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초전도 큐비트 Superconducting Qubit | |
|---|---|
| 정체 | 비조화 LC 진동자의 최저 두 준위 |
| 비선형 원천 | 조지프슨 접합의 비선형 인덕턴스 |
| 주류 종 | 트랜스몬 (EJ/EC ≫ 1) |
| 동작 주파수 | 대략 4~6 GHz (마이크로파) |
| 비조화성 | α/2π ≈ −200 ~ −300 MHz |
| 결맞음 | T₁·T₂ 대략 수십~수백 μs |
| 동작 온도 | 희석냉동기 최저단 약 10 mK |
큐비트를 만들려면 준위 두 개만 있으면 된다. 문제는 자연이 준위를 등간격으로 주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초전도 큐비트(superconducting qubit)는 초전도 회로로 만든 LC 진동자에 조지프슨 접합을 넣어 준위 간격을 불균일하게 만들고, 그중 최저 두 준위 만 골라 쓰는 인공 원자다. 원자나 이온과 달리 설계해서 만드는 양자 시스템이고, 반도체 공정으로 찍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방식이 규모 확장 경쟁의 선두에 선 이유다.
이름에 “초전도”가 붙는 것은 저항이 없어야 회로 전체가 결맞은 양자 자유도로 남기 때문이다. 저항이 있으면 그 즉시 환경과의 소산 채널이 되어 결어긋남이 나노초 단위로 끝난다.
2. 왜 비선형이 필요한가[편집]
이상적인 LC 회로의 해밀토니안은 조화 진동자 그 자체라 준위 간격이 전부 로 같다. 이러면 큐비트가 될 수 없다. 을 때리려고 넣은 마이크로파가 도 똑같이 잘 때리기 때문이다. 두 준위만 골라 쓰려면 간격이 달라야 한다.
조지프슨 접합이 이 문제를 푼다. 초전도체–절연체–초전도체 샌드위치를 지나는 전류와 위상차 의 관계가
이라, 인덕턴스가 상태에 의존한다. 소산 없이 비선형성을 주는 소자는 사실상 이것뿐이다.1 에너지로 적으면 접합은 짜리 퍼텐셜이고, 회로 전체는
가 된다. 는 충전 에너지, 는 조지프슨 에너지, 은 접합을 넘어간 쿠퍼쌍 수다. 코사인을 전개하면
에서 항이 조화 진동자를 만들고 항이 준위를 위쪽부터 끌어내린다. 그 결과 이 되고, 그 차이가 비조화성 이다. 이 한 개의 숫자가 이 분야의 거의 모든 트레이드오프를 지배한다.
3. 계보 — 전하·플럭스·위상, 그리고 트랜스몬[편집]
비율을 어디에 두느냐로 종이 갈린다.
- 전하 큐비트(쿠퍼쌍 상자, ). 1999년 나카무라 등이 초전도 회로에서 결맞은 진동을 처음 보인 물건. 준위가 게이트 전하에 민감해서 비조화성은 훌륭하지만 전하 잡음에 그대로 노출되어 결맞음이 나노초 단위였다.
- 플럭스 큐비트. 초전도 고리에 접합 여러 개를 넣고 반양자속 근처에서 동작시킨다. 시계·반시계 방향 지속전류의 중첩이 큐비트다. 자속 잡음에 민감하지만 비조화성이 크다.
- 위상 큐비트. 접합에 직류 전류를 흘려 기울어진 씻긴판(washboard) 퍼텐셜의 우물 안 준위를 쓴다. 지금은 거의 안 쓴다.
- 트랜스몬(). 2007년 예일 그룹이 제안. 전하 큐비트에 큰 션트 커패시터를 병렬로 달아 를 낮춘 것이 전부인데, 이 한 수로 판이 뒤집혔다.
트랜스몬의 논리는 두 감도의 스케일링 속도 차이에 있다. 게이트 전하에 대한 준위 분산은 가 커질 때
로 지수적으로 죽는 반면, 비조화성은
로 대수적으로만 줄어든다. 지수적으로 이득 보고 대수적으로 손해 보는 거래라 압도적으로 남는 장사다. 전하 잡음이 사실상 사라지고 결맞음이 세 자릿수 개선됐다. 대가는 남은 비조화성이 MHz 로 작다는 것 — 큐비트 주파수 5 GHz 대비 5% 남짓이다. 트랜스몬 하드웨어의 골치 아픈 문제 대부분은 이 작은 숫자에서 나온다.
비조화성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플럭소니엄이다. 접합 배열로 만든 초인덕턴스를 병렬로 달아 준위 구조를 크게 바꾸고, 훨씬 낮은 주파수(수백 MHz~1 GHz)에서 긴 과 큰 비조화성을 낸다. 제어가 복잡한 대신 물리적 여유가 크다는 점에서 트랜스몬의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4. 회로 QED — 읽기와 결합[편집]
큐비트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답은 큐비트를 직접 안 재는 것이다. 큐비트를 전송선 이론으로 기술되는 마이크로파 공진기에 결합시키면, 계는 제인스–커밍스 해밀토니안을 따른다.
여기서 분산 영역(dispersive regime), 즉 실조 이 결합 보다 훨씬 클 때 유효 해밀토니안이 이렇게 정리된다.
즉 공진기 주파수가 큐비트 상태에 따라 만큼 밀린다. 공진기에 마이크로파를 쏘고 반사·투과 신호의 위상을 보면 큐비트 상태를 알 수 있고, 이 상호작용은 와 교환하므로 비파괴 측정(QND)이다. 상태를 읽되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류 정정에서 신드롬을 반복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전제다.
공짜는 아니다. 공진기에 붙어 있으면 큐비트가 공진기를 통해 바깥으로 광자를 뱉는 퍼셀 붕괴가 생긴다. 감쇠율이 대략 이므로, 읽기를 빠르게 하려고 를 키우면 이 죽는다. 해법이 퍼셀 필터 — 읽기 주파수는 잘 통과시키고 큐비트 주파수에서는 임피던스를 막아 버리는 대역통과 구조를 공진기와 배선 사이에 끼운다. 덕분에 읽기 속도와 수명을 따로 최적화할 수 있게 됐고, 오늘날 100 ns대 읽기가 가능한 이유다. 신호는 이후 조지프슨 파라메트릭 증폭기(양자 한계에 가까운 잡음)를 거쳐 상온 전자장비로 올라간다.
5. 게이트 — 작은 비조화성이 만드는 제약[편집]
단일 큐비트 게이트는 큐비트 주파수에 맞춘 마이크로파 펄스다. 펄스의 포락선 면적이 회전각, 반송파 위상이 회전축( 냐 냐)을 정한다. 회전은 아예 물리 펄스를 안 쏜다 — 이후 모든 펄스의 위상 기준을 소프트웨어에서 돌려 버리는 가상 (virtual-Z)로, 시간도 오류도 0이다.
여기서 비조화성이 발목을 잡는다. 게이트 시간이 짧으면 펄스의 대역폭이 넓어지고, 전이가 겨우 200300 MHz 떨어져 있으니 로 새어 나간다(leakage). 누설은 파울리 오류가 아니라서 오류 정정 부호가 잡지 못하는 종류의 오류라 특히 고약하다. 표준 처방이 DRAG 펄스 — 주 펄스에 그 미분에 비례하는 직교 성분을 더해 로 가는 경로를 상쇄시킨다. 이 보정 덕분에 2050 ns 수준의 게이트가 99.9%대 충실도로 돌아간다.
2큐비트 게이트는 갈래가 셋이다.
| 방식 | 원리 | 특징 |
|---|---|---|
| 자속 튜닝 CZ | 두 큐비트를 움직여 과 의 회피 교차를 지나며 위상 를 쌓는다 | 빠르다(수십 ns). 자속 잡음과 배선이 늘어난다 |
| 교차 공명 (CR) | 고정 주파수 큐비트에 이웃의 주파수로 구동해 상호작용을 만든다 | 자속선 불필요. 느리다(수백 ns) |
| 튜너블 커플러 | 큐비트 사이에 조절 가능한 결합 소자를 넣어 상호작용을 껐다 켠다 | 잔류 를 크게 억제. 지금의 주류 |
과 이 만나서 CZ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준위를 자원으로 쓰는 것이다. 누설의 원인인 세 번째 준위가 게이트의 원리이기도 하다는 게 이 하드웨어의 얄궂은 지점.
성능은 대략 단일 큐비트 오류 대, 2큐비트 오류 대, 읽기 오류 대다. 오류 예산의 대부분은 2큐비트 게이트와 읽기가 먹는다는 사실이 컴파일러가 SWAP 삽입을 필사적으로 줄이는 이유이고, 이 얘기는 양자 회로 문서에 있다.
6. 냉동기와 배선 — 진짜 병목[편집]
5 GHz 광자의 에너지를 온도로 환산하면 mK 다. 열적 들뜸이 무시할 수준이 되려면 그보다 한참 낮아야 하고, 그래서 희석냉동기 최저단의 약 10 mK에서 동작시킨다. 이 온도에서 열적으로 에 있을 확률은 급 — 실제로는 배선을 타고 내려온 상온 잡음이 이 값을 훨씬 웃돌아서, 각 온도 단마다 감쇠기를 달고 적외선 필터를 씌우는 것이 표준이다.
그리고 여기가 규모 확장의 실질적 병목이다. 큐비트 하나에 제어선·자속선·읽기선이 붙는데, 동축 케이블 한 가닥은 열도 같이 나른다. 냉각 능력이 최저단에서 수백 μW 수준이라 케이블 수가 그대로 물리적 상한이 된다. 그래서 읽기 신호를 주파수 다중화해 한 선에 수십 큐비트를 태우고, 제어 전자장비를 저온으로 내리는 크라이오-CMOS 연구가 진행 중이다. 큐비트를 더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선을 더 못 꽂아서 막힌다는 것이 이 분야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2
수명을 갉아먹는 것들의 목록도 물리보다 재료공학에 가깝다.
- TLS 결함. 비정질 산화물과 계면에 있는 이준위 결함들이 마이크로파를 흡수한다. 큐비트 주파수 근처를 떠돌아다녀서 이 날마다 다르다. 탄탈럼 등 손실이 적은 재료로 옮겨 가는 흐름이 여기서 나왔다.
- 준입자. 초전도 갭을 넘어 깨진 쿠퍼쌍이 접합을 지나가면 에너지를 뺏는다. 우주선이나 방사선이 기판에 때려 박히면 칩 전체에 준입자가 퍼져 여러 큐비트가 동시에 죽는다. 국소적이고 독립적인 오류를 전제하는 오류 정정 이론에 이보다 나쁜 소식은 없어서, 표면 부호의 상관 오류 대책이 실제 연구 주제가 되어 있다.
- 주파수 충돌. 고정 주파수 칩에서는 이웃 큐비트들의 주파수가 특정 관계에 놓이면 게이트가 안 된다. 제작 편차가 그대로 수율 문제가 되며, 접합을 후처리로 미세 조정하는 기술이 여기 붙는다.
7. 다른 방식과 비교[편집]
| 초전도 | 이온 트랩 | 중성 원자 | |
|---|---|---|---|
| 큐비트 | 인공 원자(제작) | 실제 이온(동일) | 실제 원자(동일) |
| 2큐비트 게이트 | 수십~수백 ns | 대략 수십~수백 μs | 대략 μs 급 |
| 결맞음 | 수십~수백 μs | 초 단위 이상 | 초 단위 |
| 연결성 | 평면 최근접 이웃 | 사슬 내 전연결 | 재배열 가능 |
| 규모 | 100~1000대 | 수십 | 수백~수천 |
| 인프라 | 희석냉동기 | 진공 + 레이저 | 진공 + 광집게 |
숫자 하나로 요약하면 결맞음 시간 ÷ 게이트 시간, 즉 결맞음이 죽기 전에 몇 번 게이트를 걸 수 있느냐다. 초전도는 게이트가 빠른 대신 수명이 짧고, 이온 트랩은 그 반대다. 이 비율만 보면 이온 쪽이 유리한데도 초전도가 앞서 나가는 이유는 반도체 공정으로 찍어낼 수 있다는 것과 제어 전자장비가 마이크로파 기술이라 이미 성숙했다는 두 가지 공학적 이점 때문이다. 중성 원자는 원자를 광집게로 옮겨 연결을 재배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호 선택의 자유도가 크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어느 쪽이 이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모든 방식이 결국 같은 벽 앞에 서 있다 — 물리 오류율 은 양자 오류 정정의 문턱을 겨우 넘긴 값이고, 유용한 계산에는 논리 큐비트 수천 개가 필요하며, 그러려면 물리 큐비트 수백만 개가 필요하다. 지금 있는 건 수백 개다.3
8. 관련 문서[편집]
- 양자 회로 · 양자 게이트 · 양자 키 분배
- 양자 오류 정정 · 표면 부호 · 안정자 부호
- 결어긋남 · 개방 양자계 · 밀도행렬
- 조지프슨 접합 · 조화 진동자 · 전송선 이론
- 블로흐 구 · 양자 얽힘 · 양자역학
- 이온 트랩 · 중성 원자 · 텐서 네트워크
9. Footnotes[편집]
-
조지프슨은 1962년 대학원생 시절에 이 효과를 예측했고 1973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당시 이 예측은 “터널링으로 초전류가 흐른다니 말이 되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들었다고 한다. 60년 뒤 그 접합 하나하나가 인류가 만든 가장 비싼 냉장고 안에 수백 개씩 들어가 있다. ↩
-
냉동기 사진에서 샹들리에처럼 늘어진 금빛 구조물의 대부분은 큐비트가 아니라 배선과 감쇠기와 열 앵커다. 정작 큐비트 칩은 맨 아래에 손톱만 하게 붙어 있다. 홍보 사진의 90%가 케이블이라는 점에서, 이 분야는 양자물리학이라기보다 극저온 마이크로파 공학에 가깝다. ↩
-
“큐비트 수 경쟁”이라는 프레임이 오해를 부르는 지점이 이거다. 오류율이 문턱 아래로 안 내려가면 큐비트를 더 붙일수록 논리 오류율이 올라간다. 그래서 요즘 발표에서 큐비트 개수보다 나 라운드당 논리 오류율을 앞세우는 것이고, 그게 더 정직한 지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