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그린-암프트 모형 Green–Ampt model | |
|---|---|
| 발표 | W. H. Green & G. A. Ampt (1911) |
| 핵심 가정 | 급격 습윤전선 — 전선 위는 포화, 아래는 초기 상태 |
| 침투능 | f = K (1 + ψΔθ / F) |
| 누적침투 | F − ψΔθ ln(1 + F/ψΔθ) = K t (암시적) |
| 매개변수 | K, ψ, Δθ — 셋 다 토양 물성 |
| 위치 | 리처즈 방정식의 급격전선 근사 |
젖은 흙과 마른 흙 사이에 칼로 자른 듯한 경계가 있다고 치자.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치면 다 풀린다.
그린-암프트 모형(Green–Ampt model)은 지표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침투를 “포화 습윤대와 초기 상태 토양을 가르는 급격한 습윤전선(sharp wetting front)“으로 이상화하고, 그 습윤대에 다르시 법칙(다공성 매질 유동 참고)을 적용해 얻는 물리 기반 침투 모형이다. 1911년 그린과 암프트가 낸 결과가 백 년 넘게 현역인, 수문학에서 드물게 경험식이 아닌 침투식이다.1
침투(infiltration)는 강우 중 지표로 스며드는 양이고, 강우에서 침투를 뺀 나머지가 지표 유출이 되어 하천과 하수관거로 간다. 즉 침투 모형이 틀리면 첨두 유량 전체가 틀어진다. SWMM이 침투 옵션으로 호튼·그린-암프트·유출곡선지수 셋을 제공하는데, 그중 토양 물성으로 직접 설명되는 것은 그린-암프트뿐이다.
2. 급격전선 가정에서 식 세우기[편집]
지표에 물이 얕게 고여 있고(고인 깊이 ), 그 아래로 깊이 까지가 포화되어 있으며, 아래는 초기 함수비 그대로라고 가정한다. 습윤대 안에서 흐름은 연직 1차원 포화류이므로 다르시 법칙을 두 지점(지표, 전선)에 걸치면
이다. 는 습윤대의 수리전도도, 는 습윤전선 흡입수두(양수로 정의)다. 분자는 지표와 전선 사이의 총수두차 — 고인 물의 압력수두 , 중력수두 , 전선의 모관 흡입 — 이고 분모는 그 사이 거리다.
여기에 물수지를 붙인다. 전선까지의 공극이 만큼 채워졌으므로 누적침투량은
이고, 보통 라 무시한다. 를 대입하면 그린-암프트의 얼굴이 나온다.
읽는 법은 이렇다. 중력이 만드는 몫 와 모관이 만드는 몫 의 합. 초기에는 가 작아 모관 항이 지배하며 침투능이 크고, 가 쌓일수록 모관 항이 로 줄어 결국 로 수렴한다. “비 오기 시작할 때는 잘 스미다가 나중엔 안 스민다”는 현장 감각이 여기서 나온다. 대신 에서 라는 비물리적 특이점이 있는데, 뒤에서 다시 본다.
이므로 이건 에 대한 상미분방정식이다.
좌변을 로 쪼개 적분하면 조건에서
가 나온다. 에 대해 닫힌 형태로 못 푸는 암시적 방정식이고, 여기서부터가 수치해석의 영역이다.
3. 암시적 방정식 푸는 법[편집]
로 두고 라 하자.
피카드 반복이 가장 간단하다. 식을 그대로 옮겨 쓰면
이고, 사상의 도함수가 이라 항상 수축사상이다. 즉 어떤 초기값에서도 수렴한다. 다만 인 초기 단계에서는 수축률이 1에 가까워 느리다. 교과서와 SWMM 계열 코드가 이 반복을 쓴다.
뉴턴-랩슨법 은 도함수가 유난히 예쁘다.
가 볼록·단조증가라 에서 출발하면 아래에서 단조 수렴하고 보통 3~4회면 기계 정밀도에 닿는다. 주의할 것은 에서 이라 , 즉 도함수가 사라져 스텝이 폭주한다는 점. 그래서 작은 는 아래 점근식으로 초기값을 잡는다.
점근 거동이 초기값 전략을 준다. 에서 를 넣으면 로그의 1차항이 정확히 상쇄되어
즉 초기에는 법칙이며, 가 필립(Philip)의 흡수능(sorptivity)에 해당한다. 필립의 2항 급수해 가 그린-암프트와 같은 물리를 다른 전개로 쓴 것이라는 사실이 여기서 보인다. 반대로 에서는 로그가 무시되어 , 다.
닫힌 해도 있다. 램버트 W 함수를 허용하면 로 두고 를 풀어
를 얻는다. 이므로 의 가지를 쓴다. 라이브러리에 램버트 W가 있으면 반복 없이 끝나지만, 정작 그 구현이 내부적으로 뉴턴 반복이라 계산량이 줄지는 않는다. 우아함의 문제다.
4. 물웅덩이 발생 시각[편집]
여기까지는 지표에 이미 물이 고여 있다( 가 토양의 능력만으로 결정된다)는 가정이었다. 실제 강우에서는 강우강도 가 토양의 침투능보다 작은 동안에는 내리는 대로 다 스민다. 이 구간에서 실제 침투율은 이지 가 아니다. 이 구분을 놓치는 것이 초보자의 1번 실수다.
일정 강우강도 를 가정하자. 침투능이 까지 떨어지는 순간 물이 고이기 시작하며, 그때의 누적침투 는
이다. 그 시각까지는 전부 스몄으므로 , 따라서
이 물웅덩이 발생 시각(ponding time)이다. 면 분모가 0 이하가 되어 해가 없는데, 이는 영원히 고이지 않는다는 올바른 답이다 — 약한 비는 아무리 오래 와도 유출을 만들지 않는다. 반대로 가 아주 크면 으로, 폭우는 즉시 유출을 만든다.
이후에는 다시 그린-암프트 곡선을 타는데, 에서 이미 만큼 쌓여 있으므로 시간을 옮겨서 쓴다. 를 암시적 식에 넣었을 때 나오는 가상 시각 를 구해 놓고
로 푸는 것이 표준이다. 강우강도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실제 우량주상도에서는 매 스텝 이 시간 이동을 다시 계산하는 시간압축 근사(time compression approximation)를 쓰며, 마인-라슨(Mein & Larson, 1973)이 정리한 이 절차가 오늘날 모든 수문 모델의 그린-암프트 구현이다.2
5. 매개변수 세 개[편집]
| 매개변수 | 의미 | 감각 |
|---|---|---|
| 습윤대의 수리전도도 | 포화 의 절반 정도를 쓴다 | |
| 습윤전선 흡입수두 | 모래 5 cm, 점토 30 cm 규모 | |
| 유효공극 × (1 − 초기포화도) | 선행 강우가 결정, 사건마다 다름 |
로울스(Rawls) 등이 정리해 교과서에 실린 대표값은 대략 다음과 같다(토양 분류별 평균이며, 같은 분류 안의 산포가 매우 크다).
| 토양 | 유효공극 | ψ (cm) | K (cm/h) |
|---|---|---|---|
| 모래 | 0.42 | 5 | 11.8 |
| 사질양토 | 0.41 | 11 | 1.1 |
| 미사질양토 | 0.49 | 17 | 0.65 |
| 점토 | 0.39 | 32 | 0.03 |
가 모래와 점토 사이에서 400배 차이 난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침투 모형의 불확실성은 사실상 하나에서 온다.
실무에서 반드시 걸리는 세 가지 보정.
- 는 가 아니다. 습윤전선이 내려갈 때 공극에 갇힌 공기가 완전히 빠져나가지 못하므로 실제 도달 포화도는 80~90% 수준이다. 그래서 보통 를 쓴다(바우어의 권고).
- 는 정의부터 애매하다. 급격전선은 실재하지 않으므로 “전선의 흡입수두”라는 양도 실재하지 않는다. 토양수분특성곡선과 상대투수도로부터 적분해 정의하는 방식(뉴먼)이 이론적으로는 옳지만, 실무는 그냥 토양분류 표를 본다.
- 는 사건 변수다. , 는 토양이 정하지만 는 직전에 비가 얼마나 왔는가가 정한다. 연속 모의에서는 강우 사이의 건조 기간에 토양수분이 회복되는 별도 로직이 필요하고, SWMM은 이를 위한 회복 상수를 따로 둔다. 단일 호우 해석에서 이 값을 대충 넣으면 첨두가 통째로 흔들린다.
6. 호튼·SCS-CN과의 대비[편집]
| 모형 | 형태 | 성격 | 약점 |
|---|---|---|---|
| 호튼 공식 | f = fc + (f0 − fc) e−kt | 시간의 함수인 경험식 | 강우강도와 무관하게 시간만 가면 침투능이 떨어진다 |
| 그린-암프트 | f = K(1 + ψΔθ/F) | 누적침투의 함수인 물리 모형 | 급격전선 가정, 층상 토양에서 깨짐 |
| 유출곡선지수 | Q = (P − 0.2S)² / (P + 0.8S) | 총량 기반 회귀식 | 시간 분포가 없음, CN 하나로 모든 것을 흡수 |
가장 중요한 차이는 무엇의 함수인가다. 호튼은 침투능을 의 함수로 두므로, 비가 잠깐 그쳐도 침투능이 계속 떨어지는 부조리가 있다. 그린-암프트는 의 함수라 “실제로 스민 만큼만” 능력이 떨어진다 — 물리적으로 옳고, 우량주상도가 들쭉날쭉한 실제 호우에서 차이가 벌어진다.
SCS-CN은 아예 시간 개념이 없는 총량 회귀식이라 성격이 다른 물건이다. 자료가 거의 없는 유역에서 토지피복도만으로 유출을 추정해야 할 때 여전히 쓰이지만, “CN 하나로 침투·저류·선행조건을 전부 흡수한다”는 구조 때문에 물리적 해석이 어렵다. 그린-암프트를 쓸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그린-암프트를 쓰는 게 맞다.
7. 리처즈 방정식과의 관계[편집]
불포화 토양 내 물 이동의 정식은 리처즈 방정식이다.
와 가 몇 자릿수에 걸쳐 급격히 변하는 강한 비선형 방정식이라, 수치적으로는 악명 높다(질량 보존을 지키려면 혼합형으로 이산화해야 하고, 습윤전선 근방에서 뉴턴 반복이 잘 죽는다).
그린-암프트는 이 방정식의 특수한 극한이다. 리처즈 방정식을 확산형으로 쓰면 토양수분확산계수 가 나오는데, 가 근처에 집중된 델타 함수인 가상의 토양에서는 습윤전선이 실제로 계단이 되고 그린-암프트 해가 리처즈 해와 정확히 일치한다. 실제 토양의 는 델타는 아니지만 지수적으로 급하게 증가하는 형태라, 급격전선 근사가 생각보다 잘 맞는 이유가 이것이다.
깨지는 경우도 명확하다.
- 층상 토양. 위가 성글고 아래가 조밀하면 전선이 경계에 도달하는 순간 침투가 급감하고 층 위에 포화대(perched water)가 생긴다. 단일 로는 표현 불가라, 층별로 나눠 순차 적용하는 확장이 필요하다.
- 표층 피막(crust)·다짐. 강우 타격으로 지표에 얇고 조밀한 막이 생기면 그 막의 저항이 전체를 지배한다.
- 거대공극(macropore)·균열. 뿌리 통로나 건조 균열을 타고 물이 전선을 추월해 내려간다. 급격전선 가정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대표 사례이며, 점토질 농경지에서 농약이 예측보다 훨씬 빨리 지하수에 도달하는 문제의 원인이다.
- 공기 압축. 전선이 내려가며 아래쪽 공기를 밀어내는데, 지하수면이 얕거나 측방 배기가 막히면 압축된 공기가 침투를 억제한다.
- 특이점. 는 물리가 아니라 모형의 부작용이다. 수치 구현에서는 첫 스텝의 침투량을 강우강도로 상한 처리하지 않으면 첫 스텝에서 강우 전량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정리하면 그린-암프트는 리처즈 방정식을 풀 형편이 안 될 때 쓰는 물리 기반 축약 모형이다. 매개변수 세 개, 스칼라 비선형 방정식 하나, 반복 서너 번이면 끝나므로 수천 개 소유역을 수십 년 연속 모의하는 도시 유출 모델에 들어갈 수 있다. 리처즈를 그 규모로 푸는 것은 지금도 무리다 — 이 트레이드오프가 이 모형이 백 년째 살아 있는 이유다.3
8. 관련 문서[편집]
9.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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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헤버 그린은 화학자, G. A. 암프트는 물리학자였고, 논문 제목은 Studies on soil physics, Part I: The flow of air and water through soils (Journal of Agricultural Science, 1911)다. 제목에 공기가 먼저 나오는 데서 짐작되듯 원래 관심사는 토양 통기였다. 수문학의 표준 침투식이 농학 저널의 토양물리 논문 1편에서 나왔다는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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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데 왜 유출이 0인가요”라는 질문은 SWMM 사용자 게시판의 영원한 스테디셀러다. 답은 대개 (가) 아직 전이거나, (나) 지면 저류가 안 찼거나, (다) 를 mm/h 단위로 넣어야 하는데 cm/h 값을 그대로 넣어 침투능이 10배가 됐거나 셋 중 하나다. 세 번째가 제일 흔하고 제일 오래 안 잡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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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리처즈 방정식을 푸는 코드(HYDRUS 계열)가 항상 더 정확한 것도 아니다. 입력해야 할 것이 반 헤누흐텐 매개변수 다섯 개인데, 그 값들의 현장 불확실성이 급격전선 가정으로 인한 오차보다 클 때가 많다. 모형을 정교하게 만드는 일과 답을 정확하게 만드는 일은 종종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