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편집]
| 체적효율 Volumetric Efficiency | |
|---|---|
| 기호 | ηv |
| 정의 | 실제 흡입 신기 질량 ÷ (기준 밀도 × 행정체적) |
| 함정 | 기준 밀도를 대기로 잡느냐 매니폴드로 잡느냐 |
| 자연흡기 최댓값 | 대략 0.85~0.95, 잘 튜닝하면 1 을 넘김 |
| 지배 인자 | 밸브 유동 · 파동 튜닝 · 밸브 오버랩 · 흡기 가열 |
| 해석 | 1D 가스동역학 배관망 + 0D 실린더 연성 |
엔진 출력은 결국 공기를 얼마나 삼켰냐로 정해진다. 연료는 얼마든지 더 넣을 수 있지만 공기는 그렇지 않다.
체적효율(volumetric efficiency) 는 한 사이클 동안 실린더가 실제로 흡입한 신기(新氣)의 질량을, 기준 밀도로 행정체적을 가득 채웠을 때의 질량으로 나눈 값이다. 4행정 엔진에서는 두 회전에 한 번 흡입하므로 유량 형태로는 다음과 같이 쓴다.
여기서 는 흡입 공기 질량유량, 는 행정체적, 은 회전속도다. 이름에 “효율”이 붙어 있지만 에너지 효율이 아니라 엔진이 펌프로서 얼마나 잘 채우는가를 재는 무차원 충전 지표다. 토크는 사실상 에 비례하고, 그래서 자연흡기 엔진의 토크 곡선 모양은 곧 체적효율 곡선의 모양이다.
2. 정의를 정확히 — 를 어디서 재는가[편집]
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의 90%는 분모의 기준 밀도를 서로 다르게 잡아서 생긴다. 값이 정말로 달라지므로, 숫자를 인용할 때는 반드시 기준을 함께 말해야 한다.
| 기준 밀도 | 포함되는 손실 | 자연흡기 전형값 | 쓰이는 곳 |
|---|---|---|---|
| 대기 상태 | 에어클리너·스로틀·흡기관·밸브 전부 | 전개에서 0.85 | 엔진 전체 성능 비교 |
| 흡기 매니폴드 상태 | 포트·밸브·잔류가스·가열만 | 0.8~1.0+ | 포트·캠 설계, ECU 공기량 모델 |
부분부하에서 스로틀을 조이면 대기 기준 는 0.3 까지 떨어지지만 매니폴드 기준으로는 거의 그대로다. 스로틀 손실은 흡기계 문제이지 실린더 충전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과급 엔진의 체적효율이 2 를 넘는다는 말은 대기 기준으로 세었다는 뜻이고, 터보차저 압축비를 체적효율에 욱여넣은 표현이라 캠·포트 설계 지표로는 쓸모가 없다. 과급기가 붙은 엔진은 관행적으로 매니폴드 기준을 쓴다.
세부 관례가 두 개 더 있다.
- 분자의 “신기”에 연료를 포함하는가. 현대 표기는 공기만 세는 것이 표준이다. 다만 옛 기화기 문헌은 혼합기 전체를 세기도 했으므로 1 을 넘는 값이 나오면 관례를 의심해야 한다.
- 공급된 질량인가 갇힌 질량인가. 밸브 오버랩 동안 흡기 일부가 배기로 그냥 빠져나가면(스캐빈징) 공급량과 갇힌 양이 달라진다. 4행정에서는 보통 무시할 만하지만 대량 오버랩을 쓰는 과급 엔진에서는 아니다. 2행정에서는 아예 개념이 갈라져 급기비, 소기효율, 포집효율을 따로 정의한다.
3. 회전속도에 따른 곡선[편집]
전개 상태의 – 곡선은 완만한 산 모양이고, 세 구간을 서로 다른 물리가 지배한다.
- 저속. 가스 속도가 낮아 유동 저항은 문제가 안 되는데, 대신 두 가지가 갉아먹는다. 하나는 흡기 가열 — 체류시간이 길어 뜨거운 포트와 밸브에서 열을 더 많이 받는다. 다른 하나는 하사점 이후 역류 — 늦게 닫히는 흡기밸브로 갇혔던 가스가 흡기관으로 되밀린다. 그래서 저속에서 체적효율을 올리려면 밸브를 일찍 닫아야 한다.
- 중속. 파동 튜닝이 맞아떨어지는 구간. 잘 설계된 흡기계는 여기서 을 만든다. 자연흡기 엔진의 토크 피크가 이 근처에 온다.
- 고속. 밸브 유로의 유동 저항이 지배한다. 유속이 음속에 접근하면 유량이 더 이상 늘지 않고, 체적효율은 회전수에 대해 거의 쌍곡선처럼 무너진다.
이 세 구간이 서로 다른 밸브 타이밍을 원한다는 사실이 가변 밸브 타이밍의 존재 이유 전부다. 오버랩과 IVC 시점이 저속과 고속에서 정확히 반대로 작동하는 이야기는 그 문서에 있으므로 여기서는 반복하지 않는다.
4. 밸브 유동 — 상한을 정하는 병목[편집]
흡배기 계통 전체에서 압력손실의 대부분은 밸브 자리 하나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밸브 유동 모델링이 체적효율 해석의 절반이다.
기하학적 유로. 리프트가 작을 때 유동은 밸브 헤드 가장자리와 시트 사이의 원통 띠를 지난다. 이 넓이를 커튼 면적이라 하고 근사적으로
이다. 리프트가 커지면 목이 시트 부위로, 더 커지면 포트 자체로 옮겨 가므로 커튼 면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실제로 가 대략 0.25 를 넘으면 유효 면적이 포화되기 시작하고, 그래서 리프트를 무한정 키워도 이득이 없다.
유출계수. 실제 유량은 기하 면적이 아니라 오리피스 문제이므로 축소·박리 손실을 담은 유동계수 를 곱한다. 는 리프트마다 다르고 형상에 강하게 의존하며, 해석적으로 예측하지 않고 정상유동 시험대(flow bench)에서 리프트별로 측정한 곡선을 그대로 넣는 것이 업계 표준이다. 유효 면적 를 크랭크각의 함수로 만든 것이 1D 코드의 밸브 입력이다.
준정상 압축성 오리피스. 밸브를 지나는 유량은 등엔트로피 노즐 식으로 계산한다.
압력비가 임계값 이하로 내려가면 초크되어 유량이 상류 조건만으로 정해진다(압축성 유동). 배기밸브가 열리는 순간의 블로우다운이 정확히 이 상태다.
마하 지수. 밸브 유동의 질식 정도를 하나의 무차원수로 압축한 것이 테일러의 흡기 마하 지수다.
피스톤 면적 × 평균 피스톤 속도(= 요구 체적유량)를 밸브 유효 면적 × 음속(= 공급 가능 유량)으로 나눈 것으로, 요컨대 밸브 목의 대표 마하수다. 실험적으로 가 대략 0.5~0.6 을 넘으면 체적효율이 급격히 무너진다. 이 한 줄이 고회전 엔진의 설계를 지배한다 — 회전수를 올리려면 를 유지해야 하고, 그러려면 밸브 면적을 늘려야 하며, 원형 보어에 밸브를 더 욱여넣는 유일한 방법이 4밸브 이상의 다밸브 배치다. F1 엔진이 실린더를 잘게 쪼개는 이유도 같다. 보어당 밸브 면적은 보어의 제곱에 비례해 커지는데 요구 유량은 배기량에 비례하므로, 작은 실린더 여러 개가 같은 배기량에서 를 낮춘다.
5. 관성 과급과 헬름홀츠 공진[편집]
체적효율이 1 을 넘을 수 있는 이유는 흡기가 정적인 공기 저장고가 아니라 파동이 왕복하는 관이기 때문이다. 두 효과가 겹친다.
관성 과급(ram effect). 흡기 행정 동안 가속된 가스 기둥은 피스톤이 하사점에 도달한 뒤에도 관성으로 계속 밀려 들어온다. 그래서 흡기밸브를 하사점보다 늦게 닫으면 고속에서 충전량이 늘어난다. 다만 저속에서는 관성이 부족해 되레 역류가 되므로, 고정 캠은 어느 한쪽만 고를 수 있다.
음향 공진. 실린더 + 흡기 러너를 하나의 헬름홀츠 공진기로 보면 고유 진동수는
이고, 러너 단면적 와 길이 , 실린더 체적을 포함한 유효 체적 가 결정한다. 흡기 밸브가 열리고 닫히는 사건은 이 공진기를 주기적으로 때리는 가진이므로, 공진 주파수가 밸브 이벤트 주파수의 정수배 부근에 오도록 러너를 설계하면 밸브가 닫히기 직전에 압력파의 마루가 도착해 실린더를 더 채운다. 경험적으로 그 최적 비는 2 근처로 알려져 있다. 실무적으로는 긴 러너 = 저속 토크, 짧은 러너 = 고속 출력이라는 상충으로 나타나고, 이를 회피하려고 러너 길이를 두 단계로 전환하는 가변 흡기(VIS)가 널리 쓰인다.
배기 쪽도 대칭적이다. 배기밸브 개방의 블로우다운 펄스가 관 끝의 개방단에서 반사되며 부압파가 되어 돌아오는데, 그 부압이 오버랩 구간에 밸브에 도착하도록 배기관 길이를 맞추면 연소가스를 빨아내고 신기를 끌어들인다. 헤더 길이 튜닝이라는 게 이것이고, 길이가 정해지는 순간 그 튜닝은 특정 회전수 전용이다. 이 모든 것이 결국 관 안의 비정상 파동 문제, 즉 기체동역학이다.
6. 열과 연료[편집]
밀도는 온도에 반비례하므로 흡기 온도 30 K 상승 = 체적효율 10% 손실이다(300 K 기준). 이 손실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일어난다.
- 흡기 가열. 포트 벽면, 밸브 뒷면, 실린더 벽에서 신기로 열이 들어온다. 저속일수록 체류시간이 길어 손실이 크다. 흡기 포트와 배기 포트를 최대한 떼어 놓고 물재킷을 설계하는 이유.
- 잔류가스. 오버랩과 배기 배압 때문에 실린더에 남은 뜨거운 연소가스가 신기를 가열하는 동시에 자리를 차지한다. 전개에서는 몇 %, 스로틀을 조인 부분부하에서는 20% 를 넘기도 한다. 잔류가스는 체적효율을 떨어뜨리지만 대신 펌핑손실과 NOx 를 줄이므로(배기가스 재순환)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 연료 증발. 포트 분사에서는 두 효과가 맞붙는다. 화학양론 혼합기에서 연료 증기의 몰분율은 약 1.8% 이므로 그만큼 공기 자리를 밀어낸다. 반면 증발 잠열은 공기를 식힌다 — 가솔린 잠열 350 kJ/kg 을 전부 공기에서 뽑는다면 냉각량이 24 K 에 달한다. 실제 포트 분사에서는 잠열의 상당 부분을 뜨거운 포트 벽에서 가져가므로 냉각 이득이 온전히 실현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상쇄가 불완전하다.
- 직접분사(GDI). 연료를 실린더 안에서 증발시키므로 포트에서 공기를 밀어내지 않고, 냉각도 압축 대상 가스 안에서 일어난다. 체적효율과 노킹 여유를 함께 버는 것이 직분사의 숨은 이득이다. 알코올 연료에서는 이 효과가 극적으로 커진다 — 에탄올은 잠열이 840 kJ/kg 대에 화학양론 공연비가 9 대라, 같은 계산을 하면 냉각량이 90 K 급이 된다. E85 직분사 엔진이 옥탄가 이상의 노킹 내성을 보이는 이유다.
7. 해석 파이프라인[편집]
체적효율은 1D 엔진 사이클 시뮬레이션의 1번 출력물이고, 이 분야에서 가장 잘 정립된 표준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흡배기 배관망 — 1D 비정상 압축성. 관 마찰, 벽면 열전달, 단면 변화를 소스항으로 갖는 1차원 오일러 방정식을 푼다.
역사적으로는 특성곡선법으로 풀었고 지금도 개념 설명에는 그쪽이 쓰이지만, 현대 코드는 명시적 유한체적법에 근사 리만 문제 해법이나 2계 정확도 플럭스 제한자를 얹는다. 시간 스텝은 CFL 조건에 묶여 크랭크각 0.1° 급이 된다. 플레넘·서지탱크·에어클리너는 0D 체적 요소로, 분기점은 압력손실 상관식을 가진 접합부로 처리한다.
실린더 — 0D 단일영역. 실린더 안은 균일하다고 두고 에너지 보존을 크랭크각으로 적분한다.
열발생률은 비베 함수, 벽면 열전달은 Woschni 계열 상관식, 그리고 흡배기 밸브는 앞 절의 준정상 오리피스가 경계조건 노릇을 한다. 이 경계조건이 1D 배관망과 0D 실린더를 잇는 유일한 연결점이며, 여기서 밸브 유효 면적 곡선의 품질이 곧 체적효율 예측 정확도가 된다.
주기해 수렴. 초기 조건이 임의이므로 사이클을 20~50 회 굴려 주기적 정상 상태에 수렴시킨 뒤 마지막 사이클에서 를 뽑는다. 수렴 판정은 사이클 간 트랩 질량 변화율로 한다. 회전속도 스윕 한 세트가 곧 체적효율 곡선이다.
검증과 보정. 곡선은 유동 시험대에서, 최종 는 동력계 흡입 공기량 계측(층류 유량계 또는 열선식)에서 온다. 1D 모델의 자유 파라미터는 사실상 관 마찰 계수와 벽온도, 접합부 손실 계수 정도라 잘 맞춘 모델의 체적효율 예측 오차는 수 % 수준이며, 이것이 캠·러너 설계를 실험 대신 계산으로 돌릴 수 있게 만든 근거다. 다만 1D 는 포트 형상이 만드는 텀블·스월과 밸브 주변 3차원 박리를 볼 수 없으므로, 형상 자체를 바꾸는 단계에서는 3D CFD 로 를 계산하거나 시험대로 돌아가야 한다.1
8. ECU 안의 체적효율[편집]
체적효율은 설계 지표로만 사는 게 아니라 양산 ECU 안에 맵으로 들어앉아 실시간으로 쓰인다. 이른바 속도-밀도(speed-density) 공기량 추정이다.
매니폴드 압력과 온도, 회전속도만 재면 공기량이 나오고, 거기에 목표 λ 를 곱해 연료량이 정해진다. 맵이 틀리면 공연비가 틀리고, 공연비가 틀리면 삼원촉매가 창 밖으로 나간다. 람다 센서 폐루프가 그 오차를 사후에 주워 담기는 하지만, 과도 운전에서 실제로 정확도를 책임지는 것은 이 피드포워드 쪽이다. 그래서 가변 밸브 타이밍이 붙은 엔진은 캠 위상까지 축으로 삼은 다차원 맵을 갖게 되고, 이 맵을 동력계에서 채우는 작업이 캘리브레이션 공수의 큰 덩어리를 차지한다. 격자점을 다 측정할 수 없으므로 실험계획법으로 운전점을 뿌리고 대리 모델로 맵을 메우는 절차가 표준이 됐다.23
9. 관련 문서[편집]
- 가변 밸브 타이밍 · 밀러 사이클 · 오토 사이클 · 디젤 엔진
- 람다 센서 · 삼원촉매 · 당량비 · 배기가스 재순환 · 노킹
- 기체동역학 · 압축성 유동 · 특성곡선법 · 유한체적법 · 리만 문제 · 관유동
- 오리피스 · 마하수 · 무차원수 · 비베 함수 · 실험계획법 · 대리 모델
10. Footnotes[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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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적효율이 100% 를 넘었다”는 문장에 열역학 제2법칙을 들이대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서 100% 는 에너지 비율이 아니라 그냥 기준 밀도로 잰 충전 비율이다. 파동으로 밸브 앞 압력을 대기압보다 올려 놓으면 당연히 넘는다. 애초에 과급기가 하는 일이 그거고, 흡기관은 그걸 공짜로 조금 해 주는 것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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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 커뮤니티에서 “VE 맵을 만진다”고 할 때의 VE 가 바로 이 맵이다. 물리적인 체적효율을 정확히 재서 넣는 게 아니라, 인젝터 특성·센서 오차·모델 결함까지 전부 이 맵에 흡수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값이 1.2 를 넘거나 0.9 에서 이상한 굴곡이 생기기도 한다. 물리량이라기보다 보정 계수에 가까워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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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기 러너 길이를 늘였더니 저속 토크가 오르더라는 경험칙은 100년 전부터 있었지만, 그게 헬름홀츠 공진이라는 것이 정량적으로 정리된 것은 1970년대다. 그전까지는 “긴 게 좋더라”가 곧 이론이었고, 지금도 현장 감각과 1D 코드의 결론이 대체로 일치한다는 점이 이 분야의 재미있는 부분이다. ↩