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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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해석 시뮬레이션 전자공학 마지막 수정: 2026-09-14 04:43:19

1. 개요[편집]

정밀 스테이지
Precision Positioning Stage
목표행정 mm~m 에서 분해능·정밀도 nm 급
안내유연 힌지(플렉셔) · 공기 베어링 · 자기 부상
구동보이스코일(로렌츠) · 압전 · 리니어 모터
계측레이저 간섭계 · 회절 격자 인코더
대역폭 상한제1 구조 공진의 1/3~1/5
숨은 적비콜로케이션 · 아베 오차 · 열드리프트 · 바닥 진동
주 무대리소그래피 · 전자현미경 · AFM · 정밀 가공

나노미터를 움직이는 것은 쉽다. 어려운 것은 나노미터만 움직이는 것이고, 더 어려운 것은 자기가 어디 있는지 나노미터로 아는 것이다.

정밀 스테이지(precision positioning stage)는 시료나 광학계·공구를 나노미터~서브마이크론 수준의 정밀도로 원하는 위치에 놓고, 외란이 있어도 그 위치를 유지하는 기구·구동기·계측기·제어기의 통합 시스템이다. 반도체 노광 장비의 웨이퍼·레티클 스테이지, 전자현미경 시료대, 원자간력 현미경(AFM) 스캐너, 초정밀 선반의 이송축이 전부 여기에 속한다.

이 문서의 주인공은 부품이 아니라 연성이다. 정밀 스테이지에서 성능을 결정하는 것은 어느 한 부품의 품질이 아니라 기구의 동특성과 제어기가 서로에게 걸어 놓은 제약이다. 기구가 정한 제1 공진이 제어 대역폭의 천장이 되고, 제어기가 요구하는 가속도가 반력으로 돌아와 다시 기구를 흔든다. 그래서 이 분야의 설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구 설계자와 제어 설계자가 같은 보드 선도를 보면서 진행된다.

2. 구성 요소 — 무엇을 고르고 무엇을 포기하는가[편집]

안내(guidance)는 원하지 않는 자유도를 죽이는 일이다. 볼 베어링·리니어 가이드는 마찰과 스틱슬립 때문에 nm 급에서는 쓸 수 없다. 그래서 셋 중 하나로 간다.

  • 유연 힌지(플렉셔) — 마찰과 백래시가 원리적으로 0 이고 히스테리시스가 극히 작다. 대신 행정이 짧고(µm~mm) 스프링처럼 반력이 변위에 비례한다. 평행판 스테이지의 가라앉음과 복합 평행판 보정, 노치 힌지의 t5/2t^{-5/2} 강성 민감도는 컴플라이언트 메커니즘 문서가 상세히 다루므로 반복하지 않는다.
  • 공기 베어링 — 마찰이 사실상 0 이면서 행정이 길다. 리소그래피 스테이지의 표준이지만 압축 공기 공급과 진공 호환성 문제가 따라온다.
  • 자기 부상 — 접촉이 아예 없고 진공에서도 된다. 여섯 자유도를 전부 능동 제어해야 하므로 시스템이 통째로 제어 문제가 된다.

구동은 행정과 분해능의 절충이다. 압전 스택은 변형률이 0.1 % 수준이라 10 mm 스택에서 10 µm 남짓이 한계이고, 개루프로는 10~15 % 의 히스테리시스와 크리프가 있다. 그래서 전압 구동 대신 전하 구동을 쓰거나 변위 센서로 폐루프를 건다. 힘이 크고 강성이 높아 대역폭이 나온다는 것이 강점. 보이스코일(로렌츠 구동기) 은 힘이 전류에 비례하고 코깅이 없어 제어가 깨끗하며, 자석과 코일이 접촉하지 않아 진동 전달 경로가 없다. 대신 힘 상수가 작고 코일에서 열이 난다. 리니어 모터는 행정이 m 급까지 가지만 코깅과 힘 리플이 외란으로 들어온다.

긴 행정과 nm 분해능을 동시에 요구받으면 답은 하나 — 이중 스테이지다. 긴 행정의 조동축 위에 짧은 행정·고대역폭의 미동축을 얹고, 미동축이 조동축의 오차를 실시간으로 지운다. 조동축은 정밀할 필요가 없고 미동축은 멀리 갈 필요가 없어진다.

계측이 사실상 성능의 상한을 정한다. 레이저 간섭계는 파장을 자로 쓰므로 절대 기준이 좋지만 빔이 지나는 공기의 굴절률에 그대로 노출된다. 공기 굴절률은 온도 1 K 에 대략 1 ppm 변하고, 이는 100 mm 경로에서 100 nm 다. 빔 경로가 길수록·공기가 출렁일수록 나빠지므로 요즘 고정밀 장비는 회절 격자 인코더로 넘어갔다. 인코더는 스케일과 헤드 사이의 짧은 간격만 공기에 노출되지만, 대신 스케일 자체의 열팽창과 격자 오차가 그대로 들어온다. 어느 쪽을 택하든 계측 루프가 지나는 모든 재료의 열팽창이 오차 예산에 들어간다.

3. 아베 오차 — 자를 어디에 대는가[편집]

정밀 계측의 제1 원칙인 아베 원리는 이렇게 말한다. 측정축은 측정 대상의 운동축과 같은 직선 위에 있어야 한다. 이를 어기고 거리 LL 만큼 옆으로 벗어나 재면, 스테이지의 작은 각도 오차 θ\theta 가 곧바로

δ=Lθ\delta = L\,\theta

만큼의 위치 오차로 둔갑한다. 감각이 안 오는 숫자를 대입해 보면 실감이 난다. 오프셋이 50 mm 이고 요잉이 1 µrad(0.2 초각) 이면 오차는 50 nm 다. 1 µrad 은 정밀 스테이지에서 결코 작은 각도가 아니다.

처방은 셋이다. 오프셋을 기구적으로 0 으로 만들거나(가장 좋지만 대개 불가능), 각도를 따로 재서 보정하거나, 아예 여러 축의 간섭계·인코더를 두고 여섯 자유도를 전부 측정해 원하는 지점의 변위를 기하학적으로 합성한다. 리소그래피 스테이지가 축마다 빔을 여러 개 쏘는 이유가 이것이다. 비슷한 부류로 코사인 오차(측정축이 운동축과 각을 이룰 때의 1cosα1-\cos\alpha 오차)와 간섭계의 데드 패스 오차(기준 경로와 측정 경로의 비대칭 구간이 공기 굴절률 변동을 그대로 받는 것)가 있다.

4. 구조 동특성 — 모드를 상태공간으로 옮기기[편집]

기구를 유한요소로 모델링하고 모드 해석을 돌리면 고유진동수 ωi\omega_i, 감쇠비 ζi\zeta_i, 모드형상 ϕi\phi_i 가 나온다. 이것을 제어 설계에 쓰려면 구동점에서 측정점까지의 전달함수로 바꿔야 하고, 모드 좌표로 옮기면 전달함수가 모드별 2차계의 합으로 깔끔하게 분해된다.

G(s)=1mts2강체 모드  +  i=1Nϕi(xs)ϕi(xa)mi(s2+2ζiωis+ωi2)G(s) = \underbrace{\frac{1}{m_t s^{2}}}_{\text{강체 모드}} \;+\; \sum_{i=1}^{N}\frac{\phi_i(x_s)\,\phi_i(x_a)}{m_i\left(s^{2} + 2\zeta_i\omega_i s + \omega_i^{2}\right)}

여기서 xax_a 는 구동점, xsx_s 는 측정점이다. 이 식 하나에 정밀 스테이지 제어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들어 있다.

첫째, 강체 모드가 2중 적분기다. 1/mts21/m_t s^2 은 위상이 DC 부터 이미 180°-180° 다. 비례 제어만으로는 위상여유가 0 이므로, 교차주파수 근처에서 미분(리드) 보상으로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이 강제된다. 정밀 스테이지 제어기가 사실상 예외 없이 PID 의 D 항 또는 리드 필터를 갖는 이유다. PID 제어 참고.

둘째, 모드 절단을 함부로 하면 저주파가 틀린다. 관심 대역 위의 모드를 그냥 버리면, 그 모드들이 정적으로 기여하던 유연성이 사라져 저주파 이득 자체가 어긋난다. 처방은 버린 모드의 정적 컴플라이언스를 상수항으로 남기는 것 — 잔여 유연성(residual compliance) 항을 붙여야 절단 모델이 실제 측정한 주파수 응답 해석 곡선과 맞는다. 이 한 줄을 빠뜨려 모델과 실측이 안 맞는다고 몇 주를 태우는 일이 매년 어딘가에서 벌어진다.

셋째, 분자의 ϕi(xs)ϕi(xa)\phi_i(x_s)\phi_i(x_a) 부호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다음 절의 주제다.

5. 콜로케이션 — 극-영점 교대가 깨지는 순간[편집]

구동기와 센서가 같은 지점에 있고 서로 쌍대(힘 입력 / 변위 출력) 이면 위 식의 분자는 ϕi(xa)2>0\phi_i(x_a)^2 > 0 이 되어 모든 모드의 잔차가 같은 부호다. 이때 극과 영점이 허수축 위에서 반드시 번갈아 나타난다는 고전적 결과가 성립한다. 보드 선도에서는 이렇게 보인다.

  • 공진(극)에서 위상이 180°-180° 쪽으로 꺾였다가, 바로 뒤에 오는 반공진(영점)에서 다시 0° 쪽으로 되돌아온다.
  • 결과적으로 위상이 180°-180° 아래로 영구히 내려가지 않는다.
  • 그래서 콜로케이션 계는 모델이 조금 틀려도 안정하고, 적절한 형태의 수동적 피드백이라면 이득을 아무리 올려도 안정하다는 강한 성질을 갖는다. 구조 진동 제어에서 콜로케이션을 종교처럼 여기는 이유다.

문제는 실제 스테이지가 절대로 콜로케이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터는 스테이지 바닥을 밀고, 인코더는 스테이지 윗면의 격자를 읽으며, 정작 제어하고 싶은 지점은 시료 표면이다. 구동점과 측정점이 다르면 ϕi(xs)ϕi(xa)\phi_i(x_s)\phi_i(x_a) 의 부호가 모드마다 뒤바뀌고, 그 순간

  • 극-영점 교대가 깨진다. 어떤 공진 뒤에는 영점이 아예 없거나, 우반평면 영점(비최소위상)이 나타난다.
  • 위상이 180°-180° 를 통과한 뒤 계속 내려간다. 360°-360°, 540°-540°… 를 지나면서 나이퀴스트 선도가 1-1 점 주위를 돌 기회가 생긴다.
  • 위상여유로 안정화할 수 없게 되므로 이득으로 눌러야 한다. 즉 공진 부근에서 개루프 이득이 1 보다 작아야 하고, 이것이 교차주파수의 천장을 만든다.

여기에 시간 지연이 얹힌다. 샘플링·연산·구동기 필터의 총 지연 TT 는 위상을 ωT-\omega T 만큼 깎는데, 이득은 전혀 안 줄이면서 위상만 무한히 잡아먹으므로 고주파에서 가장 악질적인 항이다. 그래서 실무의 경험칙이 나온다 — 교차주파수는 제1 구조 공진의 1/3 에서 1/5. 대역폭을 두 배 올리고 싶으면 제어기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구조의 제1 공진을 두 배 올려야 한다. 정밀 스테이지에서 기구 설계가 곧 제어 설계인 이유가 이 한 문장이다.

구조를 뻣뻣하게 만드는 방향은 정해져 있다. 강성/질량 비가 큰 재료(알루미늄·탄화규소·코디어라이트·탄소섬유 복합재), 짧고 직접적인 힘 전달 경로, 이동 질량 최소화, 그리고 계측 프레임과 힘 프레임의 분리 — 반력이 흐르는 구조와 위치를 재는 기준 구조를 물리적으로 갈라 놓아, 구동 반력이 기준을 흔들지 못하게 한다.

6. 공진을 다루는 세 가지 방법[편집]

노치 필터가 가장 흔한 처방이다. 공진 주파수에 제어기의 영점을 놓아 그 대역의 이득을 파낸다. 잘 맞으면 교차주파수를 공진 위로 밀어 올릴 수도 있다. 함정은 취약성이다.

  • 공진 주파수는 온도에 따라, 스테이지 위치에 따라(질량 분포가 변하므로), 시료 하중에 따라 움직인다.
  • 노치가 어긋나면 이득만 깎고 위상은 그대로 뒤처져 필터가 없느니만 못한 상황이 된다.
  • 그래서 노치는 좁고 깊게 파는 것보다 넓고 얕게 파는 쪽이 실무적으로 안전하고, 위치별로 계수를 바꾸는 게인 스케줄링이나 실시간 동조를 붙이기도 한다.

피드포워드가 두 번째 축이고, 사실 정밀 스테이지 성능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궤적이 미리 알려져 있으므로 가속도에 비례하는 힘을 예측해서 넣어 주면 피드백은 잔차만 처리하면 된다. 여기에 저크·스냅까지 연속인 궤적을 쓰면 가진 스펙트럼의 고주파 성분이 줄어 공진을 덜 건드린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장비(스캔 노광, 반복 가공)에서는 반복 학습 제어로 회차마다 오차 프로파일을 갱신해 나가는 것이 압도적으로 효과적이다 — 반복 외란에 대해서는 인과율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입력 셰이핑 은 조금 다른 발상이다. 지령을 임펄스 열로 나눠 컨볼루션해서, 각 임펄스가 일으킨 잔류 진동이 서로 상쇄되게 만든다. 가장 단순한 ZV(zero vibration) 셰이퍼는 임펄스 두 개로 끝난다.

K=eζπ/1ζ2,A1=11+K,A2=K1+K,Δt=πωn1ζ2K = e^{-\zeta\pi/\sqrt{1-\zeta^{2}}},\qquad A_1 = \frac{1}{1+K},\quad A_2 = \frac{K}{1+K},\qquad \Delta t = \frac{\pi}{\omega_n\sqrt{1-\zeta^{2}}}

감쇠 주기의 절반만큼 떨어진 두 번의 입력으로 그 모드를 죽인다. 대가는 지령이 Δt\Delta t 만큼 늦어지는 것. 주파수를 정확히 모르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임펄스를 셋(ZVD)·넷으로 늘려 주파수 오차에 둔감하게 만드는 확장이 표준이며 이 역시 강건성을 지연으로 사는 거래다. 피드백 루프 밖에서 동작하므로 안정성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이 노치 필터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리고 어떤 처방을 쓰든 워터베드 정리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감도함수의 보드 적분 0lnS(jω)dω=0\int_0^\infty \ln|S(j\omega)|\,d\omega = 0 이 말하는 바는 잔인할 만큼 단순하다 — 저주파에서 외란을 누른 만큼 어딘가에서 반드시 증폭된다. 정밀 스테이지 제어기 튜닝의 실체는 “그 혹을 어느 주파수 대역에 버릴 것인가”를 고르는 일이고, 이 관점의 체계적 도구가 루프 정형화·강건 제어다.

7. 반력과 진동 — 밖에서 들어오고 안에서 나간다[편집]

안에서 나가는 것이 반력이다. 이동 질량 mmaa 로 가속하려면 프레임이 ma-ma 를 받는다. 이 반력이 프레임의 구조 모드를 때리고, 프레임에 붙은 계측 기준이 흔들리면 스테이지는 제자리에 있는데 측정값이 움직인다. 스캔 속도를 올릴수록 이 문제가 성능을 지배한다.

처방의 계보가 있다.

  • 밸런스 매스(반력 질량). 고정자를 프레임에 고정하지 않고 별도의 큰 질량 위에 얹어 부드럽게 띄운다. 운동량 보존에 의해 밸런스 매스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반력을 흡수하므로, 프레임에는 마찰 수준의 힘만 남는다. 대가는 부피와 무게, 그리고 밸런스 매스의 표류를 되돌리는 별도의 저대역 제어다.
  • 반력 보상. 별도의 구동기로 관성 질량을 밀어 반력과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힘을 프레임에 걸어 준다. 궤적을 알고 있으므로 피드포워드로 처리된다.
  • 계측 프레임 분리. 앞서 말한 그대로. 힘이 흐르는 구조와 재는 기준을 나눈다.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바닥 진동이다. 건물 바닥의 진동 수준은 1/3 옥타브 대역 rms 속도로 규격화되어 있고(VC 곡선), VC-A 가 50 µm/s, 한 단계 내려갈 때마다 절반씩 줄어 VC-E 가 3.1 µm/s 수준이다. 나노 스테이지는 VC-D~VC-E 급 환경을 요구하는 일이 흔하다.

수동 진동 절연은 공기 스프링 등으로 고유진동수를 1~2 Hz 로 낮춰 그 위를 40-40 dB/decade 로 차단한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근본적 모순이 있다 — 부드러운 마운트는 바닥 진동을 잘 막는 대신, 스테이지가 만든 반력에 대해 테이블 전체가 출렁이게 만든다. 즉 절연 성능과 지지 강성이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래서 고성능 장비는 능동 절연으로 간다. 관성 센서로 절대 속도를 재어 되먹이는 스카이훅 감쇠를 쓰면, 마운트를 부드럽게 유지하면서 마치 하늘에 고정된 댐퍼가 달린 것처럼 공진 피크를 눌러 두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육자유도 능동 절연의 구조적 해법으로 스튜어트 플랫폼이 자주 쓰인다.

8. 열 — 가장 조용하고 가장 확실한 적[편집]

정밀 스테이지에서 오차 예산의 마지막 칸은 대개 열이다. 진동과 달리 주파수가 없어서 필터로도 제어로도 못 잡는다.

  • 강재·알루미늄의 열팽창계수는 1123×10611\sim23\times10^{-6} /K 다. 100 mm 구조물에서 1 K 은 1~2 µm — nm 를 다투는 판에서 세 자릿수 초과다.
  • 그래서 계측 루프를 구성하는 부재는 인바·제로듀어·용융석영처럼 팽창계수가 두세 자릿수 작은 재료로 만들고, 나머지는 대칭 배치로 열변형이 상쇄되게 설계한다.
  • 발열원 중 최악은 구동기 코일이다. 제어 대역을 올리려고 이득을 키우면 I2RI^2R 이 늘고, 그 열이 바로 옆 스테이지를 데운다. 냉각 유로를 코일에 붙이거나 아예 발열원을 열적으로 격리하는데, 냉각수가 흐르면 이번엔 유동 진동이 들어온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 그리고 공기. 간섭계 경로의 굴절률뿐 아니라 장비 내부의 온도 성층과 난류가 광경로를 흔든다. 정밀 장비가 층류 에어 샤워를 두르고 mK 급 온도 제어를 하는 이유다.

열은 정상상태보다 과도가 문제다. 장비를 켠 뒤 수 시간의 웜업 동안 드리프트가 계속되므로, 실무에서는 아예 켜 두거나 주기적으로 기준을 재교정한다. 해석적으로는 열전달 해석으로 온도장을 구하고 그 결과를 구조 해석에 하중으로 넘기는 단방향 연성으로 다루는 것이 보통이다.

9. 설계 워크플로 — 모델과 실측을 어떻게 잇는가[편집]

이 분야의 해석은 한 판의 큰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모델을 갈아 끼우며 이어 붙이는 사슬이다.

  1. 유한요소 모델로 기구의 모드를 뽑는다. 관심은 절대값보다 제1 공진을 어디까지 올릴 수 있는가그 모드형상이 구동점·측정점에서 어떤 부호를 갖는가다. 후자가 콜로케이션 여부를 결정하므로 사실상 이 단계에서 달성 가능한 대역폭이 정해진다.
  2. 모드 절단 + 잔여 유연성으로 저차 상태공간 모델을 만든다. 상태공간 모델 형태로 두면 관측기·최적 제어·모델 예측 제어 설계 도구가 그대로 붙는다.
  3. 제어기를 설계하고 폐루프 감도·상보감도를 그린다. 외란 스펙트럼(바닥 진동, 코깅, 센서 잡음)을 곱해 위치 오차의 rms 예산을 만든다. 예산표가 곧 설계 리뷰 자료다.
  4. 실물이 나오면 주파수 응답을 직접 측정한다. 정현파 스윕이나 잡음 가진으로 구동-측정 전달함수를 재고, FEM 예측과 비교해 모델을 보정한다. 이 시스템 식별 단계가 없으면 노치 주파수를 어디에 둘지 알 수 없다. 실측 보드 선도가 이 바닥의 진짜 공용어다.
  5. 남는 반복 성분은 학습 제어로, 남는 열은 보정 테이블로 넘긴다.

여기서 정직할 부분 — FEM 이 예측한 감쇠비는 믿을 게 못 된다. 재료 감쇠는 작고, 실제 감쇠의 대부분은 조인트·볼트·케이블·접촉면에서 오는데 이것들은 모델에 잘 안 들어간다. 감쇠비는 거의 항상 측정해서 넣는 값이며, 그래서 노치 설계는 실물 없이 확정되지 않는다. 감쇠 문서 참고.

10. 여담[편집]

  • 이 분야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문장은 아마 “대역폭을 원하면 제어기가 아니라 구조를 고쳐라” 일 것이다. 제어 쪽에서 보면 억울한 말 같지만, 위 식의 ϕi(xs)ϕi(xa)\phi_i(x_s)\phi_i(x_a) 를 보면 반박이 어렵다. 제어기는 플랜트가 허락한 만큼만 쓸 수 있다.
  • 반도체 노광 장비의 웨이퍼 스테이지는 이 문서의 모든 항목을 극단까지 민 물건이다. 수백 mm 를 수 g 의 가속도로 스캔하면서 위치 오차를 nm 이하로 유지하고, 그러는 내내 반력은 밸런스 매스가 먹고, 여섯 자유도를 인코더로 동시에 읽으며, 전체가 능동 절연 위에 떠 있다. 한 대에 들어가는 제어 루프 수가 수백 개 단위다.1
  • 스테이지 성능 사양을 읽을 때 분해능·정밀도·정확도를 구별하지 않으면 속는다. 센서의 최소 눈금(분해능)이 0.1 nm 라는 것과, 반복해서 같은 곳에 갈 수 있다는 것(정밀도)과, 그 좌표가 진짜 그 위치라는 것(정확도)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마지막 것은 교정 기준의 문제라 대개 가장 나쁘다.2
  • 정밀 기구 설계의 고전적 원칙 중 하나가 운동학적 구속이다. 강체를 여섯 점으로만 지지해 과구속을 피하면, 구조가 변형해도 응력이 생기지 않아 열드리프트가 극적으로 줄어든다. 볼트를 많이 조여 뻣뻣하게 만들려는 본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원칙이라, 기계 설계자가 처음 정밀 기구에 오면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3
  •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케일의 반대편. µm 급으로 내려가면 같은 문제를 MEMS 공정으로 푸는데, 그쪽에서는 마찰 대신 스틱션이, 바닥 진동 대신 브라운 운동이 바닥 잡음이 된다. 문제의 이름은 바뀌어도 “안내·구동·계측·제어를 한 몸으로 설계한다” 는 구조는 그대로다.

11. 관련 문서[편집]

12. Footnotes[편집]

  1. 그래서 이런 장비의 개발에서 제어 엔지니어의 일은 “PID 를 잘 튜닝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 루프 사이의 상호작용과 우선순위를 설계하는 것에 가깝다. 개별 루프는 오히려 교과서적으로 단순한 경우가 많다.

  2. 카탈로그의 “분해능 0.1 nm” 는 대개 인코더 내삽 회로가 뱉는 최소 카운트일 뿐이다. 그 숫자 아래에 잡음이 10 nm 깔려 있어도 표기에는 문제가 없다. 사양서에서 실제로 봐야 할 항목은 정정 시간(settling time)과 정지 시 위치 지터, 그리고 그 값을 어떤 조건에서 쟀는지다.

  3. 준운동학적(semi-kinematic) 설계라는 타협안도 있다. 완전한 점 접촉은 응력이 집중되어 하중을 못 견디므로, 접촉을 작은 면적으로 넓히되 구속 수는 여섯 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볼과 홈(ball-and-groove), 켈빈 클램프, 맥스웰 클램프 같은 고전적 배치가 이 목적으로 100년 넘게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