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셰지 공식 Chézy formula | |
|---|---|
| 제안 | Antoine de Chézy (1718~1798), 1770년대 |
| 형태 | V = C √(R S) |
| C 의 차원 | m1/2/s (√g 를 품는다) |
| 매닝과 | C = R1/6/n |
| 달시-바이스바흐와 | C = √(8g/f) |
| 항력계수와 | cd = g/C² = f/8 |
| 대표값 | C ≈ 30(거친 자연하천) ~ 90(매끈한 라이닝) |
매닝보다 120년 먼저 나왔고, 매닝보다 물리적으로 정직하며, 매닝에게 완패했다.
셰지 공식(Chézy formula)은 개수로 등류에서 평균 유속이 동수반경과 에너지경사의 곱의 제곱근에 비례한다는 관계다.
는 통수 단면적, 는 윤변, 는 동수반경, 는 에너지경사(등류에서는 바닥경사와 같다), 가 셰지 계수다.
이 문서는 매닝 공식이 이미 다루는 조도계수 표·정상수심 계산·복단면 통수능을 반복하지 않는다. 여기서 볼 것은 셰지 쪽 관점 — 이 식이 힘의 균형에서 곧장 나온다는 사실, 의 괴상한 차원이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셰지·매닝·달시-바이스바흐 식 세 개가 사실은 같은 한 문장의 세 가지 옷이라는 점이다.1
2. 힘의 균형에서 나온다[편집]
셰지 공식은 경험식이 아니다. 등류 상태의 수로 구간에 운동량 보존을 걸면 두 줄 만에 나온다.
길이 인 구간을 잘라 보자. 등류이므로 가속도가 0이고, 남는 것은 중력의 흐름 방향 성분과 벽면 마찰의 균형이다.
완경사에서 로 두었다. 이 는 근사가 거의 없는 엄밀한 관계이며, 개수로 수리학 전체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한 줄이다. 마찰속도로 쓰면 더 예쁘다.
여기까지는 물리다. 이제 닫음 가정이 딱 하나 들어간다 — 난류 벽면 전단이 동압에 비례한다는 가정이다.
이 두 식을 이으면 , 즉
셰지 공식이다. 셰지 계수는 무차원 바닥항력계수를 뒤집어 쓴 것이고, 셰지 본인이 1770년대에 세운 논리가 정확히 이것이었다 — “저항은 젖은 면적과 유속의 제곱에 비례하고, 그것이 중력과 균형을 이룬다.”2
3. C 가 √g 를 품는 이유[편집]
의 단위는 다. 처음 보면 매닝 공식의 만큼이나 기괴해 보이지만, 성격이 전혀 다르다.
즉 를 로 나누면 완전한 무차원수가 되고, 그 값은 “평균유속이 마찰속도의 몇 배인가”라는 명확한 물리적 의미를 갖는다. 매끈한 콘크리트 수로의 이면 , 즉 평균유속이 마찰속도의 22배라는 뜻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 의 차원 비동차는 중력가속도를 계수 안에 흡수해 버린 결과다. 하나만 도로 빼내면 무차원 물리량이 남는다.
- 반면 의 차원 비동차는 길이 스케일에 대한 멱함수 회귀에서 왔다. 을 무차원화할 방법이 없다 — 어떤 상수로 나눠도 여전히 이 남는다.
셰지는 차원적으로 구제 가능하고 매닝은 아니다. 이론 문헌이 셰지형을 선호하고, 해양·연안 모델이 아예 로 직접 쓰는 이유가 이것이다. 조석 모델의 바닥항력계수 는 와 같은 말이다.
4. 세 공식은 같은 식이다[편집]
관유동의 달시-바이스바흐 식에서 마찰계수 의 정의가 곧 다. 즉 이고, 곧바로
를 얻는다. 관에서는 만관 원관의 동수반경이 이므로 와 함께 넣으면 달시-바이스바흐가 그대로 복원된다. 한편 매닝 공식 를 셰지 꼴로 강제로 맞추면 이다.
세 식을 나란히 놓으면 관계가 선명해진다.
| 공식 | 마찰 닫음 가정 | 계수의 성격 |
|---|---|---|
| 달시-바이스바흐 | f = f(Re, ε/D) — 콜브룩 식 | 무차원, 물리적으로 완결 |
| 셰지 | C = 상수 (= 완전거친난류 가정) | m1/2/s, √g 를 흡수 |
| 매닝 | C ∝ R1/6 | s·m−1/3, 회귀 |
차이는 오직 ” 를 무엇의 함수로 볼 것인가”뿐이다. 셰지는 상수(따라서 상수), 매닝은 (따라서 ), 달시-바이스바흐는 를 와 상대조도의 함수로 제대로 푼다. 상호 변환식을 한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구하려는 값 | C 에서 | n 에서 | f 에서 |
|---|---|---|---|
| C | — | R1/6/n | √(8g/f) |
| n | R1/6/C | — | R1/6 √(f/(8g)) |
| f | 8g/C² | 8g n²/R1/3 | — |
이 표 안에 등장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셰지↔달시-바이스바흐 변환은 수로 크기와 무관하지만, 매닝이 끼어드는 순간 동수반경이 필요하다. 매닝 계수는 애초에 수로 기하를 품고 있는 값이라는 뜻이다.
5. 그럼 왜 매닝이 이겼나[편집]
셰지 공식이 이론적으로 더 정직한데도 현장을 매닝에게 내준 이유는 단순하다. 가 상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완전거친난류의 로그 유속분포를 개수로에 적용한 케울레간(1938)의 관계식은
이다. 는 상대조도의 로그로 서서히 커진다. 같은 하천이라도 수심이 10배 되면 가 대략 만큼 올라간다 — 이던 것이 58이 된다. 즉 셰지 계수는 수로 상태만으로 정해지는 값이 아니라 수심에 의존한다.
매닝의 은 이 로그 의존성을 멱함수로 근사한 것이고, 그 결과 이 보다 훨씬 안정적인 상수가 된다. 표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느냐가 실무 공식의 생사를 가르는데, 표는 수심 조건까지 달아야 하고 표는 재질만 적으면 된다. 백 년치 조도 표와 설계기준이 위에 쌓인 것은 그 다음 이야기다.
역사적 불운도 겹쳤다. 셰지의 각서는 1770년대에 쓰였지만 출판되지 않은 채 학교 문서고에 묻혀 있었고, 클레멘스 허셜이 원고를 찾아 세상에 알린 것이 1897년이다. 그 사이 유럽은 각자 경험식을 만들었다 — 강글리에-쿠터(1869), 바쟁(1897)의 , 그리고 매닝(1889). 셰지가 제 이름을 되찾았을 때 판은 이미 갈려 있었다.
6. C 를 정하는 식들의 계보[편집]
가 상수가 아니라는 것이 알려진 뒤, 19세기 후반 유럽은 를 무엇의 함수로 쓸 것인가로 한 세대를 보냈다.
- 강글리에-쿠터(1869). 조도값과 동수반경에 더해 경사 까지 넣은 복잡한 분수식. 스위스에서 만들어져 미국 교과서에 오래 실렸다. 경사가 들어간 이유는 실측을 맞추기 위해서였는데, 등류에서 경사는 이미 안에 들어 있으므로 물리적 근거는 약하다. 지금은 거의 안 쓴다.
- 바쟁(1897). (미터 단위). 는 매끈한 시멘트 0.06에서 잡초·자갈 하상 1.75 정도까지. 단일 계수라 쓰기 쉽고, 이 커질수록 로 포화한다는 형태가 로그 거동을 흉내 낸다.
- 매닝(1889). . 결국 이 형태가 이겼다.
- 케울레간(1938)·파월(1950). 로그 유속분포에서 유도한 이론형. 파월의 식은 매끈한 항과 거친 항을 동시에 넣은 음함수라, 사실상 개수로판 콜브룩 식이다. 이론적으로 가장 옳지만 를 현장에서 재야 해서 실무에 안착하지 못했다.
공통점이 보인다. 전부 가 에 대해 증가하게 만드는 장치다. 멱함수로 할 것인가(매닝), 포화형으로 할 것인가(바쟁), 로그로 할 것인가(케울레간)의 차이뿐이다.
7. 숫자로 확인하기[편집]
콘크리트 라이닝 수로에서 , , 이라 하자.
매닝 공식으로 직접 계산해도 로 당연히 같다. 이제 나머지 계수들을 뽑아 보면
이고, 마찰속도는 다. 검산하면 로 일치한다.
여기에 케울레간 식을 거꾸로 돌리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에서 , 즉 다. 콘크리트관의 등가 조도가 0.3~3 mm라는 달시-바이스바흐 식 쪽 표와 정확히 겹친다. 개수로의 매닝 와 관로의 는 같은 물리를 다른 언어로 적은 것이라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되는 순간이다.
이 예제로 매닝과 케울레간의 차이도 정량화할 수 있다. 수심이 두 배가 되어 가 되면 매닝()은 을 주고, 를 고정한 케울레간은 을 준다. 약 4.5% 차이 — 이 로그 증가를 살짝 과대 보정한다는 뜻이며, 수심 변화 폭이 큰 홍수 해석에서 이 편향이 누적된다.
8. 수치 모델에서의 셰지형[편집]
그럼에도 셰지형이 코드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얕은 물 방정식 운동량식의 마찰항을 두 방식으로 쓰면 차이가 보인다.
광폭 근사 에서 수심 의존성이 각각 과 이다. 마름-젖음 경계에서 일 때 **셰지형이 덜 강성(stiff)**하다는 뜻이며, 명시적 시간전진에서 마찰항이 유속 부호를 뒤집어 발진시키는 사고가 상대적으로 덜 난다. 반암시 처리가 표준이 된 지금은 결정적 차이가 아니지만, 얕은 홍수터와 지표면 유출을 다루는 2차원 솔버가 셰지 옵션을 남겨 두는 이유 중 하나다.
더 중요한 이유는 해양·연안 쪽 관행이다. 조석·폭풍해일 모델은 수심이 수십 m라 보정이 의미가 없고, 애초에 바닥항력계수 로 모형을 세우는 문화라 셰지형이 자연스럽다. Delft3D·TELEMAC 계열이 셰지·매닝·니쿠라드세(백-콜브룩) 셋을 나란히 제공하는 것은 이 두 문화가 한 코드 안에 공존하기 때문이다. 값을 바꿔 끼울 때 위 변환표를 안 보고 숫자만 옮기면 유속이 통째로 틀어지는데, 실제로 자주 벌어지는 사고다.3
9. 적용 한계[편집]
- 등류·완경사 가정. 유도에서 가속도를 0으로 뒀다. 급변류·부정류에서는 에 바닥경사가 아니라 에너지경사를 넣어야 하고, 그조차 국소적으로만 맞다. 인 산지하천에서는 근사도 슬슬 위험해진다.
- 완전거친난류 가정. 를 상수로 두는 순간 레이놀즈수 의존성을 버린 것이다. 저유속·매끈한 수로에서는 가 에 의존하므로 달시-바이스바흐로 내려가야 한다.
- 동수반경이라는 축약. 는 단면 전체의 전단을 하나의 평균으로 뭉갠다. 폭/수심 비가 크거나 홍수터가 붙은 복단면에서는 유속 분포가 균일하지 않아 단일 로 표현되지 않는다.
- 하상형태. 사구·반사구가 생기면 저항의 대부분이 벽면 마찰이 아니라 형상 저항이 되고, 는 유량에 따라 크게 변한다. 유량이 늘면 사구가 씻겨 저항이 줄어드는 비단조 거동까지 나온다.
10. 관련 문서[편집]
- 매닝 공식 · 개수로 유동 · 프루드 수
- 달시-바이스바흐 식 · 관유동 · 무디 선도
- 얕은 물 방정식 · 유한체적법 · 웰밸런스드 도식
- 경계층 · 벽함수 · 니쿠라드세
- 레이놀즈수 · 차원 해석 · 무차원수
- HEC-RAS · SWMM · 검증 및 확인
11.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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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기 주의. 개수로의 “셰지”(Chézy)와 관로의 “달시”(Darcy)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셰지는 1718년생 프랑스 교량도로 기술자이고, 달시는 1803년생 디종 상수도 기술자다. 그리고 다르시 법칙의 다르시는 달시-바이스바흐의 달시와 같은 사람이다. 국내 표기가 분야별로 갈려서 이 지경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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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지는 파리 급수를 위한 이베트(Yvette) 운하 조사에서 이 관계를 얻었고, 남아 있는 각서는 1775년자로 알려져 있다(1769년 조사 착수 시점을 공식의 연도로 적는 문헌도 많다). 정작 운하는 예산 문제로 건설되지 않았다. 지어지지 않은 운하의 조사 보고서에서 개수로 수리학의 출발점이 나온 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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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위험한 것이 와 의 방향 감각이 반대라는 점이다. 거칠수록 은 커지고 는 작아진다. 조도를 “0.03”에서 “0.05”로 올린다는 지시를 셰지 계수 입력란에 그대로 타이핑하면, 유속이 2000배 느려진 하천이 만들어진다. 다행히 그런 케이스는 대개 첫 스텝에서 눈에 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