] |
네 변환이 전부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을 확인해 두면 계수를 외울 필요가 없다.
- — 유속은 0.3048배, 동수반경은 배가 되므로 지수 차 만큼의 환산이 남는다.
- — 유량 ft³/s→m³/s, 지름 ft→m, 손실 m→ft를 차례로 먹인 결과다.
- — cfs→gpm, ft→in.
핵심은 만 단위계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가 무차원이라서가 아니라, 계수 안에 차원이 전부 몰려 있도록 정의를 그렇게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자료의 을 SI 코드에 그대로 넣는 것은 정당하다. 반대로 계수를 잘못 고르면 결과가 조용히 수십 배 틀리고, 지수가 1.852라 오차가 눈에 잘 안 띄는 배율로 나온다. EPANET 입력 파일의 유량 단위를 LPS에서 GPM으로 바꿨을 뿐인데 답이 이상해졌다면 십중팔구 여기다.
4. 조도계수 C[편집]
는 물성이 아니라 관의 나이와 이력을 통째로 흡수하는 손잡이다. 문헌값은 아래 정도의 범위로 쓰는 것이 정직하다.
| 관종 | C 범위 |
|---|---|
| PVC · PE 등 플라스틱 | 140 ~ 150 |
| 새 강관 · 시멘트 라이닝 주철 | 120 ~ 140 |
| 새 주철관 | 125 ~ 135 |
| 사용 중 주철관 (수십 년) | 80 ~ 110 |
| 심하게 노후·부식된 주철관 | 60 ~ 80 |
| 콘크리트관 | 100 ~ 140 |
여기서 브리프나 요약표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하나를 짚어야 한다. “주철 = 100”은 새 주철관이 아니라 사용 중 노후관의 값이다. 새 주철관은 130 근처이고, 100은 대략 수십 년 쓴 관에 해당한다. 설계에 어느 쪽을 쓰느냐로 계산된 손실이 1.7배쯤 달라지므로() 값 하나를 잘못 옮겨 적으면 펌프 용량이 통째로 바뀐다. 실무 설계는 관 수명 말기의 로 하는 것이 관례다.
가 시간에 따라 떨어지는 이유는 두 가지가 한 계수에 뭉쳐 있기 때문이다. 스케일·부식 생성물로 실제 조도가 커지는 것과, 퇴적으로 유효 내경이 줄어드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분리해야 하지만 실무에서는 굳이 분리하지 않는다 — 오히려 를 소화전 방류시험으로 주기적으로 역산해 관망 모델에 되먹이는 방식이 잘 작동한다. 같은 일을 달시-바이스바흐로 하려면 과 내경 두 개를 동시에 보정해야 해서 미정 계수가 오히려 늘어난다.
5. 달시-바이스바흐와의 관계 — 어디에 갇혀 있나[편집]
두 식을 등치시키면 하젠-윌리엄스가 다르시 마찰계수 공간의 어느 좁은 띠에 해당하는지가 그대로 나온다. 와 위 손실형을 같게 두면
검산해 보자. , , 를 넣으면 다. 같은 조건에서 주철관(, )의 콜브룩 값이 대략 0.0206 — 1.3% 이내로 맞는다. 하젠-윌리엄스는 이 근방에서 정말로 잘 맞는 식이다.
문제는 그 근방을 벗어날 때다. 위 식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 즉 로 고정되어 있다. 매끈한 난류의 블라시우스는 , 완전거친난류는 이므로 하젠-윌리엄스는 그 사이 전이 영역 한 지점에 못 박혀 있다. 브리프나 교과서가 이 식을 “완전난류용”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정확하지 않다 — 완전난류라면 지수가 0이어야 하고, 그건 매닝 공식이나 셰지 공식의 영역이다.
- 점성이 어디에도 안 들어간다. 유체 종류도, 온도도. 5°C 물과 25°C 물의 동점성계수는 1.7배 차이 나는데 이 식은 같은 답을 준다.
- 그래서 통용되는 적용 범위가 상온의 물, 지름 50 mm 이상, 유속 3 m/s 이하로 관례화되어 있다. 리우(Liou, 1998)의 비판 논문이 이 범위 밖에서 계통 오차가 어떻게 커지는지를 정리한 고전이며, 특히 지름이 작아질수록 항이 실제 조도 효과를 못 따라간다.
정리하면 하젠-윌리엄스는 틀린 식이 아니라 좌표 한 점에서 접평면을 뜬 식이다. 그 점 근처에서는 정확하고, 멀어지면 계통적으로 어긋난다. 유체가 물이 아닌 순간(원유, 슬러리, 액체수소, 고온 급수) 선택지에서 즉시 탈락한다.
6. 관망 해석에서의 실무적 우위[편집]
이론적으로 열등한 식이 EPANET의 기본 손실식으로 앉아 있는 데는 계산상의 이유가 있다.
관망 해석은 각 관의 와 절점 질량보존을 함께 푸는 비선형계이고, 어떤 방법을 쓰든 야코비안에 가 필요하다. 손실을 로 쓰면
닫힌 형태로, 그것도 이미 계산해 둔 의 재활용으로 나온다. 하젠-윌리엄스에서는 이고 이 유량과 무관한 상수이므로, 관마다 을 한 번만 계산해 두면 반복 내내 재사용된다.
달시-바이스바흐는 그렇지 않다. 지만 이고 가 의 함수라 반복마다 콜브룩 식을 다시 풀어야 하고, 엄밀한 야코비안에는 항이 추가로 붙는다. 계산자 시대에 이건 사형선고였고, 그래서 하디-크로스법 손계산 표는 사실상 하젠-윌리엄스 전용으로 설계됐다.
컴퓨터가 생긴 지금은 어떨까. 콜브룩은 뉴턴 2~3회면 배정밀도에 닿으므로 비용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하젠-윌리엄스가 남아 있는 이유는 다르다.
- 관로 대장이 로 쓰여 있다. 북미 상수도 사업소의 수십 년치 자산 데이터베이스, 소화전 시험 기록, 설계 기준이 전부 기반이다. 식을 바꾸면 자료를 다 변환해야 하는데, 변환은 위 관계식이 보여주듯 유속에 의존해서 일대일이 아니다.
- 야코비안이 매끄럽다. 멱함수는 전 구간에서 다. 달시-바이스바흐는 층류-난류 전이()에서 가 불연속이라 EPANET이 3차 다항식으로 이어 붙여야 하고, 이건 물리가 아니라 순전히 야코비안을 위한 처리다.
- 저유량 특이점은 어차피 공통. 이므로 에서 이고 야코비안이 특이해진다. EPANET은 작은 유량 구간에서 손실식을 선형으로 바꿔 이를 회피한다. 하젠-윌리엄스가 로 2보다 작은 것이 이 점에서는 약간 더 나쁘다(도함수가 더 빨리 죽는다).
EPANET이 하젠-윌리엄스·달시-바이스바흐·셰지-매닝 셋을 모두 지원하는 것도 이 맥락이다. 첫째는 북미 상수도 관행, 둘째는 물리적으로 옳은 선택지이자 비물·비상온 유체용, 셋째는 자유수면을 갖는 하수관거·개거 계산과의 호환용이다. 도구는 물리를 강요하지 않고 사용자의 자료 형식에 맞춰 준다.
지역 관행 차이도 실재한다. 북미 상수도 실무는 하젠-윌리엄스가 압도적이고, 유럽은 콜브룩-화이트 + 달시-바이스바흐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유럽 표준(EN 805 계열)과 교과서가 차원 동차성을 강조해 온 전통 때문인데, 재미있는 것은 둘 다 상온 물 상수도라는 같은 문제를 풀면서 결론이 다르다는 점이다. 두 결과의 차이가 나 의 불확실성 안에 대체로 묻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논쟁은 물리 논쟁이라기보다 자료 관행 논쟁에 가깝다. 다만 논쟁의 여지 없이 옳은 쪽이 있고, 그건 달시-바이스바흐다.3
7. 관련 문서[편집]
- 달시-바이스바흐 식 · 매닝 공식 · 셰지 공식 · 무디 선도
- 관유동 · 레이놀즈수 · 층류 · 난류 · 베르누이 방정식
- 하디-크로스법 · EPANET · WNTR · SWMM
- 뉴턴-랩슨법 · 반복법 · 희소행렬 · 차원 해석
- 수충격 · 개수로 유동 · 검증 및 확인
8. Footnotes[편집]
-
가 클수록 매끄럽다는 부호 규약은 전도(conductance) 계수로 정의됐기 때문이다. 매닝 은 저항이라 크면 거칠고, 셰지 는 전도라 크면 매끄럽고, 하젠-윌리엄스 는 셰지 쪽 관습을 따랐다. 세 계수를 한 표에 놓고 비교하는 시험문제가 매년 나오는 이유이자, 실무에서 값 하나 잘못 옮겨 적어 설계를 뒤엎는 이유이기도 하다. ↩
-
손으로 확인해 보면 이렇다. , , . 곱하고 나누면 . 교과서마다 10.67, 10.675, 10.68로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는데 전부 반올림 자리 차이다. 이런 유도 상수를 “실험에서 나온 값”으로 소개하는 자료를 만나면, 그 자료의 나머지 숫자도 한 번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
-
그리고 이 논쟁에는 아무도 이기지 못하는 항목이 하나 더 있다. 관망 모델 결과의 오차 대부분은 마찰식이 아니라 절점 수요 배분에서 나온다. 어느 집이 언제 물을 얼마나 쓰는지를 모르는 채로 관로 마찰계수의 3% 차이를 논쟁하는 것은, 소수 셋째 자리를 다투며 첫째 자리를 버리는 전형적인 공학적 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