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닝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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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매닝 공식
Manning formula
SI 형태V = (1/n) R2/3 S1/2
영미 단위V = (1.486/n) R2/3 S1/2
계보고클러(1867) · 매닝(1889) · 스트리클러(1923)
n 의 차원s·m−1/3 (차원 비동차 경험식)
적용 조건완전난류·등류·완경사
쓰이는 곳HEC-RAS · SWMM · 2차원 침수 모델 마찰항

1889년에 만들어진, 차원도 안 맞는 경험식 하나가 21세기 GPU 침수 솔버의 마찰항에 그대로 박혀 있다.

매닝 공식(Manning formula, 고클러-매닝-스트리클러 식)은 개수로 등류에서 평균 유속을 동수반경 RR, 수면경사(에너지경사) SS, 조도계수 nn 만으로 주는 경험식이다.

V=1nR2/3S1/2,R=AP,Q=VA=1nAR2/3S1/2V=\frac{1}{n}R^{2/3}S^{1/2},\qquad R=\frac{A}{P},\qquad Q=VA=\frac{1}{n}AR^{2/3}S^{1/2}

AA 는 통수 단면적, PP 는 물이 벽면에 닿는 윤변(wetted perimeter)이다. 관유동의 원관 지름이 하는 역할을 개수로에서 대신하는 것이 R=A/PR=A/P 이며, 원관 만관에서는 R=D/4R=D/4 가 된다.

개수로 유동에서 등류(uniform flow)란 중력의 구동과 벽면 마찰이 균형을 이뤄 수심이 거리에 무관해진 상태이고, 그때의 수심을 정상수심(normal depth)이라 한다. 매닝 공식은 그 균형을 한 줄로 닫아 준다. 이 한 줄이 하천·수로·하수관거·도로배수·홍수터 해석 전체의 마찰 모형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SWMM의 관거 추적과 지표면 유출, HEC-RAS의 수면형 계산, 2차원 얕은 물 방정식 솔버의 소스항이 전부 이 식을 쓴다.1

2. 계보 — 매닝은 이 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편집]

이름은 아일랜드 기술자 로버트 매닝(Robert Manning, 1816~1897)에서 왔지만, 사연이 제법 있다.

  • 1867년, 필리프 고클러(Gauckler)가 프랑스에서 VR2/3S1/2V\propto R^{2/3}S^{1/2} 형태를 이미 제시했다.
  • 1889년, 매닝이 아일랜드 토목학회에서 기존 공식 일곱 개를 비교한 논문을 발표하며 같은 지수 형태를 제안한다(출판은 1891년). 그런데 정작 본인은 이 식이 차원 동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못마땅해했고, 나중에 대기압 수두를 끼워 넣은 훨씬 복잡한 차원 동차 대안을 내놓았다. 살아남은 것은 당연히 간단한 쪽이다.
  • 1/n1/n 을 앞에 세운 지금의 표기는 1891년 플라망(Flamant)이 정리하며 매닝에게 귀속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매닝은 “매닝 공식”을 저 형태로 쓴 적이 없다.
  • 1923년, 알베르트 스트리클러(Strickler)가 스위스에서 독립적으로 같은 형태를 얻고, 조도를 하상 입경과 연결했다. 유럽 대륙에서 쓰는 스트리클러 계수 kst=1/nk_{st}=1/n 이 여기서 나왔다. 독일어권 논문에 kst=30k_{st}=30 이라고 적혀 있으면 n=0.033n=0.033 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정확한 이름은 고클러-매닝-스트리클러 식(GMS)이고, 실제로 유럽 문헌은 그렇게 쓴다. 매닝 본인은 정규 공학 교육을 받지 않고 회계원으로 출발해 하천 배수 사업으로 넘어온 사람인데, 그 사람이 마지못해 내놓은 식이 백 년 넘게 전 세계 하천 해석을 지배하는 중이다.2

3. 차원이 안 맞는다는 문제[편집]

VVm/s\mathrm{m/s}, R2/3R^{2/3}m2/3\mathrm{m}^{2/3}, SS 는 무차원이다. 따라서 1/n1/nm1/3/s\mathrm{m}^{1/3}/\mathrm{s} 를 가져야 하고, 조도계수 nn 의 단위는 sm1/3\mathrm{s\cdot m^{-1/3}} 이다. 길이의 세제곱근이 분모에 붙은 이 괴상한 단위가 매닝 공식의 정체를 그대로 폭로한다 — 물리 법칙이 아니라 완전난류 영역의 마찰계수를 멱함수로 맞춘 회귀식이다.

실무적 귀결이 둘 있다.

  • 단위계를 바꾸면 계수가 붙는다. 영미 단위(ft, s)에서는 V=1.486nR2/3S1/2V=\frac{1.486}{n}R^{2/3}S^{1/2} 이고, 1.486=(3.2808)1/31.486=(3.2808)^{1/3} 이다. 즉 nn 값 자체는 두 단위계에서 같게 유지하고 앞의 상수로 흡수한다는 약속인데, 이 규칙을 모르고 미국 교과서 표를 SI 코드에 넣으면 유속이 1.49배 틀린다. 실제로 발생하는 사고다.
  • nn 은 순수한 벽면 물성이 아니다. 차원이 있다는 것은 어딘가에 길이 스케일이 숨어 있다는 뜻이고, 실제로 nn 은 수심·상대조도에 약하게 의존한다.

셰지 공식 V=CRSV=C\sqrt{RS} 와 비교하면 C=R1/6/nC=R^{1/6}/n 이고, 관유동달시-바이스바흐 식 마찰계수 ff 와는 C=8g/fC=\sqrt{8g/f} 를 통해

n=R1/68g/f=R1/6f8gf=8gn2R1/3n=\frac{R^{1/6}}{\sqrt{8g/f}}=R^{1/6}\sqrt{\frac{f}{8g}} \quad\Longleftrightarrow\quad f=\frac{8g\,n^2}{R^{1/3}}

로 이어진다. 매닝 공식이 "fR1/3f\propto R^{-1/3}" 이라는 가정과 정확히 동치라는 것이 여기서 드러난다. 완전거친난류 영역에서 콜브룩 식의 로그 의존성을 1/3-1/3 승 멱함수로 근사한 것이며, 그래서 매닝은 상대조도가 아주 크거나(R/ksR/k_s 가 작은 얕은 흐름) 아직 매끈한 난류 영역인 저유속에서는 근거를 잃는다.

스트리클러는 여기에 하상 입경을 연결했다. 자갈 하상의 입자 조도만 따진다면

nd501/621.1(d50 단위 m)n \approx \frac{d_{50}^{1/6}}{21.1}\qquad (d_{50}\ \text{단위 m})

정도이며, 자갈 d50=0.05md_{50}=0.05\,\mathrm{m} 이면 n0.029n\approx0.029 가 나온다. 실제 하천의 nn 이 이보다 큰 것은 사행·식생·하상형태(사구) 같은 형상 저항이 얹히기 때문이다.

4. 조도계수 고르기[편집]

수치해석적으로는 매닝 공식이 사칙연산 몇 번이지만, 실무에서 답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nn 이다. 표는 채우(Ven Te Chow, 1959)의 것이 60년 넘게 재인용되고 있다.

수로·관 재질대표 n
유리, 매끈한 플라스틱(PVC/HDPE)0.009 ~ 0.011
마감 콘크리트0.011 ~ 0.013
거푸집 자국이 남은 콘크리트, 주철관0.013 ~ 0.017
파형 강관(CMP)0.022 ~ 0.027
흙수로, 잘 정비됨0.020 ~ 0.025
자갈 하상 자연 하천0.025 ~ 0.035
잡초·사행이 있는 자연 하천0.033 ~ 0.050
수목이 자란 홍수터0.080 ~ 0.150

여러 재질이 한 단면에 섞여 있으면(콘크리트 저수로 + 초지 둔치) 윤변별로 가중한 등가 조도를 쓴다. 호튼-아인슈타인 형태가 가장 흔하다.

ne=[iPini3/2P]2/3n_e=\left[\frac{\sum_i P_i\,n_i^{3/2}}{P}\right]^{2/3}

다만 복단면 하천에서는 저수로와 홍수터의 유속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운동량 교환이 등가 조도로는 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HEC-RAS 같은 코드는 하나의 단면을 저수로/좌둔치/우둔치로 쪼개 통수능을 따로 계산한 뒤 합친다.

K=1nAR2/3,Q=(iKi)SfK=\frac{1}{n}AR^{2/3},\qquad Q=\left(\sum_i K_i\right)\sqrt{S_f}

KK통수능(conveyance)이라 하며, 단면 기하와 조도만으로 정해지는 양이라 수면형 계산에서 반복적으로 재사용된다.

5. 정상수심은 비선형 방정식이다[편집]

유량 QQ 와 경사 S0S_0 가 주어졌을 때 수심을 구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 계산인데, 이게 닫힌 형태로 안 풀린다. 사다리꼴 수로(바닥폭 b\text{바닥폭}\ b, 측벽 경사 zz)에서

A(y)=(b+zy)y,P(y)=b+2y1+z2A(y)=(b+zy)y,\qquad P(y)=b+2y\sqrt{1+z^2}

이므로 풀어야 할 식은

Φ(y)A(y)5/3P(y)2/3nQS0=0\Phi(y)\equiv\frac{A(y)^{5/3}}{P(y)^{2/3}}-\frac{nQ}{\sqrt{S_0}}=0

이다. yy 에 대해 5/35/3 승과 2/3-2/3 승이 섞여 있어 대수적으로 못 푼다. 뉴턴-랩슨법을 쓰면 도함수가 깔끔하게 정리된다.

Φ(y)=A2/3P2/3[53T23APdPdy],T=dAdy=b+2zy,dPdy=21+z2\Phi'(y)=\frac{A^{2/3}}{P^{2/3}}\left[\frac{5}{3}T-\frac{2}{3}\frac{A}{P}\frac{dP}{dy}\right], \qquad T=\frac{dA}{dy}=b+2zy,\qquad \frac{dP}{dy}=2\sqrt{1+z^2}

Φ\Phiy>0y>0 에서 단조증가라 초기값을 아무렇게나 줘도 수렴하며, 보통 3~5회면 끝난다. 실무 코드가 이분법을 병행하는 것은 수렴 실패 때문이 아니라 y0y\to0 근처에서 Φ\Phi' 가 0으로 가서 스텝이 폭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원형 관거에서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진다. 중심각 θ\theta 로 매개화하면

A=D28(θsinθ),P=Dθ2A=\frac{D^2}{8}(\theta-\sin\theta),\qquad P=\frac{D\theta}{2}

이고, Q(θ)Q(\theta)단조가 아니다. 일정 nn 을 가정하면 유량은 y/D0.938y/D\approx0.938 에서 최대가 되어 만관 유량보다 약 8% 크고, 유속은 y/D0.81y/D\approx0.81 에서 최대로 만관 유속의 약 1.14배가 된다. 수심이 더 차면 윤변이 단면적보다 빨리 늘어 RR 이 줄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하수관거 설계에 두 가지를 남긴다. 첫째, 관이 거의 다 찼을 때 유량이 오히려 감소하는 구간이 있으므로 같은 유량에 정상수심이 둘 존재할 수 있고, 뉴턴법이 어느 쪽으로 수렴할지 모른다. 그래서 SWMM 같은 코드는 y/D>0.938y/D>0.938 구간의 유량을 최대값으로 잘라 단조성을 강제한다. 둘째, 자정작용을 위한 최소 유속 조건은 만관이 아니라 저유량 시 수심에서 따져야 한다.

6. 수리학적 최적단면[편집]

같은 AA, 같은 nn, 같은 SS 라면 QR2/3=(A/P)2/3Q\propto R^{2/3}=(A/P)^{2/3} 이므로, 윤변 PP 를 최소화하는 단면이 유량을 최대화한다. 순수한 기하 최소화 문제이고, 답은 전부 R=y/2R=y/2 라는 한 줄로 모인다.

단면 형태최적 조건동수반경
직사각형바닥폭 = 수심의 2배R = y/2
사다리꼴정육각형의 절반 (측벽 60°, z = 1/√3)R = y/2
삼각형측벽 45° (z = 1)R = y/(2√2)
반원제약 없음 (전체 최적)R = y/2

최적 단면은 그 형태에 내접원을 그렸을 때 수면에 닿는 것과 같고, 전체 최적은 반원이다. 그럼에도 실제 수로가 사다리꼴인 이유는 토질의 안식각, 시공성, 유지관리 접근성 때문이다. 그리고 최적단면은 굴착량 최소가 아니라 콘크리트 라이닝 면적 최소에 가까운 목적함수라, 라이닝이 없는 흙수로에서는 경제적 최적과 수리학적 최적이 다르다.

7. 수치 모델 안에서의 매닝[편집]

현대 하천·도시 침수 모델에서 매닝은 마찰 소스항으로 들어간다. 얕은 물 방정식 운동량식의 마찰경사는

Sf=n2VVR4/3(2차원, 광폭 근사 Rh)Sfx=n2uu2+v2h4/3S_f=\frac{n^2 V\lvert V\rvert}{R^{4/3}} \qquad\text{(2차원, 광폭 근사 } R\approx h\text{)}\quad S_{fx}=\frac{n^2 u\sqrt{u^2+v^2}}{h^{4/3}}

이고, 부호를 절댓값으로 잡는 것은 역류에서도 마찰이 운동을 방해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여기서 수치적으로 고약한 점이 나온다.

  • 얕은 수심에서 강성(stiff)이 된다. h0h\to0 이면 Sfh4/3S_f\propto h^{-4/3} 로 발산해, 명시적으로 적분하면 시간 간격이 무한히 작아지거나 유속 부호가 뒤집혀 발진한다. 그래서 마찰항만 반암시적(semi-implicit)으로 처리하거나, 마름/젖음 셀에서 유속을 강제로 0으로 눕히는 처리가 표준이다.
  • 얕은 흐름에서 nn 자체가 안 맞는다. 지표면 유출은 수심이 mmcm 단위라 완전난류 가정이 성립하지 않고, 조도 요소가 수심보다 큰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SWMM 지표면 유출에 쓰는 nn 은 매끈한 아스팔트 0.011부터 잔디 0.150.41, 하층식생이 빽빽한 임지 0.80까지 하천 값보다 한 자릿수 큰 유효값이다. 같은 기호를 쓰지만 같은 물리량이 아니다.
  • 급경사에서 깨진다. S00.05S_0\gtrsim0.05 인 산지하천에서는 nn 이 경사와 수심의 함수로 변한다는 것이 회귀적으로 확인되어 있고(제럿의 1984년 관계식이 대표적), 상수 nn 을 밀어 넣으면 유속을 과대평가한다.
  • 보정 손잡이로서의 nn. 관측 수위에 맞을 때까지 nn 을 조정하는 것이 하천 모델 보정의 실체다. 문제는 nn 이 격자 해상도·단면 개수·지형 자료 오차까지 전부 흡수하는 쓰레기통 변수가 된다는 것. 5차 정확도 도식을 자랑해도 입력 nn 의 불확실성이 ±30%면 그 정확도는 장식이 된다. 격자 수렴보다 nn 불확실성이 큰 것이 이 분야의 기본값이다.3

그럼에도 매닝이 대체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필요한 입력이 세 개뿐이고, 표 하나로 조도를 정할 수 있고, 백 년치 실무 감각과 규정이 이 계수 위에 쌓여 있다. 이론적으로 더 나은 대안(달시-바이스바흐 + 콜브룩, 로그 유속분포)이 있어도 하상 조도 높이 ksk_s 를 현장에서 측정하는 일이 nn 을 표에서 고르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에, 결국 다들 표로 돌아온다.

8. 관련 문서[편집]

9. Footnotes[편집]

  1. SS 에 무엇을 넣는가”가 초보자의 첫 함정이다. 등류에서는 바닥경사 S0S_0 = 수면경사 = 에너지경사 SfS_f 가 전부 같지만, 점변류·부정류에서는 다르다. 매닝 공식이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에너지경사 SfS_f 다. 배수곡선 계산에서 S0S_0 를 넣으면 댐 상류 수위가 조용히 낮게 나온다.

  2. 매닝의 본업 이력은 회계원 → 배수사업 보조 → 아일랜드 공공사업청 수석기술자다. 학위 없이 현장에서 올라온 사람이 만든, 차원도 안 맞고 본인도 싫어한 식이 표준이 되었다는 서사는 공학사에서 꽤 자주 반복된다. 참고로 그가 대신 밀었던 차원 동차 버전을 지금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3. 그래서 하천 모델 논문의 민감도 분석은 대체로 nn 하나로 시작해 nn 하나로 끝난다. 흔한 광경: 2차원 GPU 솔버로 5 m 격자 침수 해석을 돌린 뒤, 관측 흔적수위에 맞추려고 홍수터 nn 을 0.06에서 0.09로 올린다. 그 순간 5 m 격자와 20 m 격자의 결과 차이는 이미 nn 조정폭 안에 들어가 있다. 모델을 정교하게 만든 게 아니라 계수를 정교하게 만진 것 아니냐는 질문은 이 바닥의 영원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