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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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역학 전산유체역학 마지막 수정: 2026-08-06 05:33:47

1. 개요[편집]

프루드 수
Froude number
정의$\mathrm{Fr} = U/\sqrt{gL}$
물리적 의미관성력 / 중력, 유속 / 중력파 속도
임계값$\mathrm{Fr}=1$ (임계 흐름)
대응 개념압축성 유동의 마하수
주 무대개수로, 선박 저항, 자유표면 유동

배가 자기가 만든 파도를 앞지르려고 애쓸 때 청구되는 요금.

프루드 수(Froude number)는 관성력과 중력의 비를 나타내는 무차원수로, 자유표면을 가진 유동에서 유속과 중력파 전파 속도의 비로 해석된다.

Fr=UgL\mathrm{Fr} = \frac{U}{\sqrt{gL}}

UU는 대표 속도, gg는 중력가속도, LL은 대표 길이다. 문헌에 따라 제곱한 U2/(gL)U^2/(gL)을 프루드 수라 부르기도 하니 정의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1

두 번째 해석이 훨씬 쓸모 있다. 수심 hh인 얕은 물에서 중력 표면파의 전파 속도는 c=ghc = \sqrt{gh}이고, 이때 Fr=U/gh\mathrm{Fr} = U/\sqrt{gh}는 정확히 유속을 파동 속도로 나눈 값이다. 압축성 유동의 마하수가 유속을 음속으로 나눈 것과 같은 자리에 앉는다. 그래서 프루드 수 1을 경계로 벌어지는 일들은 기체동역학에서 마하 1을 경계로 벌어지는 일들과 거의 일대일 대응한다. 무차원수 중에서도 유비 관계가 이렇게까지 깔끔한 사례는 흔치 않다.

2. 상류와 사류 — 정보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가[편집]

개수로 유동에서 1차원 얕은 물 방정식의 특성속도는 λ1,2=Ugh\lambda_{1,2} = U \mp \sqrt{gh}다. 부호가 갈리는 지점이 곧 Fr=1\mathrm{Fr}=1이다.

  • Fr<1\mathrm{Fr}<1 — 상류(常流, subcritical). U<ghU < \sqrt{gh}이므로 λ1<0\lambda_1 < 0, 즉 교란이 상류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하류에 수문을 세우면 그 영향이 위쪽 수면까지 전달되어 배수 곡선을 만든다. 하류 경계조건이 상류를 지배한다.
  • Fr>1\mathrm{Fr}>1 — 사류(射流, supercritical). 두 특성 모두 하류를 향한다. 하류에서 무슨 짓을 해도 상류는 모른다. 경계조건은 전부 상류 끝에서 줘야 한다.
  • Fr=1\mathrm{Fr}=1 — 임계 흐름. 한쪽 특성이 정지한다. 조절 단면(control section)이 생기는 자리다.

수치해석 관점에서 이 구분은 취향이 아니라 경계조건 개수를 정하는 규칙이다. 사류 유출 경계에 수심을 지정하면 과결정이 되어 계산이 터지거나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파를 역류시킨다. 개수로 코드에서 나오는 초심자 버그의 상당수가 여기서 나온다.2

3. 비에너지와 임계 흐름[편집]

수로 바닥을 기준으로 잰 단위 무게당 에너지를 비에너지(specific energy)라 한다. 단위폭 유량 q=Uhq = Uh를 쓰면

E=h+U22g=h+q22gh2E = h + \frac{U^2}{2g} = h + \frac{q^2}{2gh^2}

qq를 고정하고 EEhh의 함수로 그리면 아래로 볼록한 곡선이 되고, 최솟값을 갖는 수심이 임계수심이다.

hc=(q2g)1/3,Emin=32hch_c = \left(\frac{q^2}{g}\right)^{1/3}, \qquad E_{\min} = \frac{3}{2}h_c

dE/dh=0dE/dh = 0 조건을 정리하면 그 지점이 정확히 Fr=1\mathrm{Fr}=1임이 나온다. 즉 임계 흐름이란 주어진 유량을 최소 에너지로 흘리는 상태다. 곡선의 위쪽 가지가 상류, 아래쪽 가지가 사류이며, 같은 EE에 대해 수심 해가 두 개 존재하는 이 구조는 라발 노즐의 면적-마하수 관계가 같은 면적비에 아음속·초음속 해를 하나씩 주는 것과 판박이다.

유량 측정 원리도 여기서 나온다. 광정 위어(broad-crested weir)나 벤투리 플룸의 목에서 유동이 임계가 되면 상류 수두 HH만으로 유량이 정해진다.

q=(23)3/2gH3/21.705H3/2  (SI)q = \left(\frac{2}{3}\right)^{3/2}\sqrt{g}\,H^{3/2} \approx 1.705\,H^{3/2}\ \ (\mathrm{SI})

하류 수위를 아무리 낮춰도 유량이 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것은 물 버전의 초킹이다. 노즐 목에서 M=1M=1이 유량을 잠그는 것과 물리적으로 같은 사건이고, 그래서 임계 단면이 서 있는 한 위어는 하류 사정을 몰라도 되는 유량계로 작동한다.

4. 도수 — 물 위의 수직충격파[편집]

사류가 상류로 바뀔 때는 매끄럽게 못 넘어간다. 수면이 갑자기 솟구치며 거품과 소용돌이로 에너지를 흩는 도수(hydraulic jump)가 발생한다. 질량과 운동량만 보존시키고(에너지는 보존시키지 않는다) 풀면 도수 전후의 공액수심 관계가 나온다.

h2h1=12(1+8Fr121)\frac{h_2}{h_1} = \frac{1}{2}\left(\sqrt{1+8\mathrm{Fr}_1^2}-1\right)

손실된 에너지도 대수적으로 깔끔하게 떨어진다.

ΔE=(h2h1)34h1h2\Delta E = \frac{(h_2-h_1)^3}{4h_1h_2}

이 구조가 충격파의 랭킨-위고니오 관계와 수학적으로 같다. 얕은 물 방정식은 사실 γ=2\gamma=2인 등엔트로피 압축성 기체 방정식과 형태가 동일하고(hρh \leftrightarrow \rho, FrMa\mathrm{Fr} \leftrightarrow Ma), 도수는 그 계의 수직충격파다. 충격파를 지나며 엔트로피가 증가하듯 도수를 지나며 비에너지가 감소하고, 두 경우 모두 역방향 과정(팽창 충격, 상류→사류 도수)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20세기 중반 초음속 유동을 눈으로 보려고 얕은 물 수조를 썼던 “수력학적 유비(hydraulic analogy)” 실험이 이 대응 덕분에 가능했다.

도수의 성격은 상류 프루드 수로 분류한다. Fr1\mathrm{Fr}_1이 1.7 이하면 잔물결만 이는 파상 도수인데, 이 영역은 정수압 가정에 기댄 얕은 물 방정식이 잡아내지 못하고 분산 항을 살린 부시네스크 방정식이 필요하다. Fr1\mathrm{Fr}_1이 4.5~9 구간이면 위치가 안정적이고 소산 효율이 가장 좋은 정상 도수, 9를 넘으면 격렬하고 불규칙한 강도수다. 댐 여수로 아래 감세지(stilling basin)는 일부러 이 정상 도수 구간이 형성되도록 설계해, 하류 하상이 파이는 대신 도수가 에너지를 먹게 만든다.

5. 선박 수조 시험 — 두 무차원수를 동시에 맞출 수 없다[편집]

배는 물을 밀어내면서 파를 만들고, 그 파를 만드는 데 든 에너지가 **조파저항**이 된다. 조파저항은 프루드 수의 함수다. 반면 선체 표면의 마찰저항은 레이놀즈수의 함수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축척비 λ=Ls/Lm\lambda = L_s/L_m인 모형에서 프루드 상사를 맞추려면 Vm=Vs/λV_m = V_s/\sqrt{\lambda}로 느리게 끌어야 한다. 그런데 그 속도로는 모형의 레이놀즈수가 실선보다 λ3/2\lambda^{3/2}배 작아진다. 레이놀즈 상사까지 맞추려면 모형 시험 유체의 동점성계수가 νm=νsλ3/2\nu_m = \nu_s\,\lambda^{-3/2}여야 하는데, 축척비 25만 잡아도 물보다 100배 이상 묽은 액체가 필요하다. 그런 유체는 없다.

실무 해법이 프루드 가설이다. 전저항을 마찰 성분과 잉여 성분으로 쪼갠 뒤

CT(Re,Fr)=CF(Re)+CR(Fr)C_T(\mathrm{Re},\mathrm{Fr}) = C_F(\mathrm{Re}) + C_R(\mathrm{Fr})

프루드 상사로 얻은 모형 시험에서 CRC_R을 뽑고, CFC_F는 실선 레이놀즈수에서 상관식으로 따로 계산해 다시 합친다. 그 상관식이 지금도 표준으로 쓰이는 ITTC-1957 모형-실선 상관 곡선이다.

CF=0.075(log10Re2)2C_F = \frac{0.075}{(\log_{10}\mathrm{Re} - 2)^2}

엄밀히 말하면 이 분리는 근사다 — 형상에 따른 3차원 효과가 두 성분에 걸쳐 있어서, 실무에서는 형상계수 (1+k)(1+k)를 곱해 보정한다. 그럼에도 150년 가까이 살아남았고, 선박 저항 추정의 뼈대는 여전히 이 구조다. 선박 길이 기준 FrL0.40\mathrm{Fr}_L \approx 0.40 근처에서 조파저항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선체속도” 벽도 여기서 나오는데, 이 값은 파장이 배 길이와 같아지는 조건 1/2π0.3991/\sqrt{2\pi} \approx 0.399에 대응한다.3

6. 수치해석에서의 프루드 수[편집]

  • 경계조건과 리만 문제. 얕은 물 방정식유한체적법으로 풀 때 셀 경계에서 푸는 것은 마하수 대신 프루드 수가 파 구조를 결정하는 리만 문제다. 상류·사류·천이 구간에 따라 리만 솔버가 뱉는 파 배치가 달라지고, 도수는 충격파와 똑같이 TVD 제한자로 다뤄야 진동이 안 생긴다.
  • 저프루드 강성. Fr1\mathrm{Fr} \ll 1이면 중력파 속도가 유속보다 훨씬 커서, 명시적 도식의 CFL 조건U+gh|U|+\sqrt{gh}에 묶여 시간 간격이 잘게 쪼개진다. 저마하 압축성 유동이 겪는 강성과 똑같은 병이며, 해양·기상 모델이 중력파 항만 암시적으로 처리하는 반암시(semi-implicit) 기법을 쓰는 이유다.
  • 자유표면 CFD. 선박 저항을 직접 계산할 때는 VOF 방법으로 계면을 추적하며, 격자가 조파 파장을 파장당 최소 수십 셀로 해상하지 못하면 수치 감쇠가 파를 죽여 조파저항이 과소평가된다. 실선 스케일 계산이 가능해진 지금도 수조 시험이 안 없어지는 이유는 검증 및 확인의 기준값이 필요해서다.
  • 모형 시험 일반. 슬로싱 탱크 시험, 댐 붕괴·홍수터 수리 모형, 부유체 운동 시험은 전부 프루드 상사로 축척한다. 반대로 관로 수충격처럼 자유표면이 없고 압력파가 지배하는 문제에서는 프루드 수가 무의미하고, 탄성파 속도 기반의 다른 척도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7. 관련 문서[편집]

8. Footnotes[편집]

  1. 이름은 영국의 조선공학자 윌리엄 프루드(William Froude, 1810~1879)에게서 왔다. 그는 1870년대에 자비에 가까운 조건으로 세계 최초의 선박 모형 예인수조를 만들어, “모형에서 잰 저항을 실선으로 어떻게 환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처음으로 체계적인 답을 내놓았다. 무차원수 이름 중 사람 이름이 붙은 것들은 대개 그 사람이 그것 때문에 인생을 갈아 넣었다는 뜻이다.

  2. 한국어 용어가 함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상류는 흐를 상(常)을 쓰는 常流이지 위쪽을 뜻하는 上流가 아니다. 그런데 하필 상류(常流)에서 교란이 상류(上流)로 전파된다는 문장을 써야 할 일이 자주 생긴다. 헷갈리면 아임계·초임계로 부르는 게 안전하다.

  3. 그래서 배를 길게 만들면 같은 속도에서 FrL\mathrm{Fr}_L이 낮아져 조파저항 벽을 뒤로 미룰 수 있다. 컨테이너선이 자꾸 길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인데, 물론 항만 안벽 길이와 파나마 운하 갑문이라는 훨씬 비정한 제약이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