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렐 재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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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렐 재합산(Borel summation)은 계수가 대략 n! 처럼 자라 어떤 x≠0 에서도 수렴하지 않는 멱급수에 하나의 함수값을 정당하게 대응시키는 방법이다. 계수를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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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9

1. 개요

보렐 재합산
Borel Summation
대상계수가 n!n! 꼴로 자라는 발산 급수 ∑anxn\sum a_nx^n
보렐 변환B(t)=∑antn/n!\mathcal B(t)=\sum a_n t^n/n!
보렐 합∫0∞e−t B(xt) dt\int_0^\infty e^{-t}\,\mathcal B(xt)\,dt
실전판보렐-파데 (파데로 B\mathcal B 를 해석적 연속)
유일성 정리왓슨(1912), 소칼(1980)
실패하는 곳B\mathcal B 가 양의 실축에 특이점을 가질 때
제안에밀 보렐, 1899

n!n! 으로 터지는 급수라면, n!n! 으로 나눴다가 적분으로 다시 곱해 주면 된다.

보렐 재합산(Borel summation)은 계수가 대략 n!n! 처럼 자라 어떤 x≠0x\neq0 에서도 수렴하지 않는 멱급수에 하나의 함수값을 정당하게 대응시키는 방법이다. 계수를 n!n! 로 나눈 보렐 변환 B(t)=∑antn/n!\mathcal B(t)=\sum a_nt^n/n! 을 만들면 이것은 대개 원점 근처에서 수렴하는 급수가 되고, 이를 해석적으로 연속한 뒤 라플라스형 적분 ∫0∞e−tB(xt) dt\int_0^\infty e^{-t}\mathcal B(xt)\,dt 로 되돌린다. 에밀 보렐이 1899년 발산 급수에 대한 장문의 논문에서 체계화했다.

출발점은 항등식 n!=∫0∞tne−t dtn!=\int_0^\infty t^ne^{-t}\,dt 다. 이걸 각 항에 넣고 합과 적분의 순서를 바꾸면

∑nanxn=∑nanxnn!∫0∞tne−t dt    "="    ∫0∞e−t∑nan(xt)nn! dt\sum_n a_nx^n=\sum_n\frac{a_n x^n}{n!}\int_0^\infty t^ne^{-t}\,dt\;\;\text{"="}\;\;\int_0^\infty e^{-t}\sum_n\frac{a_n(xt)^n}{n!}\,dt

이다. 왼쪽은 발산하지만 오른쪽은 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순서 교환이 “불법” 인 자리에서 정의를 새로 내리는 것이 재합산이다. 정의 자체로는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지만, 수렴 급수에 대해서는 원래 합과 같은 값을 주고(정칙성), 아래의 유일성 정리를 만족하는 함수에 대해서는 바로 그 함수를 돌려준다.

이 문서는 점근 급수 문서의 “재합산” 절이 소개만 하고 넘긴 부분 — 실제로 숫자를 뽑는 보렐-파데 절차, 언제 답이 유일한지, 언제 실패하는지 — 를 다룬다. 최적 절단으로 점근 급수를 쓰는 법은 그쪽에 있다.

2. 오일러 급수 — 첫 번째 예

∑n≥0(−1)nn! xn\sum_{n\ge0}(-1)^nn!\,x^n 은 모든 x≠0x\neq0 에서 발산한다. 보렐 변환은 ∑(−t)n=1/(1+t)\sum(-t)^n=1/(1+t) 이고, 이는 ∣t∣<1|t|<1 에서만 수렴하지만 양의 실축 전체로 해석적 연속된다. 그래서

∑n≥0(−1)nn! xn  →Borel  ∫0∞e−t1+xt dt\sum_{n\ge0}(-1)^nn!\,x^n\;\xrightarrow{\text{Borel}}\;\int_0^\infty\frac{e^{-t}}{1+xt}\,dt

이 정확히 나온다. 이것이 오일러가 1760년 발산 급수 논문에서 이 급수에 부여한 값과 같고, x=1x=1 에서는 1−1+2−6+24−⋯1-1+2-6+24-\cdots 에 곰페르츠 상수 0.596347362323…0.596347362323\ldots 를 대응시킨다.1

점근 급수로서의 성능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x=0.1x=0.1 에서 최적 절단(9차)의 오차는 1.8×10−41.8\times10^{-4}, x=0.2x=0.2 에서는 4차에서 1.8×10−21.8\times10^{-2}, x=1x=1 에서는 0차 항 하나만 쓰는 게 최선이고 오차 0.4 다. 보렐 합은 xx 와 무관하게 정확하다.

3. 보렐-파데 — 실전 절차

실제 문제에서는 계수를 유한 개(대개 수 개~수십 개)밖에 모르고, 보렐 변환의 닫힌꼴도 모른다. 표준 절차는 이렇다.

  1. 알려진 계수로 보렐 변환의 테일러 계수 bn=an/n!b_n=a_n/n! 를 만든다.
  2. B(t)\mathcal B(t) 의 파데 근사 [M/M](t)[M/M](t) 를 만든다. 테일러 급수는 수렴 반지름 밖에서 쓸모없지만 파데는 극점으로 특이점을 흉내 내며 수렴 원 밖으로 해석적 연속을 해 준다.
  3. ∫0∞e−t [M/M](xt) dt\int_0^\infty e^{-t}\,[M/M](xt)\,dt 를 수치적분한다.

3.1. 검산 — 0차원 φ4\varphi^4 적분

양자장론의 섭동 급수가 발산하는 구조를 그대로 가진 장난감 모형으로

Z(g)=12π∫−∞∞e−x2/2−gx4/4 dx=∑n≥0(−1/4)n (4n−1)!!n! gnZ(g)=\frac1{\sqrt{2\pi}}\int_{-\infty}^{\infty}e^{-x^2/2-g x^4/4}\,dx =\sum_{n\ge0}\frac{(-1/4)^n\,(4n-1)!!}{n!}\,g^n

을 쓴다. 계수는 1, −0.75, 3.28, −27.1, 330, −5330,…1,\,-0.75,\,3.28,\,-27.1,\,330,\,-5330,\dots 로 대략 (−4)nn!(-4)^nn! 처럼 자란다(g→−gg\to -g 이면 적분이 발산하니 g=0g=0 에서 해석적일 수가 없다 — 다이슨의 논증과 같은 이유다).

gg참값최적 절단 오차보렐-파데 [4/4][4/4][8/8][8/8][12/12][12/12]
0.10.94450180171.3×10−21.3\times10^{-2} (2차)2.1×10−72.1\times10^{-7}2.3×10−112.3\times10^{-11}3×10−163\times10^{-16}
1.00.77205217790.23 (0차)7.2×10−47.2\times10^{-4}1.1×10−51.1\times10^{-5}2.5×10−72.5\times10^{-7}

계수 25개로 g=0.1g=0.1 에서 기계 정밀도, g=1g=1 — 섭동 급수가 첫 항부터 쓸모없는 강결합 — 에서도 일곱 자리를 뽑았다. 파데 근사의 극점은 모두 음의 실축에 줄지어 놓였고, 원점에서 가장 가까운 극점이 t≈−0.255t\approx-0.255 로 진짜 특이점 t=−1/4t=-1/4 에 붙었다. 파데가 보렐 평면의 분지 절단을 극점 사슬로 흉내 낸 것이다. 계수 비율 bn+1/bnb_{n+1}/b_n 이 −4-4 로 수렴하는 것과도 일치한다.

특이점이 음의 실축에 있으니 적분 경로(양의 실축)와 부딪히지 않는다 — 이것이 이 급수가 보렐 합산 가능한 이유다.

4. 언제 답이 유일한가 — 왓슨-소칼 정리

발산 급수에 값을 붙이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중 보렐 합이 “진짜” 함수를 돌려준다고 믿을 근거가 왓슨 정리(1912)와 그것을 개선한 소칼 정리(1980, 네반린나가 1918년에 이미 증명했다가 잊혔던 결과의 재발견)다. 대략 이렇다.

ff 가 원점에 접한 원판 Re⁡(1/g)>1/R\operatorname{Re}(1/g)>1/R 에서 해석적이고, 그 안에서 NN 차 절단 나머지가 균일하게 ∣f(g)−∑n<Nangn∣≤A σNN! ∣g∣N|f(g)-\sum_{n<N}a_ng^n|\le A\,\sigma^NN!\,|g|^N 을 만족하면, 급수는 보렐 합산 가능하고 그 보렐 합은 ff 와 같다.

핵심은 나머지 한계가 N!N! 보다 빨리 자라면 안 된다는 것과 원점 근처 충분히 넓은 영역에서 해석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 아래서는 같은 점근 급수를 갖는 두 함수가 같을 수밖에 없어서(차이가 e−c/ge^{-c/g} 보다 빨리 0 으로 가는 해석함수는 0 뿐이다) 유일성이 나온다. 비조화 진동자 H=p2+x2+gx4H=p^2+x^2+gx^4 의 바닥상태 에너지 섭동 급수가 보렐 합산 가능하고 그 합이 진짜 에너지라는 것이 그라피·그레키·사이먼(1970)의 고전 결과이고, 2·3차원 φ4\varphi^4 장론으로도 확장됐다.2

5. 언제 실패하나 — 양의 실축의 특이점

보렐 변환이 양의 실축 위에 특이점을 가지면 적분 ∫0∞\int_0^\infty 가 그 특이점을 지나가야 한다. 위로 비켜 가느냐 아래로 비켜 가느냐(측면 보렐 합 S±\mathcal S_\pm)에 따라 값이 다르고, 둘의 차이는

S+f−S−f  ∝  e−t∗/g\mathcal S_+f-\mathcal S_-f\;\propto\;e^{-t_*/g}

로, 특이점 위치 t∗t_* 가 정하는 지수적으로 작은 모호성이 된다. 계수가 모두 같은 부호로 자라는 급수(예: 오일러 급수에서 x→−xx\to-x)가 전형적이다.

이 모호성은 결함이 아니라 정보다. 이중우물 퍼텐셜의 섭동 급수가 정확히 이렇게 실패하는데, 그 모호성의 크기가 섭동론에 전혀 보이지 않는 터널링(인스턴톤) 기여 e−c/ge^{-c/g} 와 같은 크기이고, 인스턴톤-반인스턴톤 기여의 모호성과 정확히 상쇄된다. 섭동 부분과 비섭동 부분을 함께 묶은 트랜스시리즈만이 모호하지 않은 답을 준다는 것이 에칼의 부활(resurgence) 이론의 요지이고, 양자역학·양자장론에서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다. 양자색역학의 섭동 급수에서는 재규격론(renormalon)이라는 다른 종류의 보렐 평면 특이점이 같은 역할을 한다.

실무 결론은 단순하다. 보렐-파데를 했는데 파데 극점이 양의 실축에 안정적으로 나타나면 그 급수는 보렐 합산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답에 e−c/ge^{-c/g} 수준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고해야 한다.3

6. 다른 재합산과의 관계

  • 섕크스 변환·아이켄 델타제곱법: 급수의 부분합 수열을 외삽한다. 교대 발산 급수에도 놀랄 만큼 잘 듣지만, n!n! 성장이 강하면 한계가 있다.
  • 직접 파데: 원래 급수 ∑angn\sum a_ng^n 에 바로 파데를 해도 교대 급수(스틸체스 급수)에서는 수렴한다. 하지만 수렴이 느려 같은 계수 수로 보렐-파데보다 몇 자리 덜 나오는 게 보통이다.
  • 등각 사상 + 보렐: 보렐 평면의 특이점 위치를 알면 절단된 평면을 단위원으로 보내는 등각 사상을 한 뒤 테일러 급수를 쓴다. 임계 지수를 재규격화군의 ε\varepsilon-전개나 고정 차원 섭동으로 계산할 때 가장 정밀한 방법으로 쓰여 왔다.
  • 오일러-매클로린·리처드슨: 발산 급수가 아니라 수렴이 느린 수열의 가속이 목적이면 리처드슨 외삽법이나 오일러-매클로린 공식 쪽이 맞다.

7. 관련 문서

8. Footnotes

  1. 오일러는 이 값을 “급수의 합” 이라고 부르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19세기 엄밀주의자들은 이걸 수학의 흑역사 취급했는데, 20세기에 보렐과 하디가 “오일러가 옳았다, 다만 정의를 써 놓지 않았을 뿐” 으로 정리했다. 하디의 『Divergent Series』 는 사실상 오일러 명예회복 프로젝트다. ↩

  2. 4차원 양자장론의 섭동 급수가 보렐 합산 가능한지는 일반적으로 열린 문제이고, 재규격론 때문에 대개 그렇지 않다고 여겨진다. 파인만 다이어그램 수가 차수에 대해 계승으로 늘어나는 것이 발산의 근원이다. 다이어그램을 끝까지 그리면 우주가 끝난다는 말은 수학적으로 정확하다. ↩

  3. 보렐-파데가 양의 실축에 극점을 하나 내놓았는데 그게 프루아사르 이중항(가짜 극점)인지 진짜 특이점인지는 차수를 바꿔 가며 극점이 안정적으로 같은 자리에 있는지 보면 된다. 진짜는 차수를 바꿔도 안 움직이고, 가짜는 이리저리 뛴다. 수렴은 신에게 맡겨도 극점 위치는 직접 확인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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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자료

이 문서의 주요 출처

  1. É. Borel (1899), Mémoire sur les séries divergentes, Annales scientifiques de l'É.N.S., 3e série, 16, 9-131
  2. G. H. Hardy (1949), Divergent Series, Oxford University Press — 8장 Borel summability
  3. A. D. Sokal (1980), An improvement of Watson's theorem on Borel summability, J. Math. Phys. 21(2), 261-263
  4. Wikipedia, Borel sum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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