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각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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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계산물리 양자역학 마지막 수정: 2026-08-27 04:48:52

1. 개요[편집]

등각장론
Conformal Field Theory (CFT)
대칭등각변환 = 각도를 보존하는 좌표변환
d ≥ 3 등각군SO(d+1,1), 차원 (d+1)(d+2)/2 — 유한
d = 2비라소로 대수 — 무한 차원
핵심 상수중심전하 c
물리적 정체재규격화군 흐름의 고정점 = 임계점
2D 이징c = 1/2 (자유 마요라나 페르미온)
수치적 검산유한크기 스케일링 · 얽힘 엔트로피 기울기

임계점에서는 특별한 길이 눈금이 사라진다. 눈금이 없으면 확대·축소가 대칭이 되고, 대칭이 생기면 답이 나온다.

등각장론(conformal field theory, CFT)은 각도를 보존하는 좌표변환, 즉 등각변환 아래에서 불변인 장론이다. 병진·회전·로런츠 변환에 더해 전체 확대(dilatation) xλxx\to\lambda x 와 특수등각변환까지 대칭으로 갖는 이론이며, 물리적으로는 재규격화군 흐름의 고정점에 놓인 이론이다. 상관길이가 발산해 특별한 길이 눈금이 없어진 지점 — 곧 상전이의 임계점 — 을 기술하는 언어가 이것이다.

1.1. 등각사상과 무엇이 다른가[편집]

이름이 겹쳐서 헷갈리기 쉬운데, 관계는 명확하다.

  • 등각사상기하·해석학이다. 2차원에서 등각변환 = 도함수가 0이 아닌 정칙함수라는 사실을 이용해 라플라스 방정식이나 포텐셜 유동을 푸는 도구. 주코프스키 변환으로 익형 유동을 푸는 그 이야기.
  • 등각장론은 장론이다. 그 변환 아래에서 상관함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공리로 삼아 이론 전체를 구속한다.

연결점이 바로 “2차원 등각변환 = 정칙함수”라는 한 문장이다. 등각사상 문서에서 3차원 이상에는 뫼비우스 변환밖에 없다(리우빌, 1850)고 한 것이 여기서는 ”d3d\ge3 등각군은 SO(d+1,1)SO(d+1,1) 로 차원 (d+1)(d+2)/2(d+1)(d+2)/2 짜리 유한 군”이라는 문장으로 나타난다. d=3d=3 이면 10차원, 등각사상 쪽에서 세었던 그 10이다. 반면 d=2d=2 에서는 정칙함수 전체가 후보라 국소 대칭이 무한 차원이 되고, 이 하나의 사고 때문에 2D CFT는 정확히 풀리는 이론들의 동물원이 된다.1

2. 2차원의 특수성 — 비라소로 대수[편집]

복소좌표 z=x+iyz=x+iy 를 쓰면 국소 등각변환은 zf(z)z\to f(z) 인 임의의 정칙함수다. 무한소 변환 zz+ϵzn+1z\to z+\epsilon z^{n+1} 의 생성자를 n\ell_n 이라 하면

[m,n]=(mn)m+n[\ell_m,\ell_n]=(m-n)\,\ell_{m+n}

가 되고, 이것이 무한 차원의 비트 대수다. 양자론으로 오면 여기에 중심 확장이 붙어 비라소로 대수

[Lm,Ln]=(mn)Lm+n+c12m(m21)δm+n,0[L_m,L_n]=(m-n)L_{m+n}+\frac{c}{12}m(m^2-1)\,\delta_{m+n,0}

가 된다. 새로 나타난 상수 cc중심전하(central charge)다. m=0,±1m=0,\pm1 만 남기면 중심항이 사라지고 뫼비우스 변환의 대수 sl(2,C)sl(2,\mathbb{C}) 로 돌아간다 — 즉 전역적으로 잘 정의되는 변환은 여전히 뫼비우스 변환뿐이고, 무한 차원인 것은 국소 대칭이다. 이 구별을 놓치면 등각사상 문서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중심전하는 여러 얼굴을 갖는다.

  • 자유도 세기. 자유 보손 c=1c=1, 자유 마요라나 페르미온 c=1/2c=1/2, 자유 디랙 페르미온 c=1c=1. 이론을 겹치면 cc 가 더해진다.
  • 등각 변칙. 평평하지 않은 배경에서 T μμcR\langle T^\mu_{\ \mu}\rangle \propto c\,R 로 흔적이 살아난다. 유한 크기 효과가 cc 에 비례하는 뿌리가 여기다.
  • 비가역성. 자모로드치코프의 c-정리(1986)는 2D에서 RG 흐름을 따라 cc 가 단조 감소함을 보였다. “RG 흐름은 되돌릴 수 없다”를 정량화한 결과이고, 4D 대응물이 a-정리(코마르고지-슈위머, 2011)다.

3. 1차장, 스케일링 차원, 연산자 곱 전개[편집]

CFT의 관측량은 국소 연산자(장)들이고, 그중 대칭의 최고 무게 상태 노릇을 하는 것이 1차장(primary field)이다. 2D에서 무게 (h,hˉ)(h,\bar h) 인 1차장은 zf(z)z\to f(z) 아래

ϕ(z,zˉ)=(dfdz)h(dfˉdzˉ)hˉϕ(z,zˉ)\phi'(z',\bar z')=\left(\frac{df}{dz}\right)^{-h}\left(\frac{d\bar f}{d\bar z}\right)^{-\bar h}\phi(z,\bar z)

로 변환한다. Δ=h+hˉ\Delta=h+\bar h스케일링 차원, s=hhˉs=h-\bar h 가 스핀이다. 1차장에 LnL_{-n} 을 때려서 나오는 것들이 후손장(descendant)이고, 1차장 하나와 그 후손 전체를 묶은 것이 등각족이다. 이론을 안다 = 1차장 목록과 그 차원, 그리고 아래의 계수 CijkC_{ijk} 를 안다는 뜻이 된다.

대칭이 상관함수를 얼마나 강하게 묶는지가 이 이론의 힘이다.

ϕi(x)ϕj(y)=δijxy2Δi,ϕiϕjϕk=CijkxijΔi+ΔjΔk\langle\phi_i(x)\phi_j(y)\rangle=\frac{\delta_{ij}}{|x-y|^{2\Delta_i}}, \qquad \langle\phi_i\phi_j\phi_k\rangle=\frac{C_{ijk}}{|x_{ij}|^{\Delta_i+\Delta_j-\Delta_k}\cdots}

2점·3점 함수의 함수 형태가 대칭만으로 완전히 결정된다. 모르는 것은 차원 Δi\Delta_i 와 상수 CijkC_{ijk} 뿐. 4점부터는 교차비의 함수가 하나 남지만, 그것도

ϕi(x)ϕj(0)=kCijkxΔkΔiΔj[ϕk(0)+]\phi_i(x)\,\phi_j(0)=\sum_k C_{ijk}\,|x|^{\Delta_k-\Delta_i-\Delta_j}\big[\phi_k(0)+\cdots\big]

라는 연산자 곱 전개(OPE)로 3점 데이터에 환원된다. 두 연산자를 가까이 붙이면 다른 연산자들의 합으로 전개된다는 것이고, 이 전개가 수렴한다는 것이 CFT의 결정적 자산이다. 4점 함수를 어느 쌍부터 전개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면 안 된다는 조건(교차 대칭)이 {Δi,Cijk}\{\Delta_i, C_{ijk}\} 에 무지막지한 제약을 걸고, 이걸 수치로 밀어붙이는 것이 등각 부트스트랩이다.

4. 임계현상과의 대응 — 이징 모형이 c = 1/2인 이유[편집]

여기가 계산물리 쪽 접점이다. 이징 모형을 임계온도 TcT_c 에 놓으면 상관길이가 발산하고 미시 격자 눈금이 무의미해진다. 이 극한에서 남는 것이 CFT이고, 임계지수는 1차장의 스케일링 차원으로 번역된다.

2D에서는 이 대응이 정확히 풀려 있다. 벨라빈-폴랴코프-자모로드치코프(1984)가 분류한 최소 모형

c=16m(m+1),m=3,4,5,c=1-\frac{6}{m(m+1)},\qquad m=3,4,5,\dots

의 이산적인 중심전하만 허용하며, 1차장의 무게도 카츠 공식으로 유한 개만 나온다. m=3m=3c=1/2c=1/22D 이징 보편성 부류, m=4m=4c=7/10c=7/10 로 삼임계 이징이다. 이징의 1차장은 스핀장 σ\sigma 와 에너지장 ε\varepsilon 둘뿐이고 차원이

Δσ=18,Δε=1\Delta_\sigma=\tfrac18,\qquad \Delta_\varepsilon=1

이다. 여기서 임계지수가 곧바로 떨어진다.

지수CFT 표현2D 이징 값
η\eta2Δσ2\Delta_\sigma1/4
ν\nu1/(dΔε)1/(d-\Delta_\varepsilon)1
β\betaνΔσ\nu\,\Delta_\sigma1/8

온사거가 1944년에 힘으로 뚫어 얻은 값들이 대칭 논증만으로 재생된다. 게다가 최소 모형 목록은 “2D에서 가능한 임계 이론이 무엇인가”에 대한 유한한 답을 주므로, 보편성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분류 정리 수준으로 격상된다.

d=3d=3 에서는 무한 차원 대칭이 없어서 이런 정확해가 없다. 그 대신 등각 부트스트랩이 교차 대칭을 반정부호 계획법 문제로 바꿔 수치로 푼다. 3D 이징에 대해 엘쇼크 등(2012)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지금 Δσ0.5181489\Delta_\sigma\approx0.5181489, Δε1.412625\Delta_\varepsilon\approx1.412625 수준의 정밀도를 내며, 몬테카를로나 ε\varepsilon 전개보다 자릿수가 좋다. 부등식 최적화로 물리 상수를 재는 희귀한 사례다.2

5. c 를 수치로 재는 법[편집]

CFT가 계산 쪽에서 실제로 쓰이는 가장 흔한 방식은 이것이다 —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cc 를 뽑아 내가 어떤 임계 이론에 서 있는지 확인하기. 세 가지 표준 루트가 있다.

1. 유한크기 스케일링(바닥에너지). 길이 LL 의 주기적 1차원 양자 사슬에서 바닥상태 에너지 밀도는

E0(L)L=επcv6L2+O(L4)\frac{E_0(L)}{L}=\varepsilon_\infty-\frac{\pi c\,v}{6L^2}+O(L^{-4})

로 접근한다(블뢰테-카디-나이팅게일, 애플렉, 1986). 열린 경계면 계수가 πcv/(24L2)\pi c v/(24L^2) 로 바뀐다. LL 을 몇 개 잡아 DMRG나 정확대각화로 E0E_0 를 구하고 1/L21/L^2 에 대해 직선을 맞추면 cvc v 가 나온다. 함정은 속도 vv 를 따로 알아야 한다는 것 — 보통 최저 여기의 분산 ω(k)vk\omega(k)\simeq v|k| 에서 독립적으로 뽑는다. 여기를 대충 하면 cc 가 통째로 어긋난다.

2. 여기 스펙트럼. 같은 원통 기하에서 여기 에너지가

En(L)E0(L)=2πvxnLE_n(L)-E_0(L)=\frac{2\pi v\,x_n}{L}

로 스케일링하므로, 갭들의 비를 재면 스케일링 차원 xnx_n 이 직접 읽힌다. 이징 사슬이면 x=1/8x=1/8x=1x=1 이 나와야 한다. 유한크기 스케일링 자체의 일반론은 유한크기 스케일링이징 모형 문서 쪽 이야기다.

3. 얽힘 엔트로피. 임계 사슬을 길이 \ell 로 자른 얽힘 엔트로피

S()=c3ln+constS(\ell)=\frac{c}{3}\ln\ell+\text{const}

(주기 경계, 열린 경계는 c/6c/6)로 로그 증가한다는 칼라브레제-카디(2004)의 결과가 가장 손쉬운 자다. DMRG는 정준형 특이값에서 SS부산물로 공짜로 뱉으므로, 사슬 하나 풀고 기울기에 3을 곱하면 끝. 유도와 실무 함정(경계 진동, 결합차원 부족으로 인한 인위적 포화)은 얽힘 엔트로피에 정리되어 있다.

세 방법이 서로 다른 cc 를 주면 대개 계산이 아직 임계점에 있지 않거나(파라미터가 살짝 어긋났거나) 결합차원이 모자란 것이다. cc 는 임계 시뮬레이션의 가장 값싼 위생 검사로 쓰인다 — 이징이면 0.5, 하이젠베르크 사슬이나 자유 보손이면 1, 3상태 포츠면 4/5가 나와야 한다.

6. 그 밖의 얼굴들[편집]

  • 끈 이론. 끈의 세계면(worldsheet)이 2차원이고 그 위의 이론이 CFT다. 폴랴코프 작용의 바일 변칙이 사라지려면 cc 가 맞아떨어져야 하고, 그 조건이 보손 끈의 임계차원 26, 초끈의 10을 낳는다. 2D CFT가 이토록 정밀하게 연구된 데는 이쪽 수요가 컸다.
  • AdS/CFT. 1997년 말다세나가 제안한 AdS-CFT 대응dd 차원 CFT가 (d+1)(d+1) 차원 반더시터르 공간의 중력 이론과 같은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강결합 게이지 이론 계산이 약결합 중력 계산으로 넘어가는 쌍대성이라, 쿼크-글루온 플라스마의 점성이나 강상관 전자계에 실제로 적용된다. 부분계의 얽힘 엔트로피가 벌크의 최소 곡면 넓이와 같다는 류-다카야나기 공식이 그 사전의 한 항목이다.
  • 경계 CFT. 경계 조건을 CFT 언어로 분류하면(카디 상태) 표면 임계지수와 콘도 문제의 고정점이 나온다. 열린 사슬 DMRG 계산에서 경계 항이 왜 그런 꼴로 나오는지가 여기서 설명된다.
  • 비평형. 급격한 퀜치 후 얽힘의 선형 성장을 설명하는 준입자 그림도 CFT 계산에서 나왔다. “왜 시간 발전 텐서 네트워크는 짧은 시간만 되는가”의 이론적 근거다.

7. 한계와 오해[편집]

정직하게 정리하자.

  • CFT는 임계점에서만 정확하다. 임계점에서 벗어나면 상관길이가 유한해지고 등각 불변성이 깨진다. 근처를 다루려면 관련 연산자로 섭동한 이론(적분가능 변형 등)으로 넘어가야 한다.
  • 2D의 정확해는 2D의 사치다. 비라소로의 무한 차원 대칭이 3D에는 없다. 3D CFT에서 얻은 것은 전부 수치이거나 부등식 경계다.
  • cc 는 자유도 ‘개수’가 아니다. 자유 보손 하나가 1, 마요라나 하나가 1/2인 것은 맞지만, 비유니터리 이론에서는 cc 가 음수가 되기도 한다(예: 양-리 특이점 c=22/5c=-22/5). ”cc 를 세는 것”과 “장을 세는 것”은 다른 일이다.
  • 그리고 등각사상을 안다고 CFT를 아는 것은 아니다. 반대도 마찬가지고, 다만 2차원에서 둘이 같은 정칙함수 위에 서 있다는 사실만은 계속 유용하다.3

8. 관련 문서[편집]

9. Footnotes[편집]

  1. 물리학자가 “2차원은 특별하다”고 말할 때는 대개 이 이야기다. 유체 하는 사람에게는 2차원이 역캐스케이드 때문에 특별하고, 통계물리 하는 사람에게는 코스털리츠-사울레스 전이 때문에 특별하며, 여기서는 등각군이 무한 차원이라 특별하다. 차원 2가 사기 캐릭터인 것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2. 부트스트랩의 초기 그림이 유명하다. 두 스케일링 차원을 축으로 잡고 “이 조합은 교차 대칭과 유니터리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는 영역을 칠해 나가면, 허용 영역에 뾰족한 모서리가 하나 남는다. 그리고 그 모서리에 3D 이징이 앉아 있다. 모형도 안 풀고 격자도 안 깔고 가능한 것을 하나씩 배제해서 답을 찾아낸 셈이라, 처음 본 사람은 대체로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3. 실제로 2D CFT 계산에서 원통을 평면으로 옮길 때 쓰는 사상이 z=e2πw/Lz=e^{2\pi w/L} 이다. 이 지수사상 하나가 유한크기 스케일링 공식 전체를 만들어 낸다 — 평면의 상관함수를 알면 원통(=유한 크기 계)의 답이 자동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항공역학에서 원을 익형으로 바꾸던 그 도구가 여기서는 무한 평면을 유한 사슬로 바꾸는 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